정의당이 입만 열면 하는 소리가 기득권 양당이다. 물론 아무때나 쓰지는 않는다. 민주당 잘못은 민주당 잘못, 국민의힘 잘못은 거대양당의 잘못이다. 아무튼 그렇게 거대양당을 싸잡는데, 그러면 검찰은 기득권일까? 아닐까?

 

원래 자칭 진보는 검찰과 사이가 좋지 못했다. 안 좋을 수밖에 없었다. 보수정부 아래에서, 심지어 민주정부에서도 온갖 공작수사로 자칭 진보 인사들을 옭아매려 했던 것이 검찰이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노회찬마저 검찰의 억지기소에 짜맞추기 판결로 의원직을 잃지 않았는가.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기소로 곤경을 겪었던 진보인사가 몇 명이고, 검찰이 무리하게 덮으면서 묻혀 버린 진실들이 도대체 얼마이던가.

 

촛불시민들을 대상으로 친위쿠데타를 기획했던 당사자들에 대한 수사마저 묻고 있는 게 지금 검찰이란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당시 정권의 사찰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이 지금의 검찰이다. 하긴 김학의를 무혐의 결론내렸다고 무고한 일반인이라며 대통령의 재조사지시를 범죄로 단정짓는 것이 지금의 자칭 진보이기는 하지만. 검찰이 무혐의로 결론내렸으니 이후 재수사를 통해 어떤 결론이 내려졌든 무고한 일반인으로 간주하지 않으면 안된다.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사찰도, 촛불정국에서의 친위쿠데타 기획도 정의당 차원에서 단 한 마디라도 비판하는 논평이 나온 것을 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자칭 진보언론들도 자칭 진보 지식인들도 그에 대해 한 마디 비평조차 않고 있다.

 

과연 나경원이니 박덕흠이니 김기현이니 국민의힘 관련 인사들에 대해 일방적으로 봐주기 결론을 내리고 아예 수사조차 않고 있는 지금 검찰이 그만큼 잘하고 있다는 것인가. 말했지. 진중권이 변절한 것이 아니라고. 이를테면 복심이란 것이다. 최성해 때문이 아니라 정의당 핵심과 이미 입을 맞추고서 그동안 먼저 주장을 해 온 것 뿐이었다. 지금에 와서 진중권과 정의당과 한겨레와 경향의 사이에 어떤 차이점을 찾을 수 있는가. 홍세화니 김규항이니 강준만이니 하는 인간들이 떠드는 소리와 어떤 차별성을 느낄 수 있는가.

 

결국은 줄을 선 것이다. 어차피 정의당 이름으로 대선후보를 내봐야 당선은 어림도 없다. 괜히 돈만 쓰고 힘만 뺄 뿐이다. 그래서 욕심을 버린다. 하나만 들어주면 된다. 노동자였다면 검찰이 아니었겠지. 농민이었어도 검찰일 수 없었을 것이다.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를 위하려 했다면 검찰의 편에 설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메갈리아의 뿌리는 일베다. 일베랑 다르지 않은 것들이 단지 성별만 다르게 모여서 똑같은 짓을 저지르던 것이었다. 여성주의의 뿌리는 친일과 친독재, 친기득권이었다. 노동자와 농민을, 소상공인들을 단지 민주당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지금의 정의당을 보라. 차라리 중대재해법을 위해 국민의힘과 손잡지 민주당과 손잡지는 않는다. 

 

공수처법에 반대한 이유도 결국 국민의힘의 주장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국민의힘이 하자는대로 해주지 않아서였다. 중대재해법을 두고 민주당을 비판하는 이유도 같다. 국민의힘이 하자는대로 법안이 나왔어야 했다. 박주민 안대로 통과되었다면 과연 정의당은 민주당을 비판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처음부터 국민의힘 소속이 아니었으니까. 윤석열을 중심으로 제 3지대에서의 야권연대라는 명분도 챙길 수 있을 지 모른다. 그래서 벌써부터 동지의식을 불태우는 것이다. 검찰을 칭찬하는 자칭 진보라니 이 얼마나 신기한 광경인가. 그것도 공작수사나 일삼던 특수부 검사들을 진심으로 열렬히 찬양하고 있다.

 

자칭 진보의 현주소라는 것이다. 정의당의 현재이며 미래다. 과거도 같았는지 모른다. 과연 패스트트랙 당시 사소한 문제로 민주당의 발목을 잡던 정의당의 모습이 진짜 절박한 어떤 목적에 의한 것이었는가. 그렇게 소수정당의 원내진입이 중요한 명분이었다면 비례정당에 참여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었다. 이상을 위해 현실과 타협할 수 없다면서 지금 검찰과 국민의힘과 타협하는 모습은 분명 모순된다. 민주당을 거부한 원칙대로라면 국민의힘을 두고 노동존중의 정당이라 떠받드는 것은 자신들의 정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을 대상으로는 그래도 된다. 어째서?

 

지지하는 놈들도 똑같은 놈들이다. 위안부문제에 있어 박근혜의 위안부협정을 받아들였어야 한다며 정의연을 공격하던 것들이니. 여성주의자들에게 박근혜가 가지는 의미이며 위상인 것이다.

 

아무튼 정의당이 요즘 너무 솔직해진 것 같다. 보좌관은 노동자도 아니라며 마음대로 갑질하고 해고까지 한 류호정이 소상공인을 위하는 척 쇼까지 하는 모습이라니. 벌레만도 못하다. 자칭조차 앞으로 붙이지 못하겠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