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추정과 의심될 때는 피고에게 유리하게라는 사법의 원칙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희생 끝에 인류문명이 쟁취해 낸 소중한 성과일 것이다. 인류역사상 권력에 의해 무고하게 없는 죄를 뒤집어쓰고, 심지어 아예 처음부터 의도된 수사와 재판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이들이 도대체 얼마이던가 말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불과 몇 년 전까지 권력과 결탁한 수사기관과 사법부, 그리고 언론에 의해 무고하게 죄를 강요당하며 고통받은 이들이 적지 않았었다. 그런데 바로 그런 이들과 한 편임을 자처하던 자칭 진보언론과 정당이 정경심 재판의 결과를 대하는 자세를 보라.

 

한겨레 칼럼의 제목이었다. 노무현도 아닌 놈현 관장사를 그만두라. 심상정은 아예 노무현 무덤까지 찾아가서 노무현 전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민주당까지 싸잡아 모욕하고 조롱한 바 있었다. 노무현 살아있을 적에는 이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았었다. 심상정이 이명박보다 더 악랄하게 비난한 것이 노무현이었고, 한겨레와 경향을 비롯한 자칭 진보지식인들은 노무현더러 죽으라 등까지 떠밀고 있었다. 노무현이니 그래도 된다. 말하지 않았는가. 진보에서도 한참 비주류면서 정권까지 차지한 노무현과 그를 중심으로 뭉친 친노는 주제넘게 왕위를 차지한 천민에 지나지 않는다고. 조선시대 백정이 나 왕입네 하고 근정전에 앉기라도 했다면 과연 사대부들이 어떻게 반응했을까?

 

그래서 손석희 그 벌레새끼가 평소 그렇게 인권을 중요한 가치인 것처럼 떠들다가 정경심 교수가 개인으로서 방어권을 행사하려 하니 비난하고 나섰던 것이었다. 사람에게는 인권이 있지만 사람이 아닌 존재에게는 인권따위 없다. 인간에 대한 존중은 진보에게 있어 무엇보다 우선하는 절대적인 가치일 테지만 그 또한 사람인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다. 조국 전장관에 대한 검찰의 무차별적인 수사와 그로 인한 인권유린조차 조국 전장관이기에 당연한 것이다. 정경심 교수에 유리한 증언은 모두 위증으로 치부하며 자신의 추정과 가정까지 더해서 검찰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인 태도 역시 민주당 정권에 몸담았던 조국 전장관의 가족이기에 당연한 일이 되는 것이다. 민주당에는 인권이 없다. 특히 주류에서 한참 벗어난 찬탈자들인 친노친문에게는 인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인간조차 아니다. 어째서 심상정은 일찍부터 문재인 탄핵을 입에 담았는가. 그리고 이후 정의당은 민주당 2중대가 싫다고 국민의당 선봉대 역할을 거침없이 맡았는가. 저들의 박원순에 대한 혐오는 어디서 비롯되었는가.

 

다시 말하지만 저들의 마음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의 묘비명까지 지어 놓은 지 오래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전대통령처럼 되면 자신들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인가. 그 전에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 자신들은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 죄의식조차 없다. 인간에 대해 어찌 진보를 자처하면서 그럴 수 있느냐는 최소한의 반성조차도 없다. 인간이 아니니까. 작년 조국사태 이후, 그 전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을 둘러싸고 저들이 일관되게 보여 온 자세이고 태도였다. 차라리 신념이었다. 그리고 다시금 그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 정치적으로 편향된 명백한 목적을 가진 수사지만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하니 검찰의 월권과 전횡마저 정당한 것으로 포장해 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의당이 워낙 노골적으로 나오는 탓에 정의당의 실체에 대해 깨닫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경고해 왔었다. 정의당이란 어떤 정당인가. 아니 자칭진보란 어떤 부류들인가. 왜 나는 그들을 항상 자칭이라 붙여서 부르고 있는 것일까. 지지율이 3% 남짓이던가? 그런 주제에 대통령 지지율 가지고 시비거는 꼬라지가 우스울 지경이다. 민주당 지지율 가지고 시비걸기 전에 한겨레 구독률부터 신경쓰라. 경향일보는 벌써부터 국민의힘 기관지로 정체성을 바꾼 모양이더만. 그런 점에서 차라리 솔직하기라도 할 것이다.

 

확실히 정경심 재판의 판결에 대해 알면 알수록 정의당과 한겨레를 비롯한 자칭 진보의 의도가 명확해지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노무현 전대통령 그렇게 세상을 떠나고 환호성이 들린 곳이 한겨레 편집국만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한겨레의 이명박에 대한 평가를 보면서 더욱 그런 확신을 가지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까지 사냥하고 나면 그 잔해 위에서 전리품으로써 찬탈당한 진보의 주류의 자리를 돌려받고 말 것이다. 심상정이 메갈 장혜영을 공천한 이유이기도 하다. 메갈의 정체를 안다면 그 의도 역시 분명해진다. 전쟁이란 뭐다? 죽이는 것이다. 죽여야 산다. 그 사실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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