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모든 일에서, 심지어 코로나19와 관련해서까지 사사건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던 국민의함당이 의사 진료거부에 대해서만큼은 의사들 편만 들지 못했던 이유가 있었다. 하다못해 정부와 여당을 공격하기 위해 전광훈과 개신교회까지 옹호할 수 있는 저들이 의사 진료거부에 대해서만큼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었다. 당연하다. 괜히 의사들 편들었다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안중에도 없다는 이미지만 얻을 수 있다. 의사들이 지금 정부하고만 싸우는 게 아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주변만 건드리며 대화를 통합 협상을 줄곧 주장해 왔었던 것이었다. 설사 의료정책으로 정부를 비판하더라도 차마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지지하지는 못하겠다. 물론 지지자는 상관없다. 정치인들이야 정치적인 책임 때문에라도 그렇게 신중한 태도를 취해야 하지만 주변에 있는 지지자 그룹들은 상관없이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얼마든지 의사들의 편을 들어 줄 수 있다. 단,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 안에서다. 공공의대야 그동안 퍼뜨린 가짜뉴스도 있고, 의대정원확대 역시 아주 논리가 없으며, 첩약급여나 원격의료 또한 어느 정도 할 말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건정심은 아니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위원의 비중을 공급자 절반 - 즉 의료계 대표를 절반으로 채우는 건 허용범위를 넘어선다.

 

이미 의사협회가 정부와 여당과 합의안에 서명하고 난 뒤라는 것이다. 그동안 자신들이 주장하던 사안들 모두 합의를 통해 일단락된 뒤란 것이다. 그러고나니 결국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주장하는 핵심이 하나만 남게 된다. 바로 건정심이다. 건강보험정책을 의사들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말했잖은가. 저 새끼들 노리는 게 의료민영화라고. 건강보험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건강보험이 자기들이 누려야 할 정당한 이익을 빼앗아가고 있다 그리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것 우리들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해 달라. 아니면 진료거부도 계속하고 국시거부도 이어가겠다. 과연 국힘당이 받을 수 있을 것 같은가? 지지자들이 여기까지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기는가 말이다.

 

어차피 처음 함게 궐기하기로 했던 동지들 다수가 이탈한 상황이란 것이다. 전광훈과 개신교회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주범으로 완전 궁지로 내몰렸고, 그런 전광훈과 단절하느라 국민의힘당도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 의사협회 혼자 정부와 맞서서 과연 어디까지 무엇까지 할 수 있었을 것인가. 그런데 의사협회마저 손털고 물러난 자리에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과연 무엇을 어찌할 수 있을 것이라 여기는 것인가. 수능 1등급이면 다 되는 줄 아는 것일까? 공부 열심히 잘 해서 의대까지 갔으니 세상 일이 다 자기 마음대로 될 것이라 여기는 것인가?

 

의사협회 편에서 정부 욕하던 저쪽 인간들마저 슬슬 아니라 여기고 손털고 물러나는 모양새다. 그저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에게 너무 심하게만 하지 말아달라.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노조의 파업을 어떤 식으로 악랄하게 탄압했는가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거든. 그대로만 하면 지금 전공의 의대생 최소 1할은 이후 인생이 참 재미있어질 것이다. 운동 열심히 해야 한다. 몸으로 벌어먹고 살려면 운동밖에 방법이 없다. 

 

하다하다 이렇게까지 저능한 인간들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환자들 목숨이 자기 손에 쥐어져 있다는 거겠지. 환자들 죽고 사는게 자기들 결정에 달려 있다 여기는 것일 게다. 이런 게 인질극이다. 저쪽 지지자 입에서 인질극이란 말 나왔으면 그것으로 상황 끝이다. 모르는 건 그 날난 수능 1등급들 뿐. 근데 대부분 수능 안 보고 수시로 진학하지 않았나? 조민 욕하는 이유를 모르겠네. 병신은 시험점수와 상관없이 존재한다. 한숨도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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