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유튜브채널 '헬마우스'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이유는 별 것 아니다. 제작진 가운데 2008년 투표포기를 독려하던 쓰레기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놈은 개새끼고 저놈은 소새끼고 그놈은 아무튼 사람새끼가 아니니까 투표를 포기하는 것으로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드러내자.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가? 당시 한나라당은 압도적인 의석을 가지고 하고 싶은대로 마음대로 하고 있었다. 그것 막자고 민주진보진영은 모든 오명을 뒤집어써야만 했었다.

 

오래전부터 느껴온 것 가운데 하나다. 자칭 진보는 투표의 의미를 개똥으로 여긴다. 어차피 투표로 이룰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투표는 단지 기성정당 가운데 선택하는 요식행위일 뿐 투표를 통해 이룰 수 있는 진보란 아예 없는 것이나 같다. 그러므로 투표 대신 투쟁으로 진보를 쟁취해야 한다. 진심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자칭 진보들이 민주당을 비난하는 근거 가운데 하나다.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하고 국민의힘이 집권해도 자기들이랑 전혀 아무 상관도 없다. 국민의힘이 집권해서 수구적인 정책과 법안들로 자신들의 진보를 막아서더라도 그건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다. 국민의힘의 책임이며 이기지 못한 민주당의 책임이다. 자신들은 연설과 세미나와 가두투쟁을 통해서 따로 진보를 쟁취할 것이다.

 

차라리 문재인 정부의 불완전한 최저임금인상을 반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허점이 많은 근로시간단축과 중대재해법에 반대부터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진짜 완전한 최저임금인상은 투표가 아닌 투쟁으로 이루어낼 수 있다. 진짜 완전한 근로시간단축과 중대재해법은 연설과 세미나 등의 활동을 통해 쟁취해 낼 수 있다. 그러자면 오히려 민주정부가 집권하고 있는 것이 더 불편할 수 있는 것이다.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이 인터뷰에서 그랬던가? 문재인 정부에서 싸우기가 더 힘들고 불편하다. 그래서 민주당의 패배를 바라는 것이다. 민주당이 패배하고 국민의힘이 집권해야 자기들이 싸울 수 있을 테니까. 강연을 해도 세미나를 해도 가두투쟁을 해도 힘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민주당의 점진적인 진보와 개혁은 가짜다. 진짜는 세미나장에서 거리에서 자신들의 투쟁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래서 오세훈의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이다. 박형준의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이다. 김학의의 출국금지에 분노하는 것이다. 민주정부만 거꾸러뜨리면 자신들의 투쟁을 통해 진보를 이루어낼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진심일까? 그들은 과연 진짜 진보를 바라는 것일까? 노골적으로 혐오발언을 하는 홍준표에는 침묵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만 적의를 드러내는 저들이?

 

돌이켜보면 그냥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그동안 내가 해 온 말들의 연장이다. 일단 정당한 집권세력인 수구가 권력을 가지고 그 안에서 자신들이 진보로써 목소리를 내는 것이 올바른 사회인 것이다. 이씨의 후손이 왕이 되고 김씨의 후손은 사대부로써 조정에서 그를 견제하며 비판하는 것이 올바른 왕조의 질서인 것처럼 말이다. 내가 들은 말이 사실이면 진짜 그런 놈이 '헬마우스'에 합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이 집권하든 한나당이 개헌선을 차지하든 상관없이 다 꼴보기 싫으니 투표하지 말자. 물론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뭔 개짓을 해도 자기와 상관없다. 꽤 유명한 진보논객일 것이다.

 

민주당이 패배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승리해야 한다. 어떤 부정과 비리와 범죄를 저질렀든, 어떤 차별과 증오를 평소에 드러내며 행동으로 옮기려 했든 상관없다. 투표란 의미가 없다. 유권자의 선택이란 아무 의미도 없다. 그래야 투쟁을 통해 자신들은 진보를 쟁취할 것이다. 오세훈이 대놓고 장애인 차별을 공약으로 내세워도 자칭 진보로부터 한 마디 비판조차 없는 의미인 것이다. 국민의힘은 그래도 된다. 참 잘나신 자칭 진보들이다. 항상 느끼는 것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