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자칭 진보들은 민족이란 개념을 부정하고 있었다. 민족이란 허구다. 민족이란 단지 국가란 권력을 위한 프로파간다에 지나지 않는다. 민족을 배제하고 봐야만 제대로 진실을 꿰뚫어 볼 수 있다. 자칭 진보가 당시 정대협의 활동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던 이유였다. 민족이 없는데 어떻게 민족에 대한 범죄가 존재할 수 있는가.

 

일본인이란 민족도 없다. 조선인이란 민족도 없다. 단지 개인만이 있을 뿐이다. 지배자과 피지배자, 유산자와 무산자, 남성과 여성이라는 구분과 계급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러면 일본군위안부란 무엇인가? 주류남성에 의해 성적으로 착취당하는 주변부여성의 일상적인 사례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이를테면 동두천 기지촌이나 청량리 588이나 대구 자갈마당과 크게 다르지 않은 주류남성에게 성적으로 착취당하는 주변부여성의 현장 그 자체란 것이다. 조선인 남성들이 팔아치우고, 일본군에 부역한 조선인 남성들이 이용한 그냥 매춘부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위안부문제의 진정한 해결은 역사문제로서가 아니라 성매매라고 하는 현실의 여성문제로써 접근해야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당시 자칭 진보들의 일본정부의 책임을 부정한 이영훈 교수의 주장에 적극 동조하고 나섰던 것이었다. 아마 위안부는 매춘부라 주장했던 박유하에 대해서도 많은 자칭진보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작년 정의연 논란 당시 알면서도 조중동의 왜곡된 주장을 인용해서 정의연 공격에 자칭 진보가 앞장섰던 이유이기도 했다. 원래 싫어했었다. 명백한 여성의 문제이고 성매매라고 하는 현실의 구조에서 파생된 문제일 텐데 민족문제로 접근하여 해결하려는 정의연의 행동에 그리 거슬려하고 있었다. 위안부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현실에서 성매매를 아예 없애야 하고, 여성에 대한 성적착취를 근절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위안부문제에 있어서도 일본 정부의 책임보다는 조선 남성들의 책임을 더 크게 물어야만 한다. 그것이 위안부문제의 진실이다.

 

그래서 매춘부가 되는 것이다. 어찌되었거나 돈을 받고 몸을 팔던 여성들이었으니까. 어차피 많은 성매매 여성들이 혹은 부모에 의해서, 혹은 남편에 의해서, 혹은 일가친척에 의해서, 혹은 인신매매를 업으로 삼은 남성에 의해 팔려서 성매매를 강요당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성매매를 한 장소가 하필 일본군이 만든 위안소였던 것이지 근본은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위안부여성들을 마치 민족의 꽃처럼, 민족이 겪은 역사의 수난을 상징하는 존재처럼 여기고 만들고 있다. 오히려 일본의 책임을 지워야지만 진정한 위안부의 진실이 드러난다.

 

자칭 진보와 여성주의자들이 박근혜의 위안부협정에 지지를 보낸 이유였다. 작년 정의연 논란의 목적 역시 정의연이 앞장서서 반대해 왔던 박근혜의 위안부협정을 올바로 평가하기 위한 목적도 적지 않았었다. 정의연을 부정함으로써 박근혜의 위안부협정을 올바로 다시 평가한다. 위안부협정으로 허구적인 민족의 허울을 치워내고 진정한 본질의 여성문제로 돌아가야 한다. 위안부협정 이후 화해와치유재단에 많은 여성주의자가 참여한 이유이기도 했다. 일본정부의 책임을 지워야 진정한 문제의 본질이 보인다.

 

지금 미국에서 위안부를 왜곡한 교수를 지지한다며 메일을 보내는 놈들 가운데 자칭 진보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을 것을 자신하는 이유인 것이다. 그 가운데 상당수는 또한 여성주의자일 것이다. 어째서 자칭 진보가 이념적으로 정반대편에 있을 국민의힘에 더 친근감과 동질감을 느끼는가. 이해가 될 것이다. 하필 여성주의자들이 주류가 되어 버린 지금이라.

 

아마 정의연 논란 당시에도 이 비슷한 내용을 쓰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더 염치없는 것들이라 말하는 것이다. 그동안 정의연 활동에 연대하며 지지를 보낸 것도 바로 이들 자칭 진보였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주장과 활동에 진정성따위 없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뒤에서 하는 말과 앞에서 보이는 행동이 다르다. 그래서 자칭 진보다. 예나 지금이나.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