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진짜 오래전의 일이다. 아주아주 오래전 전쟁은 없어야 한다며 전쟁사를 좋아하는 내 취미마저 비판하던 자칭진보가 있었다. 전쟁사를 좋아하는 것도 전쟁을 좋아하는 것이다. 전쟁을 찬양하고 미화하는 것이다.

 

하도 짜증나서 한 마디 했었다.

 

"전쟁에 반대하기 위해서라도 전쟁을 알아야 한다."

 

실제 전쟁사나 군사무기를 좋아하는 마니아 가운데, 그것도 그 수준이 높을수록 반전주의자의 비중이 높아진다. 전쟁을 알면 알수록 전쟁에 대해 비판적이 되는 것은 지성을 가진 인간이라면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그런대도 그 개새끼는 내게 이렇게 씨부렸다.

 

"전쟁을 반대하기만 하면 되지 굳이 전쟁을 알 필요는 없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소리 아닌가? 페미니즘 쌍년들이 입만 열면 떠드는 게 바로 이따위 소리다. 사실여부는 상관없다. 진실여부도 의미없다. 그냥 여성주의면 된다. 입쳐닫고 자기들 떠드는 소리를 듣기만 하면 된다. 반박이라도 하려 하면 생난리를 부린다. 남성우월주의다. 반여성주의다. 그래서 이준석에게도 쳐발리는 것이다. 무식하니까.

 

자칭진보의 사고란 게 그렇다. 먼저 결론이 있다. 그리고 그 결론에서 이어지는 논리가 있다. 그러나 굳이 결론에 이르기까지 논거를 찾을 필요는 없다. 그래서 무식하다. 내가 괜히 자칭진보들 무식하다 하는 게 아니다. 벌써 오래전부터 자칭 진보새씨들 무식하다고 아주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 한겨레나 경향 같은 자칭 진보언론들이 전문성이 필요한 기사들에서 개소리를 늘어놓는 것도 그래서 아주 당연하게 여겼었다. 원래 무식한 새끼들이 자기 신념만 앞세워 기사를 쓰니 오히려 그러는 게 너무 당연하다. 

 

이념이란 것이다. 바로 세상을 가늠하는 잣대인 것이다. 이 세계에 대한 이런 이해와 지향이 있다.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것이 진보다. 그러므로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 잣대에 의해 가늠되어야 한다. 그 정의에서 벗어나는 모든 것은 따라서 오로지 악이고 거짓이다. 어쩌면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장 이념적인 집단이 바로 자칭진보일 것이다. 자칭보수가 의도적으로 이념의 탈을 쓰고 연기한다면 자칭진보는 진심이다.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사실도 진실도 상관없이 오로지 자신만의 잣대로 세상을 본다는 것은. 더이상 알려고도 이해하려고도 않고 결론에만 의지해 행동하려 하는 것은.

 

진짜 몰라서일수도 있는 것이다. 정확히 알려 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는 것이다. 알 필요가 없다. 알아서도 안된다. 미리 그리 결론을 내려 버린다. 이미 답은 나와 있다. 진보의 이념에 이 사안에 대한 판단은 분명하다. 권력이 잘못되었다. 대통령이 잘못했다. 집권여당에 잘못이 있다. 그러므로 야당의 편에서 권력을 비판한다. 그것이 진보다.

 

야당이 군대를 동원해서 쿠데타를 일으키고 수많은 무고한 시민을 학살해도 그들이 권력을 잡기 전까지 그들은 야당의 편에 서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김학의의 편에도 설 수 있었던 것이다. 권력을 비판해야 하기에 그 권력이 수사한 김학의를 감싸고, 김학의를 수사한 검사마저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 김학의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가는 상관없다. 중요한 건 권력을 비판해야 한다는 진보의 사명인 것이다.

 

그래서 한 편으로 탈원전을 주장하면서 현정부의 탈원전을 비판할 수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주장하면서 인국공을 비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단축을 주장하다가 정장 현정부에서 시행하니 반대하고 나서는 것이다. 대체휴일 역시 그래서 반대하고 있었다. 일본군위안부문제도 정의연의 전대표가 민주당 국회의원이 되었으니 박근혜나 이명박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옳았다는 것이 저들의 지금 판단이다.

 

행위의 목적이 서울대 집권에 있다면 행위의 논리는 바로 이런 무지와 신념에서 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이 지금 자칭진보를 지배하는 정신이다. 새삼 전두환의 인권과 명예까지 생각할 수 있는 이유인 것이다. 결론이 이유를 만들고 논리로 이어진다. 학벌들이 좋다 보니 머리까지 좋다. 개새끼가 머리가 좋으면 머리좋은 개새끼가 된다.

 

때로 자칭보수들은 그나마 말이라도 통하지만 자칭진보는 그조차도 안된다 말하는 이유인 것이다. 말로 해도 말을 알아먹지 못하니 말로 당할 수 없다. 이제는 진보란 가치마저 저버렸으니 말할 것도 없다. 쌍년쌍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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