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구정당과 자칭 진보의 가장 큰 공통점 둘을 꼽으라면 첫째가 학벌이고 둘째가 개신교다. 개신교 자체가 미국에서 직수입된 것이어서인지는 몰라도 특히 보편적 가치와 한참 거리가 멀던 군사독재시절 개신교 일각은 상당히 진보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여성주의에 대해서는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물론 방공을 앞세운 군사독재에 부역한 개신교세력은 그보다 더 압도적이었다.

 

잠시 자칭 진보들과 어울리면서 깨달은 사실 가운데 하나다. 개신교가 많다. 심지어 진보의 이념조차 개신교의 신앙처럼 엄숙하고 경건하게 추구하려는 놈들이 많이 보인다. 자칭 진보에게서 흔히 보이는 이념의 경직성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여성주의가 보이는 배타성과 공격성도 마찬가지다. 진보와 여성주의를 개신교의 신앙으로 바꾸면 저들의 생각과 행동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래서 자칭 진보의 윤석열에 대한 추종조차 종교적 열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기까지 했었다. 그들에게 세상은 선과 악으로, 흑과 백으로 이루어져 있고, 오로지 신앙의 증거만이 세상을 정의롭게 만들 것이라 믿고 있다.

 

개신교의 광화문집회에 대해 자칭 진보들이 오히려 입에 게거품을 물어가며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나선 이유인 것이다. 그들은 진보란 신앙을 가졌으면서 개신교라는 신앙을 믿는 신자들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자칭 진보와 수구를 이어주는 고리인지도 모른다. 좋은 대학이라는 학벌과 종교라는 신앙을 통해서. 그래서 자칭 진보는 전광훈에 대해서조차 개신교 목사라는 이유로 우호적일 수 있다. 전광훈에게 경찰이 수갑을 채운 것은 인권침해다. 당시 전광훈이 저지른 일과 이후의 행동들을 보라. 자발적 출석이었다고? 그보다는 목사란 신분이 더 중요했을 것이다.

 

이른바 진보적인 시민단체, 지식인들에 대해 더이상 기대와 믿음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이유인 것이다. 그들 대부분의 학벌과 종교를 보면 그 답은 바로 나온다. 인권위 나부랭이가 수사권도 없이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여부를 판단해서 발표한다. 어째서? 왜? 권익위에서는 현직 검사가 정치적인 의도로 야당에 김학의의 출국금지에 대해 넘긴 것을 공익제보라 판단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어째서 한겨레나 경향, 정의당은 민주당을 그토록 혐오하는 것일까. 방향이 잘못되었는지 모른다. 민주당을 혐오하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국민의힘과 손잡을 이유를 찾기 위해서도 있다. 민주당이 악이 되어야 자신들이 국민의힘 편에 서는 것이 정당화된다.

 

지금에 와서는 이명박근혜도 크게 잘못한 것 없고, 조윤선과 최순실도 오히려 억울하다. 사법농단도 그렇게 큰 잘못이 아니다. 노무현 전대통령과 이명박에 대한 전혀 상반된 한겨레의 평가를 떠올려본다. 유죄판결을 받은 이명박은 공과 과를 판단하고 노무현 전대통령은 차라리 죽으라며 아예 존재 자체를 부정했었다. 원래 그런 놈들인 것을 알고 있었기에. 민주당은 악이어야 하고 민주당이 하는 모든 것은 죄악이어야 한다. 김학의도 출국금지시켜서는 안되었고 방사능이 새어나오는 원자력발전소도 멈춰세워서는 안됐었고 코로나 방역도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위안부문제도 그냥 박근혜 위안부 협상으로 끝냈어야 했다. 

 

오히려 전광훈을 감싸는 인권위의 결론을 보면서 작년 개천절 집회를 두고 발악하던 자칭 진보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정확히 여성주의가 장악한 자칭 진보의 태도였을 것이다. 어째서 그들은 그럴 수밖에 없는가. 한 번 자칭 진보인사들 종교를 살펴보라니까. 윤미향이 자칭 진보로부터도 공격받은 이유는 민주당에 몸담았다는 이유 하나였었다. 정의연을 몰라서가 아니라 알면서 수구의 공격에 동참했었다. 다른 이유는 없다. 그것이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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