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길을 가는데 누군가 나를 가리키며 소리친다.

 

"저놈 사람을 죽였어요!"

 

그러면 경찰은 나서서 바로 수사해야 하는 것일까? 구인장 발부해서 나를 소환해 조사하고, 내 주변을 탐문하고, 내 통화기록이나 금융거래내역까지 입수해 살피고, 집안을 압수수색하고? 

 

정식으로 수사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혐의가 특정되어야 한다. 피의자가 실제 범인이 아닐수도 있고, 혐의가 반드시 범죄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건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따라서 그 행위자 역시 존재할 것이란 사실이다. 그러므로 그 행위자와 행위를 입증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공권력을 동원한다. 이전까지 이루어지는 조사는 내사라 하여 혐의 자체를 밝히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면 이재명 지사는 어디에 해당할까?

 

지금까지 여야 정치인들과 언론까지 나서서 그렇게 떠들어댔음에도 정작 이재명 지사의 혐의로 특정할만한 사실은 단 하나도 제시된 바가 없다. 이재명 지사가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서 부정하게 따로 사익을 챙겼다거나 하는 정황은 없이 그저 특정 회사가 너무 많은 이익을 가져갔으니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 정도를 넘어서지 못한다. 그래서 그 결과 기껏 혐의로 특정한 것이 민간기업이 너무 많은 이익을 가져갔는데 성남시의 몫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배임 정도가 고작이다. 그조차도 이후 나타난 결과만을 가지고 불확실한 미래의 가능성을 유추한 것이니 특검의 명분으로는 너무 약하다. 아니 법적으로든 도덕적으로는 책임을 묻는 자체가 불가능하다. 특검으로 인한 국가적 사회적 역량과 에너지의 소모가 적지 않을 텐데 그런 사유로 특검을 한다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가. 무엇보다 이재명이란 개인에게 있어 자기 이름을 앞세운 특검을 수용해서 수사를 받아야 할 당위란 있는 것일까?

 

정의당에 인권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노회찬 의원이 어째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가는 새삼 깨닫게 하는 것이다. 자기는 결백해도 누군가 의심하면 수사받아야 한다. 아직 혐의라 할 만한 사실이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는데 누군가 의심하며 주장하니까 피의자가 되어 수사를 받아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정의당은 어쩌면 노회찬 의원까지도 죽음으로 내 몬 것이 아닐까? 정의당의 인권은 여성 - 그것도 자신들이 인정한 여성들만의 인권인 것이다. 류호정의 경우에서도 확인하지 않았는가. 자당의 당원이면서 노동자였을 여성보좌관을 어떻게 대우했었는지.

 

한 마디로 개소리란 것이다. 지금 내가 정의당 이정미가 뇌물을 받았으니 수사받으라 하면 받겠는가? 내가 결백하니 떳떳해서 수사받는 게 아니다. 내가 혐의에 대한 피해자로 간주되어 그 여부에 대한 수사를 받게 되는 것이다. 심상정 가족과 관련해서 들리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냥 내가 주장한다고 수사받으라면 심상정은 그럴 수 있을 것인가. 그 과정에서 심상정 자신은 물론 가족에 대한 온갖 이야기들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올 수 있다.

 

되도 않는 헛소리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것이다. 결국에 곽상도와 원유철과 나경원과 이완구과 원유철 등이 연루된 사안을 이재명 특검이란 이름으로 뭉뚱그린다. 그러므로 이 모든 건 이재명의 잘못이다. 곽상도의 비리가 드러났는데 이재명의 책임만을 물으려던 어떤 정당의 어떤 사람들처럼.

 

받을 필요도 없고 들을 필요도 없다. 저런 주장을 하는 놈들의 속내는 너무 뻔하다. 수사는 피의자의 혐의에 대해 하는 것이다. 그 기본만 알면 된다. 버러지새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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