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도 인터넷 도박을 하지 않는 이유다. 정확히 도박이라기보다는 한게임 등 게임포털에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포커나 고스톱 같은 보드게임들을 가리키는 것이다. 말이 보드게임이지 어차피 게임머니 가지고 서로 따고 잃으며 즐기는 도박이기는 마찬가지다. 정말 정신이 다 없다. 따고 잃고 하다가 보면 그방 후딱 몇 판을 했는지 시간이 지나가니.

 

게임머니를 잃으면 잃어서, 게임머니를 땄으면 또 따서, 그렇게 거의 무조건반사처럼 한 게임이 끝나면 다음 게임을 클릭하느라 자기가 몇 판을 했는지도 모르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른다. 그나마 게임머니라도 다 잃고 나면 더이상 할 수 없으니 손털고 일어난다. 그게 게임중독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과연 나 하나 뿐이었을까.

 

그렇게 정신없이 몇 시간 동안 게임을 하다가 어느 순간 경각심이 들었다. 아, 이거 진짜 사람 말아먹는 짓거리다. 절대 이 짓거리 해서는 안되겠다. 그래서 지금도 고스톱이니 포커 같은 도박게임은 아예 곁눈도 주지 않는다. 그만큼 무서운 것이다. 그런 만큼 그런 게임에 빠져드는 심리에 대해서도 안다.

 

판당 30만원인가 했더니 그동안 쓴 돈이 그 정도라는 것 같다. 불법도박사이트인가 했더니 그냥 흔한 게임사이트였다. 게임머니 돈주고 사서 게임 즐기고, 그러나 환전은 불가능하고. 물론 편법으로 환전하는 방법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그에 대한 의혹은 나오지 않았으니 의미가 없다. 그래서 뭐가 문제라는 것인가.

 

포커라면 사실 고스톱보다도 한 판에 걸리는 시간이 매우 짧다. 콜, 체크, 다이, 레이스 가운데 하나만 계속 클릭하다 보면 어느새 한 판이 끝나 있다. 그래서 반복적으로 클릭클릭클릭, 아직 게임머니가 남아있으니 클릭클릭클릭, 그래서 뭐가 문제라고? 온라인게임하겠다고 일마치고 돌아와서 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몇 시간이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이 도덕적으로 큰 문제라는 것인가.

 

불법도박인가 싶었더니 정부로부터 인가받은 사이트였고, 판당 30만원으로 수 억 쓴 줄 알았더니 저 돈이 그동안 쓴 돈 전부였다. 하루에 400판 했다고? 그동안 게임머니 잘 지켰거나 현질 좀 했나 보지. 그런데 온라인 게임 하는 놈들이 현질 가지고 뭐랄 수 있나? 차라리 도박중독이라기보다 게임중독에 더 가까운데 합법을 말하는 것조차 우스운 것이다.

 

하루에 400판이라면 꽤 많이 한 것 같기는 하지만, 나 역시 프리셀을 밤새도록 수 백 판 한 기억이 있고 보면 뭐라 못하겠다. 일주일동안 4시간 자고 게임한 적도 있었다. 아이템 얻겠다고 한 번에 40만원이나 현금으로 지른 적도 있었다. 나도 참 몹쓸 놈이었을까. 이런 걸 가지고 논란이라. 기자새끼들은 게임도 안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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