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정부의 코로나 방역정책에 반대하며 자칭 진보가 지껄이던 소리가 있었다. 코로나 걸릴 자유, 걸려서 뒈질 자유였다. 코로나에 걸리든 말든 내가 선택해서 내 권리를 주장하겠다는 것이니 정부에서는 교회의 집회를 막지 말라. 올해는 다시 코로나 백신접종과 관련해서 맞지 않을 자유와 더불어 그럼에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모든 언론이 한목소리로 떠드는 중이다. 코로나 백신을 맞는 것도 개인의 자유고 권리다.

 

한국에서 도박처럼 모순된 개념도 드물다. 정선에는 정부에서 인가한 도박장 카지노가 있다. 공기업에서 운영하는 경마장이나 경륜장 같은 것도 있다. 정부에서 승인한 게임포털사이트에 있는 포커나 고스톱 또한 금액에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본질은 도박일 것이다. 토토도 있다. 그러면 뭐가 문제인가? 예전 밀주를 떠올려 보면 될 것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조선의 가양주를 금지한 이유와 같다. 정부에서 술에 세금을 매기려는데 집집마다 술을 담가 먹으면 그게 안된다. 마찬가지로 정부에서 도박장에서 세금을 거두려는데 그것이 사설도박장이면 재정수입에 문제가 된다.

 

물론 도박 자체의 해악성에도 이유가 있기는 하다. 다만 그건 도박으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직접적인 해악이라기보다는 사회적인 비용이라는 간접적 해악에 더 가깝다.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는다. 패가망신하여 더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그로 인해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사회 전체의 에너지와 동력을 허비한다. 마약과 비슷하다. 다만 마약은 직접적인 해악이 아주 없지 않지만 도박은 그냥 도박일 뿐이지 않은가. 그래서 전부터도 자유주의자 가운데는 마약과 도박, 특히 도박에 대해 개인의 자유로써 국가가 개입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경우가 많았었다. 내가 내 돈 가지고 내가 망하겠다는데 왜 정부가 지랄인가.

 

그러니까 정부에서 공인한 도박장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도박의 해악을 인정하지만 그 해악이란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이므로 비용과 효율이란 측면에서 정부에서 일정하게 허락하고 그 이익 가운데 세금을 거둘 수 있다. 그래서 도박이란 것이 그렇게까지 도덕적으로 파렴치한 범죄인가. 정부의 관리와 감시에서 벗어나 사설도박장을 운영하는 것은 분명 범죄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사설도박장에서 도박을 했다고 개인에게 죄를 물을 수 있는 것인가.

 

정의당이 진보딱지를 완전 벗어던진 모양이다. 아니 그것도 아니다. 국민의힘을 대할 때와 민주당을 대할 때 저들의 가치기준이 완전히 다르다. 당장 김건희만 봐도 알지 않은가. 명백하게 드러난 범죄사실에도 정의당이 논평 한 마디 내는 것을 본 적 있는 사람? 이재명 아들이라니까 바로 나선다. 하지만 기독교적 엄숙주의를 제외하면 과연 도박이란 것이 그렇게 중대한 도덕적 흠결이라 할 수 있을 것인가. 친구끼리 모여서 하는 포커나 고스톱도 판돈 커지면 10만원 30만원 우습게 깨지고는 한다. 정작 어디서 도박했는가도 나와 있지 않다. 

 

더불어 마사지라고 다 불법은 아니다. 내가 직장 가는 출근길에도 합법적으로 운영중인 마사지 업소가 몇 군데 보인다. 더구나 호텔에 있는 마사지업소라면 당연히 그 질이나 가격도 일반적인 수준을 상회할 것이다. 마사지이니까 퇴폐고, 비싸니까 성매매일 것이다? 김찬식 이 아저씨 꼰대 다 되셨구만. 윤석열은 비판하려나 모르겠다. 정부가 일정부분 허용한 비범죄의 영역이란 것이다. 자칭 진보들도 인문학 공부를 하셔야겠다. 불법이 다 부도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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