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대통령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변호인'의 배경이 되었던 이른바 부림사건에서도 부산경남의 뜻있는 변호사들이 대거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나선 바 있었다. 돈없고 빽없는 대학생들의 시국사건이었음에도 그래서 변호사로 이름을 올린 이들만 무려 수 십이었었다.

 

원래 한국의 수사와 재판이란 항상 법에 따라 공정하게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 수사기관을 믿고 재판부를 믿고 변호에 나선다는 건 그냥 손놓고 저들 하는대로 지켜보자는 소리에 지나지 않았었다. 그래서 집단으로 나서야 했었다. 그러니까 이만한 변호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수사과정과 재판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는 일종의 압력이었던 것이다. 아무리 서슬퍼렇던 시절이라도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변호사라면 그 이름값이 작지는 않았기에 변호사들이 집단으로 행동에 나서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 그래봐야 아주 미미한 수준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래서 이후로도 그러한 변호사들의 집단행동은 특히 민주진보개혁진영에 있어 하나의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었다. 수사권과 기소권과 사법권을 모두 가진 권위주의 기득권들에 맞서기 위해서라도 민주진보개혁진영의 인사들은 하나로 뭉쳐서 대응해야 한다. 변호사들도 하나로 뭉쳐서 저들이 멋대로 법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견제하며 압력을 넣을 수 있어야 한다. 덕분에 아주 최근까지도 부당하다 여겨지는 민주진영의 사건들에는 수많은 변호사들이 직접 변론은 하지 않더라도 변호사로서 이름 하나 더 올리는 행위를 통해 기득권의 횡포와 폭거를 막는데 한 손 보태고 있었던 것이다. 이해가 가는가? 지금 이낙연이 하는 짓거리가 얼마나 개짓거리인지?

 

황교익만 해도 이재명과의 인연을 말하기 전에 오래전부터 민주당을 지지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며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 견해를 피력해 온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이재명이 도지사로 있는 경기도의 기관장으로 임명되었다는 이유로 그를 친일파로 매도한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인가? 김어준이 개새끼임을 새삼 확인하게 된 순간이었다. 이낙연을 비판하는 이들에게 동지의 언어를 쓰라 지랄하더니 정작 적의 언어로 동지를 공격하는 것은 어디의 누구였는가? 오사카 관광공사자리나 알아보라? 

 

그리고 이제는 민주화진영의 오랜 관행과 전통마저 부정하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 변론을 하지 않더라도 같은 진영의 동지로써 억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빌려주는 행위를 부정이라며 폭로하고 고발하며 문제삼는다. 그야말로 그동안 돈도 안되는 사건에 불이익까지 감수해가며 이름을 빌려주었던 변호사들에 대한 배신행위 아니인가. 그동안 오히려 더 크게 더 많은 도움을 받아 왔지만 이재명을 도왔으니 죄가 되어야 한다. 딱 검찰이 그동안 정부와 여당을 수사하고 언론을 통해 폭로한 방식 그대로였다.

 

그래도 설마 이낙연이 검찰과 손잡았겠는가? 그런데 하는 짓거리가 딱 검찰이 하던 그대로다. 의심하지 않을 수 있을까? 추미애의 폭로가 설득력을 가지는 이유다. 그동안 이낙연이 보인 행보가 딱 그런 것들이었다. 진정 민주화의, 진보와 개혁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은 어디의 누구인가? 누가 적이고 누가 동지인가?

 

요즘 이것저것 일이 많아 뉴스를 다 챙겨보기가 힘들다. 헤드라인만 대충 훑어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노동자인 때문이다. 당장 먹고 살기 힘든데 정치뉴스따위 깊이 관심을 가질 여유가 있을 리 없다. 그래도 아는 건 안다. 그래서 누가 개새끼인가도 알게 된다. 정의당만이 아니었다. 민주화의 역사를 팔아넘기는 것은. 버러지 새끼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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