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선되면 3월 10일 연장영업으로 처벌받은 업주들을 모두 사면해주겠다."

 

당연히 현행법에도 맞지 않고, 더구나 당선자 신분으로서 할 수 없는 월권행위일 것이다. 정치적으로도 청와대와 여당과 협의하지 않은 독단적 발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진심이 느껴진다. 이렇게까지 자신은 절박하게 느끼고 있다.

 

내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최근 느끼고 있는 불만을 그래서 오히려 더 선명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한 마디일 것이다. 차라리 법을 어겨서라도, 원칙과 도의를 저버려서라도 내 편을 들어주려는 이가 진짜 내 편인 것이다. 내가 지금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데, 급하고 아쉬운데, 그러나 그런 앞에서조차 자신만의 원칙과 신념을 주장하면 그냥 너 잘났다 한 마디 하고 마는 것이다. 너랑 나랑 그래서 뭔 상관이겠느냐.

 

정치적으로 손해일 것을 알면서도, 당연히 뻔히 안될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이가 있는 것이다. 안되면 그러고 싶다. 모두가 반대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은 그러고 싶다. 그렇게 느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선대위 입장에서야 어느 정도 해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영업자만 유권자가 아닐 테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저런 말을 해야 했던 진심 만큼은 아마 많은 이들이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이재명은 문재인과 다르다.

 

문재인에게는 저런 절박함이 없었다. 저같은 치열함이 느껴지지 않았었다. 어떤 이들은 그것을 품격이라 불렀다. 하지만 정치란 고고한 성인의 놀음이 아니다. 평범한 소인배들의 투쟁이다. 누가 내 편이 되어 줄 것인가. 문재인은 누구의 편도 아니었다. 국민의 편이었지만 약자의 편도 소수자의 편도 청년의 편도 여성의 편도 누구의 편도 아니었다. 그것이 소외된 이들의 분노로 돌아오고 있는 중이고.

 

누군가의 편이 되어 준다. 내가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설사 안될 것을 알더라도 그러나 편이 되어 주려 한다. 적극 알려야 하는 이유다. 뒤늦게서야 보았다. 이번 선거에서 선거운동은 이재명 혼자 다 하고 있다. 안타까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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