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민주당의 차기 대선주자로서 이낙연이 완전히 끝났느냐? 그런데 원래 인간이란 병신같은 것이다. 나도 병신같고 너도 병신같고 귀한 시간 쪼개 여기 와서 내 욕지꺼리 듣고 있는 당신도 병신같고, 사람이 살다 보면 한 번 쯤 병신짓 할 때가 있는 것이다. 병신짓으로 따지면 이재명은 지금 접시물에 코박고 다음 생을 기약해야 옳다.

 

이후가 중요하다. 그래서 역사서에도 아주 지겹도록 나오는 말인 것이다. 공으로 과를 덮는다. 공을 세우면 잘못은 잊혀진다. 과거에 어떤 쌍놈에 개새끼였든 지금 훌륭하게 잘 살면 개과천선이 되는 것이다. 살인강도강간을 일상으로 저지르던 망나니였는데 마지막에 수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으면 그 사실 하나만 남게 되는 것이다. 원래 개새끼였는데 마지막에는 그래도 사람분으로 뒈지셨다. 이명박근혜 사면도 가만 보면 언젠가는 그렇게 되지 않겠는가 여기는 사람들이 적자 않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대통령이었는데 감옥에서 불행하게 최후를 맞는 상황 만큼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나이까지 하나같이 적지 않다. 그러니까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그러니까 조금 성급했지만 언젠가 그리 될 일이었다. 그러면 중요한 것은 무엇이겠는가. 이제부터 뭘 어떻게 잘 할 것인가.

 

다른 것 없다.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 확실하게 마무리지으면 이낙연의 지지율은 다시 올라간다. 사면을 추진하던 모습 그대로 과감하게 결단력있게 행동력을 보여주며 개혁을 앞장서서 주도하면 역시 이낙연이구나 지지자들은 설득될 수밖에 없다. 이재명이 좋아서 이재명이라 말하겠는가. 문재인의 뒤를 이을 대통령으로서 이낙연을 믿을 수 없을 것 같으니 이재명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 이낙연과 이재명은 같은 출발선상에 있다. 그만큼 이재명이 그동안 까먹은 것이 제법 된다. 그러니까 이제라도 180석 여당의 대표로써 민주당에 주어진 시대적 과업인 개혁입법들을 능동적으로 주도하여 이루어 나간다. 실제 가시적인 결과를 만들어간다. 여기 있는 사람 가운데 그런데도 이낙연에게 설득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러고 나서 내가 임기 중에 국민통합을 위해 이명박근혜를 사면하겠다 하면 그러라고 그냥 고개 끄덕이고 말 것이다.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자기 권한으로 그러겠다는데 누가 뭐라 그러겠는가.

 

기회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 이낙연이 그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나란 인간도 그렇다. 문재인에 대한 지지를 확정하기까지 무지하게 욕도 많이 했었다. 나라고 문재인 하는 일이 다 마음에 들었겠는가. 의심하고 불신하고 그래서 쌍욕까지 하다가 그럼에도 하는 것을 보고 비로소 인정하고 지지로 돌아서게 되었다. 잘하면 누구라도 지지한다. 잘만 하면 이재명이라도 지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재명 하는 꼬라지 마뜩지 않아 하다가도 이낙연 하는 꼬라지 보니 더 믿음이 가지 않아 차라리 이재명이 낫지 않은가 생각하게 된다. 최선이 안된다면 차악이라도 되어야 한다. 전제는 역시 이낙연이 그런 지지자들의 마음을 아는가 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코로나19의 극복을 위해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덜어주어야 한다며 더욱 과감한 지원정책을 추진한다면 당연히 자영업자들은 돌아오게 될 것이다.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위해 의원들이 내놓은 법안들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며 오히려 이낙연 자신이 나서서 윤석열에 경고하고 자제시키려 하면 추미애에게로 향하던 마음들도 돌아서게 되는 것이다. 그냥 여전히 이모저모 따져보면 괜찮은 인물인데 이명박근혜 사면 하나가 마음에 걸린다. 그래도 이 정도 인물이라면 이명박근혜 사면 정도는 자기 재량으로 결정해도 괜찮겠다. 그게 그릇인 것이다. 한 나라의 리더가 되려는 그릇이라면 그 정도 크고 넓은 품을 보여 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낙연이 진정 대통령이 될 만한 큰 인물인가 아닌가는 이후의 행보에서 결정될 것이다. 자기가 작심하고 내놓은 발언이 거부당했다고 삐져서 지 멋대로 엇나가는가. 그럼에도 자신이 주장한 선의와 진정성 그대로 더욱 열심히 지지자들이 바라는 바를 행동으로 보여주려 할 것인가. 후자라면 지지한다. 이명박근혜 사면 네 마음대로 하라. 그래도 상관없는 거물이 되면 된다. 과연 이낙연이 그럴 수 있을 것인가. 그러기를 바랄 뿐이지만.

 

완벽을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문재인도 지지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완전하기를 바랐다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애저녁에 접고 비판자로 돌아섰을 것이다.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할만한 가치가 있는 인물인가. 문재인 대통령을 차고 넘치는데다 우수리까지 조금 남는 정도의 인물이다. 이낙연 자신이 입증해 보여주어야 한다. 자신은 과연 어느 정도의 인물인가. 어떤 크기의 인물인가.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진짜는 이제부터다. 그냥 조금 이재명보다 불리하게 시작한다 여기면 된다. 민주당의 당대표다. 174석 민주당이 3석의 열린민주당과 기타 당밖의 우호의석들과 함께 당대표의 결정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내가 이낙연이면 그렇게 할 것이다. 윤석열에게 배워야 한다. 끝날 때까지 끝이 아니다. 아직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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