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 오래 보아 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내가 촉이 좋다. 씨발 쓸데없이 촉이 좋아 문제다. 어째 이낙연이 불안불안하더만. 역시나 내 우려대로 된 모양이다. 혹시 이낙연이 검찰과 사법부와 언론의 연합에 지레 주눅이 들어 항복을 선언하지는 않을까. 검찰개혁은 소속 의원들의 의지가 너무 강하니 막지 못하고 그래서 타협으로 내놓은 게 저들의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는 이명박근혜의 사면이 아니었을까.

 

이낙연의 가장 큰 불안요인은 다름아닌 중앙정치와 너무 오래 떨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분당 당시 이낙연은 민주당에 남아 있었다. 여기서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의 주류가 되어 있는 신진 정치인들과 지지그룹과 연결이 끊어진다. 더구나 이낙연이 아직 중앙정치에 발을 딛고 있던 2014년까지 민주당을 장악하고 있던 것은 열린우리당 해체와 민주당 중심의 통합이라는 반동을 선택했던 바로 그들이었다. 이른바 당권파라 불리는 무리들이다. 그리고 전남도지사로 지역으로 내려가 있는 동안 누구와 더 자주 더 많이 교류하고 있었을 것인가. 그래서 오전에 이낙연 욕하면서 - 비판이 아니다. 걍 쌍욕 쳐박은 거다. 이명박근혜 사면은 더 심한 쌍욕을 들어 쳐먹어도 싸다 - 다선의원과 동향출신 전직 정치인들을 멀리해야 했다 말한 것이었다. 어째 총선 끝나고 동교동계가 들어오네마네 간을 보더라.

 

그래도 설마 민주당에 국회의원만 180명에, 오히려 더 개혁적인 초선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끈떨어진 연 신세가 된 옛인연들을 그렇게 중히 여길까 싶었다. 차기 유력 대선후보라고 줄서겠다는 사람이 차고도 넘칠 텐데 당의 미래라 할 수 있는 그들이 아닌 이미 흘러간 추억도 아니게 된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까. 아마 내가 총선이 끝나고 틈날 때마다 이낙연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면서도 무언가 불안하게 여기고 있던 것을 느낀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드러난 결과만 보면 당내 개혁적인 초선들의 목소리를 아주 안 듣지는 않는구나. 그래도 사람이 안정감이 있구나. 하지만 결국 그 한계를 드러내고 만 것이다.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자기 지지율도 전만 못하니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서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것 아닐까.

 

그래서 문제라는 것이다. 내가 우려하는 구민주당 출신의 중진들, 그리고 이낙연과 동향인 전직들의 공통점이 뭐냐면 정치를 직업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곧 자신의 신분이고 정체성이다. 이념이고 정책이고 지향이고 상관없이 국회의원 배지야 말로 그들의 목표이고 목적이고 전부다. 국회는 그들의 집이고 국회의원은 그들의 가족이다. 정치를 하기 위해 정치를 한다. 정치인이 되기 위해 정치인이 된다. 국회의원으로서 누리는 특권이 곧 그들이 정치를 하려는 이유인 것이다. 그래서 생각하는 수준도 딱 거기서 멈추고 만다. 박병석이 국민의힘과 협치하겠다고 국회개원도 미루고, 공수처의 설치도 늦춰 온 이유인 것이다. 그래서 국민의힘과 합의할 수만 있다면 검사 출신의 공수처장도 받아들일 수 있다. 지지자들은 상관없다. 오히려 괜히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하려는 지지자, 당원들은 그들을 앞세워 원래 자신들의 것이었던 친노친문그룹들과 마찬가지로 찬탈자이고 약탈자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지지자들의 반대에도 사면을 건의하겠다는 이낙연 답지 않은 강경한 발언이 나오게 된 이유인 것이다. 원래 김대중의 사당이었고, 그로부터 물려받은 자신들의 사당이었어야 할 민주당이기에 당원도 지지자도 원래 상관이 없었던 것이었다. 오히려 귀찮고 성가시기만 했을 것이었다. 2015년 민주당의 혁신안에 대해 구세력들이 반발한 이유가 무엇이던가. 당원의 권리를 강화하고자 해서였다. 자기들 정당인데 당원들에게 내주겠다 한다. 당원과 상관없다. 내가 한다. 당대표니까 내가 하겠다. 어차피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도 빠지고 당원들의 힘도 전같지 않다.

 

그러면 과연 주변만의 문제인가. 그런 주변을 선택한 놈이 바로 이낙연이란 것이다. 친분이 있으면 그저 그 친분만 유지하면 되는 것이지 되도 않는 헛소리에 귀기울이고 헛짓까지 직접 자기가 몸소 하고 있는 이낙연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다. 리더 아닌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다. 이건 신념이나 양심의 문제가 아닌 지능의 문제다. 무엇이 차기 대선후보로서 자신에게 더 유리하고 불리할 것인가. 판단할 대가리도 안된다는 것인가. 나는 존중할 가치가 있는 인간만 존중한다. 이명박근혜는 존중할 가치가 없는 인간들이고 그런 놈들 사면하자는 새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조롱당하고 있다. 차라리 적극적으로 환영하거나 강경하게 반발이라도 해야 하는데 그냥 대놓고 비웃으며 무시하고 있는 중이다. 유승민이 정치인으로 더 크지 못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차라리 주호영이 정치인으로서 감각은 더 낫다. 이런 되도 않는 제 목 찌르는 헛소리에 진지하게 반응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병신새끼 병신짓한다고 비웃으며 놀려주면 되는 것이다. 안철수의 비호감이 높은 이유다. 차라리 원망하고 증오하고 적대하더라도 무시당할 짓은 해서는 안된다. 그게 카리스마다. 그것이 리더의 권위란 것이다. 개새끼 씹새끼 밑에서는 일할 수 있어도 우스운 놈 밑에서는 지시나 명령을 듣기가 괴롭다. 그런 게 이낙연의 한계라면 일찌감치 드러난 것이 다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만히 민주당의 의석수를 앞세워 하나씩 개혁입법을 완수하는 것만으로도 지지층 내부에서는 신망이 더 높아졌을 것이다. 어차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란 당원과 지지자들의 역할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당내경선에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바로 이들 적극지지층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는 순간 모든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한다. 그 시간을 못 기다린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은 얼마나 영리한가.

 

한 편으로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동안 이낙연에 대한 지지가 너무 압도적이었다. 이재명만으로는 부족하니 아마 당내에서 이낙연의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민주당에 사람은 많다. 그동안 전면에 나서 있던 것이 이낙연과 이재명이었을 뿐 아직 시간도 1년 넘게 남아 있고, 재보궐선거를 치르는 사이 다시 두각을 나타내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똥같은 것이다. 씨발 이런 버러지새끼를 지지해 왔으니. 신년부터 재수 똥튀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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