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사람 심리가 공개된 자리에서 자기 윗사람이라 여기는 이에게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꺼내기란 매우 어렵다. 어지간히 목숨바쳐 충성하는 경우가 아니면 더구나 정치적인 이익을 공유하는 관계에서 자칫 이후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는 생각을 드러낸다는 건 절대 흔한 일은 아닌 것이다. 회사에서도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라면 여러 경로로 먼저 반응을 타진한 다음 공개적인 자리에서 어느 정도 검증된 내용을 구체화하여 제안하는 경우가 오히려 대부분이란 것이다.

 

한 마디로 분위기를 탄다는 것이다. 그런 말을 해도 되는가 아닌가? 그런 말을 해서 좋아할 것인가 아닌가? 그런 말을 하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아닌가? 최소한 그런 말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란 확신이 있어야 그런 제안도 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정치인이라면 권력이라는 욕망을 쫓는 무리들일 텐데 과연 아무런 확신도 없이 다짜고짜 그런 발언을 꺼냈을까? 그러면 그 발언에 이낙연의 의중은 아예 전혀 포함되지 않은 것일까?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건의부터 이낙연과 측근들 사이의 평소 분위기에 대해 짐작할 수 있게끔 해준다는 것이다. 평소 그런 이야기들이 이낙연과 측근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었다. 당장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공공연히 이야기해도 좋을 정도로 평소 상당한 공감대가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제와서 새삼 문재인 정부의 2인자 운운하는 자체가 평소 그렇게 생각해 오지 않았다는 강한 반증이다. 새삼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것부터 그동안 전혀 그런 생각 없이 측근들을 대해왔었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다. 평소 이낙연이 그런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피력까지 했었다면 측근들이 과연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그런 건의를 할 수 있었을까?

 

모르는 건 똥파리들 뿐. 측근들의 분위기를 만드는 건 그들의 구심점이 되는 리더의 역할인 것이다. 한 편으로 그런 놈들만 측근으로 끌어모으는 리더의 선택이기도 하다. 애시당초 그런 말이 나오지 않게끔 측근들을 관리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무능하거나 아니면 평소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나. 딱 2인자 정도면 적당한데 말이지. 누군가 위에서 대신 책임을 져주면 못하지는 않는 타입이다. 모범생이랄까? 사람을 병신으로 여긴다. 어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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