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선방했네. 일단 원점에서 재논의는 의사들이 지랄하던 초기부터 정부가 주장하던 바였으니 정부와 여당으로서는 잃은 것이 없다 할 것이다. 물론 언론 이 개새끼들은 기억 싹 초기화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린 끝에 항복을 선언한 것이라 기사를 써 댈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는 사람은 다 아니까. 철회가 아니라 원점에서 논의고, 어찌되었거나 정책의 추진방향 자체는 지켜낼 수 있었다.

 

한 가지 그나마 양보한 것이라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의사대표 수를 조정하는 것인데, 여기 위원회 숫자가 전부 24명이다. 지금 의사 대표가 2명 들어가 있는 상태고. 몇 명을 더 늘릴 수 있을까? 더구나 의사놈들이 이 지랄 하는 걸 봤는데 과연 어느 단체 대표가 의사에게 우호적인 입장에 설 수 있을까? 대놓고 건정위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인 놈들인데. 이건 이것대로 패쓰. 24명 가운데 6명 정도면 모를까 4명 까지는 지금 하는 짓거리를 보면 별 의미가 없다.

 

그러면 대신 무엇을 얻었는가? 솔로몬의 재판을 떠올려 보면 된다. 진정 아이를 아끼는 엄마는 누구였는가? 누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절박하게 신경쓰고 있었는가? 양보한 것이 컸으면 그마저도 의미가 없을 뻔했다. 아무리 그래도 정부와 여당이 너무 힘이 없으면 신뢰를 받지 못한다. 그렇게 절박하게 필사적으로 양보에 양보를 거듭하며 타협을 하려 했던 이유는 코로나19의 재확산이라는 현실이 너무나 다급했기 때문이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서는 당장 추진하려던 정책도 멈추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수 있다. 반면 의사들은? 지금 코로나19로 국민 전체가 위험한 상황에 놓였는데 고작 밥그릇 지키겠다고 위급한 환자까지 외면한 채 진료거부에 나섰다. 만일 여기서 수술실 CCTV설치나 의사면허취소의 기준을 조정하는 입법을 하려 할 때 의사들이 다시 반발하면 여론이 어떻게 움직일까?

 

일단 공공의대와 의대정원확대는 뒤로 미루고 하려던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어차피 국민 다수가 지지하던 법안이었으니 명분도 확실하고 의사들은 이미 자기들이 쓸 수단을 다 쓴 상태다. 여기서 신난다고 다시 뛰쳐나와 진료거부를 한다? 길가다 돌맞는다. 그런 상황이면 의사수입에 찬성하는 여론도 높아질 것이다. 해외면허도 국내에서 일정 요건만 갖추면 국내의사면허와 같이 쳐준다. 취업에 대한 모든 제한도 사라진다. 그렇게라도 해야겠지.

 

아무튼 눈물 질질 짜던 것에 비해 협상결과가 그리 나쁘지 않아 다행이다. 민주당 것들은 도저히 마음을 놓을 수 없어서. 정부와 여당은 지켜야 할 것들을 지켜냈고, 의사들은 고작 건심위 위원 자리 몇 개 건진 게 전부다. 그러면 다음은 무엇일까? 여기서 이낙연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대로 밀리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당하고 참으면 병신이다. 병신은 아니기를. 요즘 위태위태하다. 안정감만으로는 대권을 가지기 어렵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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