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에서 내가 한창 열심히 이용중인 문재인 케어 항목을 축소할 것이라 걱정되어 이야기하니 어머니께서는 오히려 좋아하시며 대꾸하셨다.

 

"병원 안 가면 건강하고 좋은 거지 뭘 그러냐?"

 

확실히 어머니도 나이가 드시긴 드셨다. 병원 자주 가는 건 어디 아픈 거니 안 좋은 거고 병원 안 가면 안 아픈 거니까 좋은 거다. 병원 안 가게 되는 게 따라서 더 나은 것이다. 어이없기는 한데 사람이 나이 먹으면 생각하는 것도 둔해지고 하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TV드라마조차 이야기를 따라가는 게 버거워서 잘 안보게 된다고 하는데. 

 

아무튼 어찌되었거나 문재인 정부 들어 근골격계 질환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던 이후로 내 지출에서 의료비의 비중이 늘어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그 전까지는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어서 병원 가는 것을 꺼리고 있었으니까. 지금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정형외과 도수치료는 실손보험이 없으면 아예 엄두조차 못내고, 설사 실손보험이 있더라도 제한된 회수만 적용받을 수 있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추나요법에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았더라면 그냥 척추 틀어진 채로 적당히 침이나 맞으면서 지금도 버티고 있었을 것이란 뜻이다. 그래서 내 지출에서 의료비의 비중이 늘어난 것이 과연 문제인 것인가?

 

더구나 척추측만을 발견한 것부터 운동하다가 느낀 위화감에 대해 제대로 진단받기 위해 병원을 찾으면서였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심각한 질환이라 여긴 것이 아니라 그냥 뭔가 이상한 것 같은데 병원에서 진찰이나 받아보자 찾아간 것이었다. 당연히 건강보험 믿고 그리 결심한 것이었다. 얼마전에는 나이 먹고 눈이 좀 안 좋은 것 같아서 그것도 진찰받아 보겠다고 그냥 병원을 찾기도 했었다. 그래서 갔더니만 아무 이상 없다면서도 의사가 말한다. 나이 먹으면 어찌되었든 1년에 한 번 정도는 병원에서 진찰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래서 크게 이상이 없어도 혹시나 싶어 병원을 찾아 진찰받느라 병원비 나오는 것이 시민 개인에게 있어 문제일 수 있을 것인가.

 

의사들이 주장하는 의대증원이 의료비지출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가 그런 것이다. 하긴 의사들 스스로가 전부터 주장해오고 있기도 했었다. 의사 수에 비해 환자가 너무 많아서 환자 한 사람 당 진료시간이 너무 짧다. 너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의료비지출도 너무 많으니 따라서 환자들이 더 적게 찾아올 수 있도록 경증에 대한 건강보험보장을 줄이거나 없애자. 실제 어느 커뮤니티에서 의사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받았던 주장이었다. 환자당 받는 돈도 너무 적고 환자도 너무 많아서 일이 힘드니까 꼭 필요한 그리고 능력있는 사람만 병원에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의사들의 사고수준을 보여주는 한 예라 할 것이다. 어째서 의사들이 자신들에 대한 다른 시민들의 비판적인 시각을 단순히 질투와 열등감에 의한 것이라 여기는가 단적으로 드러나 보이는 부분일 것이다. 그래도 엘리트인 내가 돈도 없는 버러지 새끼들 때문에 돈도 못 벌고 힘든 노동을 해야 하는 자체가 너무 받아들일 수 없이 불편하다. 아닐 것 같은가.

 

아무튼 그런 주장의 연장에서 이해하면 되는 것이다. 의사의 수가 늘어나면 병원도 늘어날 테고, 접근성이 좋아지면 당연히 사람들은 더 자주 많이 병원을 찾게 될 것이다. 건강보험지출이 많아진다는 것은 어찌되었거나 병원을 찾은 이유가 심평원에서 인정할만한 사유일 것이고, 진료 역시 그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일 테니 결국은 필요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질 것이란 뜻이다. 그래서 그것이 사회 전체적으로 안 좋은 것인가? 극단적으로 그러면 아예 건강보험 민영화해 버리면 병원비 비싸질테니 나같은 사람은 병원에 가지도 못할 것이므로 의료비지출은 줄어들 테니 그것을 좋아해야 하는 것인가? 아니나 다를까 그런 주장들을 떠들면서 의사들이 역시나 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경증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의사라는 것들이 그러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질병은 진짜 숨넘어가기 전까지 가벼운 이상신호만 보낼 뿐이고 그것을 조기에 잡아내기 위해서라도 경증에 대한 보장을 줄여서는 안된다는 전제를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왜? 그래야 자기들의 일이 줄어들 테니까.

 

결국 의사증원을 반대하는 저들의 논리란 이 한 마디로 귀결이 되는 것이다. 아니 의사증원을 반대하기 전에도 저들은 자신들의 과중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건강보험 적용의 축소를 주장하고 있었다. 꼭 필요한 능력이 되는 환자들만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경증에 대한 적용을 없애거나 줄여야 한다. 의사라는 직업이 가지는 희소성을 유지하면서도 업무의 부담도 줄일 수 있도록 경제적인 여건이 안되는 시민들의 건강을 포기해야 한다. 결국 이기심이다. 더 편하게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으니 그러는 것이다. 의사라는 사명감에 투철한 의사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닐 테지만 최소한 대부분 의사들이 생각하는 사고의 수준이란 이런 정도인 것이다. 그것을 그동안 지켜봐 왔으니 대부분 시민들이 의사들의 편에 서지 않는 것이고. 그동안 의사들이 쌓은 업보라 보면 될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진짜 재미있다는 것이 평소 다른 직업이 파업하면 못배운 것들 어쩌고 하던 의사들이 새삼 파업을 시민의 권리라 주장하고 나서는 장면일 것이다. 어째서 진보가 자신들의 파업을 지지해주지 않느냐며 열변을 토하는 인간도 보이던데, 진짜 어이가 없어 웃었다. 누칼협이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쓰던 인간이 자기들이 궁지에 몰리니 시민의 권리 운운하며 자신들의 투쟁을 지지해달라 하고 있으니 어찌 웃기지 않겠는가. 누가 칼들고 협박한 것도 아닌데 대우가 뭣같으면 그만두고 다른 일 하면 되는 거지 왜 그것 가지고 징징거리며 떼를 쓰냐던 것들이 이제 와서 같은 입으로 다른 말을 하고 있다. 그만큼 윤석열 정부가 무서운 것일 게다. 병신 찌질이새끼들. 어디 누가 하는 짓거리와 비슷한 것을 보니 공부만 잘하는 찐따란 어디나 같은 모양이다. 그게 의사라는 것일 테지. 늬들이 뽑은 정부니 늬들이 알아서 하라. 웃기지도 않는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