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버스타고 나가면 진료거부에 참여하지 않은 병원이 있어서 CT 찍고 스태플러로 고정하고 왔다. 뭔 일이 있었는가는 어제글 참고. 다행히 뇌에는 아무 이상도 없다더라. 당연하다. 그동안 운동으로 단련한 승모근이 있고 무엇보다 재빠르게 먼저 부딪히며 아직도 아픈 오른쪽 팔꿈치가 있다. 단지 하필 부딪힌 부위가 재수없게 날카로워서 보기에 심하게 찢긴 상처가 났던 것 뿐이다. 의사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아마 여기서도 썼는가 모르겠는데 나 역시 몇 년 전부터 의료수가 현실화를 주장해 온 사람 가운데 하나였었다. 노력한 만큼 돈을 번다. 실력 만큼 대가를 받는다. 공공을 위해 기여한 만큼 대우를 누린다.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그만큼 의사는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들이고, 또한 하고 싶다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기도 하다. 한 사람의 의사를 길러내기 위해 들어가는 돈과 시간과 노력들을 생각해 보라. 마찬가지로 그렇기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자면서 나라의 관문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요원들에 대해서도 충분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라의 첫관문인 공항의 보안검색부터 뚫리면 어쩌려고?

 

아무튼 그래서 의사들이 실수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의료수가를 올려달라 주장했다면 당장 나부터 차라리 건강보험료를 올리더라도 그리해야 한다 동의해 주었을 것이다. 힘들고 어렵고 그래서 많은 이들이 기피하는 과목일수록 더 높은 수가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면 역시 그러는 것이 옳다며 적극 지지해 주었을 것이다. 지방으로 가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으니 그만큼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주장했다면 역시 타당하다 지지했을 것이다. 더불어 한의학에 대해서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편이기에 그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면 역시 동조하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환자를 볼모로 진료거부까지 하는 것은 바로 지금처럼 언제고 환자가 될 수 있는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차라리 의사를 위해서 내가 거리로 나가 시위를 하더라도 의사가 환자를 버리고 진료거부를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문제는 얼마든지 명분을 가지고 대중의 지지까지 등에 업어가며 정부와 싸울 수 있었음에도 정작 전혀 엉뚱한 사안을 앞세워 심지어 환자를 볼모로 잡는 행동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러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중이 아닌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그런 극단적인 행동까지 하고 있다. 어떻게 이해해 주어야 하는가. 그래서 멍청하다는 것이다. 저것들이 대한민국에서도 가장 머리좋고 공부도 잘한다는 인간들이 맞기는 한가 싶을 정도다. 물론 이해한다. 정부가 바로 받을 수 있는 사안으로 진료거부의 명분을 삼으려 했다면 벌써 정부가 양보하여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을 것이다. 정부를 공산주의라며 공격하는 이미지를 본 적이 있는가? 바로 의사란 것들이 많들어 퍼뜨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처음 양보의사를 밝혔을 때 의협의 발언을 기억한다. 정부를 믿을 수 없으니 정부의 유보안도 받을 수 없다.

 

처음부터 그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사실 의대정원 증원이나 공공의대 설립 자체는 정작 저들에게 그렇게 크게 절박한 이슈가 아니었는지 모른다. 실제 지금 파업을 지지하는 의사나 교수들 가운데 상당수가 지난 정부에서 공공의대의 설립과 의대정원의 증원을 주장했던 이들이기도 하다. 그러면 왜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행동을 보이면서까지 그렇게 절박하게 반대하며 정부와 싸우려 하고 있는가. 그게 목적이다. 정부와 싸우는 것. 정부를 꺾는 것. 그래서 의사란 것들 입에서 공산주의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독재니 전체주의니 하는 정치적 수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끝까지 싸워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양보해서는 안되며, 설사 정부가 양보해도 자신들은 끝까지 버티며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니까 유보도 아니고 협의도 아니고 무조건 철회다. 그러면 그동안 협의해 온 다른 주체들은? 의사만 국민인가?

 

그래서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아니 그렇기 때문에 이만큼이라도 지지를 받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언론이야 MBC 정도를 빼고 주류언론은 모두가 정부의 반대편에 서 있다. 정부의 잘못을 비판하는 정도가 아니라 만들어서라도 공격하고 거꾸러뜨리려는 놈들이 바로 언론이란 것들이다. 그런 언론을 등에 업고, 정부와 여당에 어떻게든 흠집을 내려는 야당의 지원을 받고, 무엇보다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40% 남짓한 국민들이 그들의 행동에 힘을 실어주려 한다. 처음부터 계산된 행동인 것이다. 이렇게 의사들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기득권이라 할 수 있는 절반이 힘을 모으면 정부를 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진료거부를 결정했고, 진료거부를 행동으로 옮길만한 명분을 찾았다. 아니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의료의 질도 떨어지고 의료비용도 늘어날 거라는데 그러면 의대정원 줄이면 의료의 질도 높아지고 비용도 줄어든다는 것인가.

 

그러니까 결국 가짜뉴스까지 퍼뜨려가며 정부를 의도적으로 흠집내려 발악하고 있는 것일 게다. 과연 의사것들이 정부를 공격하며 퍼뜨리는 내용 가운데 사실인 것이 몇이나 되던가. 하다하다 조국 전장관이며 그 딸에 대한 가짜뉴스까지 퍼뜨리는 행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전쟁이다. 정치적인 목적에서 시작된 전쟁이고 그 첨병에 의사들이 있는 것이다. 어제 피투성이가 되어 찾아간 병원 응급실에서 봉합할 수 있는 의사가 없어 곤란하다는 말에 지금도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이유인 것이다. 의사들이 정당하면 굳이 의사가 직접 나설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결국에 자신들의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 손잡은 집단들을 보라. 그런데도 저들의 정치적 행위를 용납해야 하는 것일까?

 

언론도 일관성을 지켜야 한다. 민주노총이며 철도노조가 파업했을 당시 언론은 무엇이라 떠들었던가. 정치적 파업은 안된다 단언하지 않았던가. 이런게 바로 정치적인 진료거부인 것이다. 하긴 그런 언론들부터가 하나같이 정치적인 것들이니. 한국사회의 민낯을 보여주는 사안이라 할 수 있을까. 한국 사회에서 엘리트라 할 수 있는 의사들이 어째서 저리 극단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인가. 원래 그런 놈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런 놈들이 이번 진료거부에 동참하고 있다. 바로 현정부에서, 아니 다음정부에서까지 반드시 청산해야 할 적폐 자체인 것이다.

 

오늘 나를 치료해 준 의사는 정말 고맙다. 항상 의사들에게는 고마운 감정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간호사들에게도 그래서 혹시라도 결례를 범하지 않는가 말이며 행동을 조심하는 편이다. 그러고보면 이것도 문제다. 환자를 의사 혼자 치료하는가. 코로나19 방역에 가장 많이 가장 열심히 기여한 이들 가운데는 간호사도 적지 않다. 머릿가죽을 스태플러로 찍은 채로 그래서 고마운 마음에 한 마디 해 본다. 좋은 일을 하는 이들에게는 정당한 대가가 돌아가야 한다. 상식이고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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