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나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과 검찰에 대해 한 마디 할 때마다 오히려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윤석열에 대한 대중의 지지만 높아졌던 이유는 하나였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최고수반이다. 법무부장관은 검찰청이 속한 법무부의 수장이다. 모두가 아는 것이다. 대통령이,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보다 위에 있다. 그런데 그런 존재가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서 하급자를 압박한다면 대중이 보기에 어떻겠는가. 한 편으로 약자의 편을 들고 싶기도 할 테고, 한 편으로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해지기도 할 테고, 그런데 언론은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그래서 문제라는 것이다. 그동안은 대통령이나 장관이 상급자로서 윤석열을 압박하는 모양새였다면 이제부터는 하급자인 윤석열이 징계를 받더니 대놓고 장관도 아닌 대통령에게 들이받는 모양새인 것이다. 그러면 더 궁금해지겠지. 도대체 뭘로 징계를 받았을까? 징계받은 사유가 무엇일까? 그 사유들은 사실이었을까? 그리고 그보다 앞서 아무리 그래도 일개 검찰총장이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거는가. 그동안 오만 프레임에 갇혀 있던 것이 청와대와 법무부였다면 이제는 그 관계가 역전이라는 것이다. 검찰이 이제 대통령마저 우습게 여기고 수사도 아닌 소송을 걸고 있다. 정서적으로 그런 행위 자체에 대해 반감을 가진 국민이 아직 많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지지율이라도 낮으면 또 모르겠다. 리얼미터 제외하고 다른 여론조사기관에서는 아직 40%대 중반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대통령에 대한 적극적인 비토층은 그보다도 더 적다. 현직 대통령을, 그것도 실정이 아닌 인격적으로 공격함으로써 차기 대선후보로써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은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친 다음에나 가능한 것이다. 그것도 경쟁관계에 있는 정파에 속한 유력인사가 그러는 것이면 상관없는데, 같은 정당이거나 혹은 상하관계에서 그러는 것은 오히려 자살행위인 것이다. 정동영이 민주진영 표조차 다 받지 못하고 참패한 이유였다. 이명박의 득표율은 높았지만 득표수는 의외로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냥 이명박은 싫은데 정동영도 싫어서 투표 포기한 사람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벌써부터 현직 검찰총장으로서 대놓고 대통령과 적대하는 것이 윤석열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더구나 당장 국회에서 압도적인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여당인 민주당이란 것이다. 억지든 뭐든 혐의가 있다고 수사하는 정도를 넘어서 일개 검찰청장이 대통령을 노리고 저격하기 시작했는데 과연 민주당이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그래도 어느 정도 명분과 절차를 밟아가며 게기는 것과 정면으로 덤비는 건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란 것이다. 무엇보다 대통령을 정면으로 노린다는 것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도 노골적으로 적대하겠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아도 추미애 장관이 의도한 윤석열의 징계국면으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검찰개혁에 대해 다른 소리를 내던 목소리가 완전히 잦아들다시피 한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심지어 조응천조차도 대놓고 검찰의 편을 들지 못한다. 박용진조차 국회의원 배지를 걸지 않는 이상 민주당 안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지는 못한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는가? 검찰총장의 탄핵을 넘어서 아예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박탈하는 법안까지 준비중에 있다. 윤석열이 정직중인 2개월 안에 처리가 가능하다.

 

언론을 너무 믿으면 안된다는 뜻이다. 언론의 목적은 문재인 죽이자는 거지 윤석열 대통령 만들자는 게 아니다. 윤석열 살리자는 게 아니라 문재인 죽이자는 것이다. 그것을 몰라 정동영이 제 죽을 자리를 제 손으로 팠었다. 노무현 까면 언론이 띄워주니 신나게 노무현 까다가 정작 자기에게 표를 줄 지지자들마저 등돌리게 만들었었다. 누구라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저 한겨레조차 친노친문만 민주당에서 지울 수 있으면, 아니 민주당만 망하게 할 수 있으면 전두환이 광주에서 학살을 저지른 것도 우국충정에서 그런 것이라며 빨아주는 기사를 써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의당이야 예전부터 호남 욕하던 놈들이니 말할 것도 없고. 그런 놈들 믿고 일을 그렇게까지 벌이는가.

 

이런 놈을 정무감각 있다고 기대를 거는 국민의힘 지지자가 이제와서 불쌍해 보일 정도다. 아무리 대통령에게 쌍욕 박는 국민이라도 그래도 대통령인데 하급자가 소송까지 거는 상황을 달가워 할 것인가. 하긴 어차피 국민의힘에서도 반기지 않고, 반기는 정당에서는 당선확률도 떨어지고, 진짜 대통령에 나갈 생각이 있기는 한가 의문일 정도다. 진짜 그렇게까지 세상물정을 모를까? 방구석에 쳐박혀서 고시공부만 하다가 영감님 소리 들으니 세상이 만만해 보일 수도 있겠다. 변호사생활도 길게 못했었다는데. 재미있게 돌아간다. 한 번 꼬라지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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