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하지만 지난 총선 끝나고 정의당이 내뱉은 첫마디가 '민주화세대와의 단절'이었다. 한겨레의 '민주화세대는 기득권이다'라는 기사로 그 이유를 보충해 주었다. 한 발 더 나아가 일베는 80년대 민주화운동이 없었다면 오히려 민주화세대 없는 올바른 민주화가 이루어졌을 것이라며 그 시절을 폄훼하기도 한다. 당연히 더 올바른 민주화를 이룰 주체는 전두환일 것이다. 이해가 되는가? 어째서 윤석열이 전두환을 찬양해도 자칭 진보에서 비판이 없는지?

 

더이상 진보는 민주화진영에 속하지 않는다. 민주화의 공과를 공유하지 않는다. 민주화는 오로지 민주당의 몫이다. 그래서 유우성씨를 무고하게 간첩으로 몰아 기소까지 한 검찰에 대해 오로지 민주당만이 사죄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그동안 자칭진보와 공유하고 있던 이슈들, 이를테면 가습기살균제나 일본군위안부, 세월호, 김학의 등에 대한 자칭 진보들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검찰은 옳고 법원은 정의롭고 그 결론에 다른 이견은 있을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은 거슬러 곽상도의 유서대필조작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재명은 유서대필조작의 당사자인 곽상도를 가차없이 비판하는데 오히려 정의당은 그런 곽상도를 위해 이재명에 대한 음해마저 서슴지 않는다. 무슨 의미이겠는가.

 

그래서 자칭진보는 윤석열을 지지할 수 있는 것이다. 심상정이 대선에 나오겠다 설치은 이유다. 이정희였나? 통진당 대표. 문재인 돕겠다고 나왔다가 민폐만 끼치고 들어갔다. 지난 보궐선거에서도 자칭 진보의 후보는 자칭진보가 민주당 후보를 공격하는 명분을 제공하기 위해 출마한 것이었다. 자기들 후보가 있어야 민주당 후보를 욕하기 쉽다. 그래서 결국 국민의힘 후보는 내버려두고 민주당 후보만 처음부터 끝까지 말꼬투라 하나까지 잡아 집요하게 공격했다. 어째서 민주진영에서 윤석열만 공격하면 정의당에서 바로 옹호하는 논평이 나오는가.

 

전두환따위 상관없다. 박정희가 어떻든 자기들과 아무 상관이 없다.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져 온 기류다. 진보는 반일, 반독재와 전혀 상관없는 가치인 것이다. 민족이니 민주니 하는 것보다 더 고귀한 진보의 가치가 있다. 굳이 민주화운동이 아니더라도 진보적인 가치가 실현될 경로란 그 밖에도 많이 있는 것이다. 일베들과 통한다. 자신들은 진보지 민주화진영이 아니다. 다행이다. 저것들이 민주화의 공을 나누겠다 설쳤으면 참 짜증날 뻔했는데.

 

한 번 지켜볼 일이다. 과연 대선에 심상정이든 이정미든 출마해서 누구를 더 비판할지. 아니 누구를 향한 비판을 스스로 검열하려 들지. 정의당 청년당원들이 투표할 후보와 자칭 진보언론이 지지할 후보도 궁금할 따름이다. 진중권 강준만 김규항 무리들은 이미 결정한 듯 싶지만. 그래도 어려운 사법고시 붙으신 분인데. 영감소리 듣고 심지어 검찰총장까지 하신 분이다. 민주화따위. 민주주의따위. 그게 지금 자칭진보다. 굳이 언급할 가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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