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내가 민주당 지지를 그만둘 수 없는 것이다. 지금 당장 정권이 바뀌고 국민의힘이 의회까지 장악하면 어떻게 될 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기만 하다. 겨우 무기직 되었는데 해고가 쉬워질 테고, 차라리 일하는 시간을 줄여 일상의 여유를 챙겨볼까 하는 계산도 무모한 것이 되어 버리기 쉽다. 그게 국민의힘이다. 아니 정확히 이 사회 엘리트란 것들의 사고다.

 

아마 최재형이나 윤석열이나 어려서 부모에게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을 것이다.

 

"너 공부 열심히 안하면 저렇게 된다."

 

도시미화원이나, 혹은 공장노동자, 공사장 잡부들을 보면서 그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하고 고통스러운지 계속해서 들으며 그를 동기삼아 공부해서 서울대 법대에도 진학하고 사법고시도 합격했을 것이다. 즉 저들은 그만한 삶을 사는 게 당연하다. 아니 오히려 저런 삶을 살지 않으면 안되는 이들이다. 저렇게 되지 마라.

 

명문대 출신 자칭 진보들이 더이상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진보의 가치에 천착하지 못하는 이유인 것이다. 아니 심지어 처음부터 노조집행부라는 꽃길을 걸었던 자칭 노동자총연맹들도 이제는 이해못하는 남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그냥 노동자는 이렇다. 노동자의 삶이란 이런 것이다. 그런 전형성 위에서 노동자 정책을 주장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들은 노동자의 현실을 직접 몸으로 겪어 본 적이 없었다.

 

당장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최저임금을 올리고, 근로시간도 단축하고, 법정공휴일도 챙겨주고, 산업재해에 대한 대처도 하고, 필요없다. 전부 아니면 전무다. 자기들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그냥 이대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최저임금인상도 근로시간단축도 중대재해법도 정의당과 민주노총은 반대했었다. 참고로 중대재해법을 누더기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 국민의힘은 그 결과 노동존중의 정당까지 되고 있었다.

 

아무튼 이런 것이 이 사회 엘리트란 것들의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생각인 것이다. 더 적은 돈을 받더라도 더 많은 시간 일해서 돈을 벌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도무지 사람이 먹을 수 없을 것 같은 저질 식품이라도 값싸게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그들을 위한 것이다. 우습게도 상당수 2030 청년세대가 그런 주장에 크게 동조하고 있기도 하다. 자신이 그런 처지에 놓였어도 경쟁만 공정하다면 패배자나 낙오자는 그런 삶을 사는 것이 결과적으로 정의롭다. 괜히 20대 남성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은 것이 아니다.

 

비교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조응천 금태섭 박용진이라고 민주당에서 대놓고 이따위 소리 지껄이는 인간은 없었다. 하다못해 이상직조차도 대놓고 노동자의 삶과 지위 권리에 대해 주장하지는 못했었다. 같은 엘리트고 같은 기득권이지만 국민의힘은 물론 정의당과도 민주당이 비교가 되는 부분이다. 때로 아주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아무리 그런 민주당이 아닌 다른 정당을 지지한다는 게 노동자인 내게 가능한 일인가.

 

노동자를 진정으로 위하는 정당은 이제 하나 뿐이다. 민주당. 혹은 열린민주당. 정의당은 아니다. 정의당은 기득권 여성들을 위한 정당이다. 자칭 진보란 기득권 여성들을 위한 이념이다. 윤석열과 최재형이 가르쳐준다. 윤석열과 최재형을 지지하는 정의당이 주류들이 그 사실을 명확히 해 준다. 윤석열이 120시간 노동을 주장했음에도 정의당은 나서서 김건희를 변호하고 있었다. 영부인이 되려는 사람이지만 여성이니 검증해서는 안된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끝으로 지방으로 가면 생활비가 적게 들 테니 임금을 적게 받아도 괜찮을 것이란 주장 역시 그냥 관념에 의한 스테레오에 지나지 않는다. 거주비는 적게 드는데 문화생활을 좀 하려 해도 인프라가 열악해서 몇 배의 수고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도시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도 어렵게 품을 팔아야 겨우 구할 수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어떤 것들은 오히려 지방이 더 비싸기도 하다. 노동자는 이런 존재다. 지방은 이런 곳이다. 한 번 제대로 살아보기를 했는가.

 

어째서 2030은 국민의힘을 더 지지하는가. 특히 그토록 공정을 강조하는 2030들이 국민의힘에 대한 강한 지지를 보이고 있는 것인가. 모르긴 몰라도 그 대다수는 대학생들일 것이다. 명문대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에서 일어난 일들을 보라. 그래서 민주당이 더이상 2030 남성들의 여론에 귀기울일 필요가 없다 주장하게 되는 것이다. 윤석열과 최재형이, 그리고 정의당의 청년당원들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 엘리트의 현주소다. 서글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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