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잘보면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 아니 최소한 남들보다 못하지 않다는 사실 정도는 입증할 수 있다. 그러므로 미화원도, 보안원도, 시설관리원도, 조리사도 모두 시험을 봐서 뽑아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시험이란 실기테스트가 아니다. 말 그대로 시험이다. 서울대에서 미화원들에게 강제했던 바로 그것이다. 그러므로 그 시험을 가장 잘 본 서울대 출신에 심지어 사법외무행정 3대고시 합격자라면 가장 우월한 인간들이라 할 수 있다.

 

단지 관심이 없어서 모를 뿐이다. 그다지 노력할 가치가 없어서 못하는 것 뿐이다. 자기들이 하려 하면 누구보다 더 잘 할 수 있다. 실제 그동안 만났던 서울대 출신들에게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공통된 특징들이다. 항상 서울대 출신임을 드러내며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과시하려 하고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다른 사람들보다 얼마나 우월한가를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래서 서로가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서울대 나왔는데 마음만 먹으면 뭔들 못하겠는가.

 

윤석열과 최재형이 아무 준비도 없이 대뜸 대선에 출마하겠다 결심부터 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보수는 몰라도 심지어 진보를 자처하는 정당과 언론과 지식인들이 그들을 지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대 출신에 사법고시까지 합격했으니 당장은 몰라도 잘만 주위에서 가르치고 도와주면 최소한 서울대도 못나온 다른 정치인보다야 몇 배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서로 이념도 지향도 성향도 정책도 다름에도 걱정하지 않는 것이다. 서울대 나왔으면 언젠가 올바른 정답을 스스로 찾아내게 될 것이다. 자기들의 정답에 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 것처럼. 

 

무식한 정도를 넘어섰다. 무식한 것이 아니라 무관심한 것이다. 그만큼 그들에게 평소 가치없는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저 물류센터에서 몸쓰는 일이나 하는 나조차 경제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자기만의 규준을 가지고 있는데 저들에게는 그런 것이 전혀 없다. 그런데도 지지한다. 그런데도 한 몸 바쳐 지지한다. 다른 이유를 생각할 수 없다. 더구나 윤석열이라면 문재인을 확실히 죽여 줄 테니까. 너무 뻔해서 말할 기운조차 없는 것이다. 날이 너무 덥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