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회에서 좀 배웠다는 인간들의 서울대에 대한 컴플렉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서울대를 나왔든 나오지 않았든 서울대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의식과 사고가 왜곡된다. 서울대는 특별하다. 그 가운데서도 법대, 그 가운데서도 사법고시 합격자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 수많은 경쟁자들을 이기고 오로지 자기 실력과 노력으로 최고의 자격을 손에 넣었다. 그것만으로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끝난 것이다.

 

언론이 한때 조국 전장관을 물고 빨았던 이유였다. 그리고 한순간에 등을 돌린 이유이기도 했다. 아무것도 아니었다. 진짜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봐야 사법고시도 합격하지 못한 교수나부랭이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고작 경희대 대통령 주위에서 그를 보좌하는 역할에 지나지 않았다. 역시 진짜는 사법고시에도 합격하고 대통령과도 맞짱뜰 수 있는 검찰총장이 아니겠는가. 정의당이 그나마 민주당과 우호적이던 입장을 뒤집고 본격적으로 국민의힘과 같은 배를 타기 시작한 기점이었다. 그래도 이 참에 진짜 서울대 대통령 한 번 만들어 봐야 하지 않겠는가.

 

거기다 공범이라는 것도 있다. 지금껏 대통령후보로서 윤석열이 내세울 수 있는 이미지나 역량, 성과 들은 거의 언론이 합작해서 만들어 준 것이었다. 윤석열이 현정부와 민주당을 공격하는 동안 언론은 그와 협력하여 대선후보로서 그의 모든 것을 만들어 주었었다. 이제와서 그런 윤석열의 치부를 까발린다? 실체를 드러낸다? 그동안 해 온 일들이 있는 것이다. 그를 통해 이루어낸 결과들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을 부정하게 되면 그 모든 것들도 다 부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건 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실 말이 안되는 일이다. 현직 검찰총장이 사퇴하자마자 바로 특정정당의 대선후보로 나서다니. 그야말로 현직에 있을 때부터 이미 정치적 선택을 하고 있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그 명분으로 앞세웠던 자신에 대한 정치적 탄압 또한 법원의 판결을 통해 오히려 약소한 수준이었음이 드러났다. 그런데 언론들은 어떠했는가. 특히 진보라 자처하던 언론들의 태도가 어떠했는가. 민주당에 대해서는 그리 추상같던 언론들이 그런 부정한 행보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했었는가. 그를 위해서 자기 독자들을 기득권집단이라며 매도하던 게 바로 한겨레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후보인 것이다. 철저하게 치부를 감추고, 무능을 왜곡하고, 악행을 지우며. 그런데도 고작 언론에 휘둘리기 좋은 6070 중심의 당원투표에서 몰표를 받아 국민여론조사에서의 압도적 열세를 뒤집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마저도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21만의 표가 움직여서 바뀐 결과였다. 그동안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데 공동전선을 이루고 있던 보수지지층에서조차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이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제 6070마저 물러나고 언론에 대한 불신이 더 큰 이후 세대들이 주류가 된다면 과연 언론은 어떻게 되겠는가.

 

아무튼 재미있는 것이다. 심상정이 윤석열을 위해 고발사주에 물을 타려 벌써부터 아주 필사적이다. 지금 공수처에서 수사 열심히 잘 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특검이란다. 그것도 이재명까지 묶어서 같이 특검하잔다. 무슨 의미겠는가. 특검이란 사법이 아닌 정치의 영역에 한 발 걸치고 있는 제도다. 정치적으로 해결하자. 이재명과 함께. 그러면 어떤 정치를 말하는 것이겠는가. 조국을 추방한 서울대의 연대는 어느때보다 굳다. 참 잘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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