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김학의 출국금지를 다시 들쑤시는 이유는 별 것 없다. 이를테면 이슬람교도에게 돼지고기를 강제로 먹이는 것과 같은 것이다. 혈통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귀족을 포로로 잡아서 가장 비천한 신분의 사람으로 하여금 모욕하도록 만든다. 김학의같은 파렴치한 범죄자를 출국금지시켰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수사의 대상이 되고 사법처리의 가능성까지 이야기된다. 원칙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일수록 그런 상황을 견디기가 무척 힘들 것이다.

 

대통령의 지시로 인해 김학의에 대한 재수사가 시작된 점을 들어서 김학의가 정권에 의한 희생양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몰아가려는 것인지 모른다. 심지어 한겨레 기자새끼들조차도 출국금지시킨 그 시점에 김학의가 검찰에 의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중이다. 당시 김학의는 피의자도 무엇도 아니었고 무혐의로 수사가 종료된 일반인 신분이었다. 무슨 뜻이겠는가? 정권에 의한 사찰이고 표적수사고 희생양이다. 말도 안된다 여기겠지만 지금 언론 상황을 보라. 정치권 상황을 보라. 시민사회단체들의 현실을 보라.

 

당장 정의당의 입장부터 너무 분명하다. 박범계 지명자의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이 문제를 묻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다. 김학의를 출국시켰는데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뭘 어쩌라고? 절차에 문제가 있었으니 김학의가 해외로 도피하도록 내버려두었어야 했다는 것인가? 아니면 절차에 문제가 있었으니 불법적으로 사찰당하고 출국까지 금지당한 김학의가 억울한 피해자라는 것인가? 그것을 또 왜 하필 신임 법무부장관에게 묻겠다는 것인가? 김학의 사건에 대해 재수사토록 하고, 그를 끝내 법정에 세운 것이 정권차원의 심각한 범죄라 여기는 것은 아닌가? 바로 한겨레의 입장과 정확히 일치한다.

 

원래 정의당은 작년 심상정이 탄핵발언을 하던 그 순간부터 지금을 기다려 왔었을 것이다. 비로소 확신이 생겼다. 주호영이나 윤석열이나. 언론은 이미 자기들 편이다. 김학의를 재수사하던 당시 그토록 열을 올리던 언론들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보라. 김학의의 범죄는 사라지고 김학의를 출국금지시킨 위법성만 남아 뉴스에 오르내리는 중이다. 김학의는 무혐의였다. 김학의는 일반인이었다. 청와대가 개입했다. 대통령이 지시했다. 웃기는 건 출국금지 자체는 장관이나 법무부의 재량으로 피의자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법적으로 가능하더라는 점이다. 그야말로 환관 조고가 일부러 대신들 앞에 사슴을 던져놓고 말이라 한 상황과 닮아 있는 것이다.

 

어째서 하필 김학의였는가면 김학의야 말로 자신들이 연합한 힘이 어떠한가를 확인할 가장 훌륭한 소재이기 때문이었다. 김학의같은 파렴치한 범죄자조차 억울한 희생양으로 만든다. 권력에 의한 무고한 피해자로 만들어 오히려 그를 수사하고 체포하고 처벌한 이들을 공격할 칼로 돌변하도록 만든다. 거기에 오히려 인간의 존엄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자칭 진보들이 앞장선다면 얼마나 그림이 좋겠는가. 그러니까 정의당이 총대를 매는 것이다. 한겨레가 그럴싸하게 논리를 퍼뜨리고 나서는 것이다. 사법부는 기다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하고 법정에 서는 순간을. 김학의같은 파렴치범을 출국금지시켰다는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게 될 그 순간만을. 그러면 국민은 어디 있는가?

 

그래서 문제다. 국민은 과연 개돼지인가? 스스로 판단할 줄 아는 주체일 것인가? 과연 언론과 정치권과 검찰과 법원과 시민사회단체까지 총동원된 지금의 상황에서 과연 제대로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대처할 수 있을 것인가?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렸을 것이다. 대통령이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닌 저들의 마음대로 여론이 움직이고 국가가 움직이는 절망적인 미래를 걱정해야 할 지 모르는 것이다. 그러니까 정의당도 한겨레도 홍세화도 한 발 담근 것이겠지만.

 

바로 그제였다. 정의당이 김학의 출국금지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 워낙 일때문에 바빠서 지금에서야 겨우 검색해서 찾아 볼 수 있었다. 너무 예상한 대로라 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김학의의 인권이 그리 소중하다. 김학의가 저지른 범죄를 처벌하기보다 법적인 절차를 지켜 그 권리를 보호해 주는 것이 정의당과 자칭 진보에게는 그리 정의롭다. 지지자 있으면 한 번 떠들어 보라. 그렇다고 법에 없는 권한인가? 그래서 늬들이 버러지인 것이다. 역겨운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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