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지난 정의연 논란 당시 자칭 진보는 선택했을 것이다. 위안부문제의 해결에는 원래 두 가지 방향이 있었다. 하나는 일본과 외교적으로 풀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역사문제로써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전자를 대표하는 것이 박근혜의 위안부협상이었고 후자가 정의연이었다. 그리고 자칭 진보는 당시 정의연의 내부사정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었으면서도 수구언론의 보도를 뒤쫓으며 선택을 했었다. 정의연은 버린다.

 

원래는 박근혜의 위안부협상에 부정적이던 여론이 언론의 정의연에 대한 집중공격 결과 정의연을 부정하고 위안부협상에 대해 재평가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수 십 년 간 이어져 온 수요집회며 소녀상까지 철저히 조롱당하고 모욕당하며 부정당하기에 이르렀다. 누가 그런 상황을 만들었는가? 시작은 조중동이었지만 사정을 알면서도 철저히 그들의 논리를 쫓았던 자칭 진보에 있는 것이다.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게 더 괘씸한 이유다. 그 결과 위안부문제는 불쾌한 기억과 더불어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고 말았다.

 

하긴 그래서일 것이다. 최근 위안부 이슈에 대해 자칭 진보가 전처럼 적극적이지 않은 것은. 오히려 한겨레는 일본의 입장을 고려해서 과거사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기사를 노골적으로 내보내고 있을 정도다. 무슨 의미인가? 반정부를 위해서라면 친일도 상관없다. 반정부를 위해서라면 위안부문제도 얼마든지 일본의 입장에 맞출 수 있다. 그것이 진정한 진보이며 언론의 공정성이고 객관성이다. 대단한 자칭 진보이지 않은가?

 

원래 자칭 진보의 입장이기도 했었다. 정확히 자칭 진보를 장악한 여성주의의 입장이다. 남성이 잘못이지 무슨 일본의 잘못인가? 조선의 남성들이 조선의 여성들을 팔아치운 것이지 위안부 문제에 무슨 민족까지 개입될 여지가 있는 것인가? 아주 오래전 자칭 진보들과 논쟁하며 들었던 이야기였다. 나쁜 것은 조선의 남자들이지 일본이 아니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 정의연 공격에 앞장섰던 것일 수 있겠다.

 

차라리 이명박근혜가 옳았다. 차라리 이명박근혜가 더 나았다. 실제 성한용은 이명박이 유죄판결을 받는 날 그에 대한 안타까움을 장문의 글을 통해 드러낸 바 있었다. 노무현이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 번도 써 본 적 없는 온정 가득한 단어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심지어 솔직하게 이명박근혜시절이 더 나았다며 고백하는 기자도 있었다. 과연 한겨레 만이겠는가. 정의당도 이명박근혜 시절이 더 나았다. 저들이 분노하는 진짜 이유다. 진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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