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돈 없다고 월급 깎아서 입사한 적이 있었다. 욕 무지 먹었다. 니가 그렇게 받으면 다른 사람은 어쩌냐고.

 

그래서 최저임금제가 있는 것이다. 아니면 조금 없이 아껴쓰면 된다고 얼토당토 않은 돈에도 일하겠다는 놈들이 넘쳐나며 다른 사람 월급까지 함께 깎이고 만다. 내가 100만원 받으며 일하겠다는데 옆에서 자기 80만원이면 된다고 나서면 어찌해야겠는가. 일 할 곳은 뻔하고 일은 해야겠고 노숙하며 일하는 수밖에.

 

가난할수록 오히려 보수적이라는 말이 맞는 모양이다. 쉼터 같은 집에서 살게 해 주면 120만원 받고도 얼마든지 일하겠다. 상상을 뛰어넘는다. 지금 기준이 아니라 2014년 기준으로도 그 돈 받고 할 만한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시켜주지도 않는다. 원래 자주 왕래할 수 없는 곳에 관리할 건물이 있을 때 돈을 많이 주거나 아니면 그만큼 믿을만한 사람을 골라서 일을 맡긴다. 아니면 돌아보지 않는 사이에 뭔 짓을 할 줄 알고.

 

관리비 포함 120만원 받으면서 사고치지 않을 사람이면 솔직히 못 구한다. 싸면 믿을 수 없고, 믿을만 하면 싸지 않다. 사람 구할 때도 거의 법칙처럼 통하는 상식이다. 진짜 숙식제공 120만원도 기꺼이 할 놈들이면 그런 일 절대 맡기지 않는다. 그래서 어려운 것이다. 줄 수 있는 돈은 뻔한데 그러면 누구에게 관리를 맡겨야 하는가. 조금만 사정을 알아도 오해 자체가 불가능한 사안이라니까.

 

그냥 관리가 아니다. 가끔 둘러보고, 필요하면 아무때고 시설도 이용해 보고 하는 그런 일이 아니란 것이다. 그래서 안 시켜주는 것이다. 당장 아무때고 필요해서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바로 불편함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항상 관리하고 준비해 두어야 하는데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한가할 리 없다. 오히려 번거롭다. 아무일없어도 매번 한 번 씩 돌아보고 혹시라도 문제가 있지 않은가 살펴보고 필요하면 직접 수리까지 해야 한다. 외부인의 침입은 항상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하물며 시설을 직접 이용하며 관리한다?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은 이런 일 안 시킨다는 것이다.

 

돈같은 것 받지 않으면서도 시켜주면 할 사람 널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받는 돈이야 얼마든 일단 시켜 준 것이 문제인 것이다. 그러니까 말하는 것이다. 당시 그 돈 받고 그 일을 해 줄 수 있는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 같은가. 120만원이 그렇게 많은 돈인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보다 훨씬 많이 받으면서도 항상 적다고 당장 일을 그만두네 마네 하는 사람들만 거의 주위에 있다 보니. 당장 나부터 숙식제공이고 뭐고 120만원이면 다른 일 알아본다. 한 번 직접 구해보기 바란다. 시설관리며 정비도 하면서 경비도 설 관리린을 월 120만원에. 마지막 2년은 월 50만원에. 

 

세상엔 첨 거지새끼들이 많기도 하다. 저런 놈들 때문에라도 최저임금은 지켜져야 한다. 최저임금 사라지면 당장 내 월급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더구나 월급 120만원이 아닌 관리비 포함 120만원이다.

 

그냥 상식에만 비추어 생각해 봐도 분명해질 것이다.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다. 어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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