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전 내가 전해들은 2번남 버러지들의 계산은 그랬었더란다. 자신들이 결집해서 민주당을 선거에서 지게 만들고 몇 놈 쯤 죽게 만든 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자신들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을 만들어 보겠다. 그럴 수밖에 없는게 안희정과 박원순과 오거돈이 있는데 여성들이 민주당을 지지하겠느냐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이었다. 민주당 정치인들 다 죽이고 난 뒤에도 여전히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맞서서 자신들을 위해 싸워줄 것이라는 순진함도 있었다. 민한당같은 사쿠라 야당의 존재를 모르는 놈들이기에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상황이 꼬이고 말았다.

 

최금 여기저기 다니며 이 버러지 새끼들 글쓰고 댓글 다는 거 보면서 느끼는 것이다. 얘들도 지금 뭔가 좆돼가는 걸 알고 있는가 보구나. 당장 지난 선거들에서 민주당이 이겼을 때 국민의힘이 선거에 진 이유 그대로를 답습하고 있을 때 나는 무어라 비웃고 있었는가. 그러다 망해라. 그러다 계속해서 망해라. 그런데 얘들은 다르다. 페미니즘 때문에 민주당 망했다는 녀석들이 와서는 민주당더러 페미니즘과 거리를 두라며 츤데레 짓거리를 해댄다. 그러다 망한다고 친절한 충고까지 곁들여서. 왜일까? 여성표가 민주당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워낙 연애도 영업도 제대로 해 본 적 없는 놈들이라 밀당한다면서 병신짓을 하고 만 것이다. 그냥 나쁜 남자인 척 해야 하는데 진짜 나쁜 남자가 되고 만다. 헤어지자고 운만 띄우면 족할 것을 진짜 헤어지려고 행동까지 보여준다. 그런다고 네가 다른 남자에게 갈 수 있겠는가? 그런데 그런 남자가 있었다. 아니 여성분들이다. 사정도 해봤다. 애원도 해봤다. 다 들어주겠다 바짓가랑이도 붙잡아 봤다. 그런데 어떠했는가? 변화가 없었다. 어떤 공약에도, 어떤 이슈에도 2번남들은 그저 한결같이 윤석열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렇게 공정과 정의, 상식을 부르짖던 놈들이 김건희 따라다니며 건희사랑까지 만들고 있었다. 얘들은 안되겠구나. 잡아야 할 고기가 이미 잡힌 고기가 되어 버린다. 이놈들은 어떻게 해도 윤석열이나 지지할 놈들이니 더이상 신경쓰지도 말자. 나도 그랬었지? 아마 내가 꽤 빠른 편이었을 걸?

 

일단 2번남들이 주장하는 공정과 정의와 상식이라는 자체가 그들이 지지하는 윤석열과 그 처가와 관련한 추문들로만 충분히 부정되고 마는 것이다. 곽상도에 대해서도 절대 적용되지 않는 저들의 공정에 무슨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겠는가. 그런 것을 과연 자신들이 들어주고 공유까지 해야겠는가. 그래도 선거에서 이겨야 하니 어떻게든 붙잡으려 하는데 매몰차게 외면하고 그것을 넘어 조롱과 폭력까지 일삼아댔다. 그래도 어쨌든 대안이 없으면 참아야 하는데, 이게 웬걸? 그때 갑자기 여성들이 나타나서 이재명을 중심으로 결집하며 기존의 지지자들보다 더한 전투력을 보여주네? 야 이제 이 분들만 믿고 같이 가면 되겠구나.

 

아래 보면 내가 선거 끝나고 여성주의의 한계 어쩌고 하며 써놓은 글이 있다. 가만 맥락을 읽어보면 그런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여성들의 결집이 와해되면 그냥 우스운 꼴이나 당하고 말 것이니 민주당으로 결집해서 함께 싸워보면 어떻겠는가. 다만 당시는 이재명을 중심으로 결집했던 것은 단지 일시적인 것이었고 선거의 패배로 연대가 아예 와해되었을 것이라 지레짐작해서 그리 써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다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둘러보고 나니 역시 여성들은 남성보다 더 현명하고 더 지혜로웠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이재명을 중심으로 뭉쳐서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내 보자. 그리고 그런 여성들의 결집에 기존의 민주당 지지자들도 화답한다. 그래, 이제 함께 가자.

 

바로 얼마전까지 2번남들과 함께 여성주의에 적대적이던 많은 친민주당 커뮤니티들에서 더이상 여성주의에 적대적인 글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진 것이 그 한 증거일 것이다. 영입 당시 페미라며 그토록 반대했던 박지현을 지키겠다며 오히려 그를 비판하는 이들과 맞서기까지 하고 있다. 당장 박지현이 여성주의를 주장하는 것조차 그녀의 나이와 입장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라며 옹호하는 이들마저 적지 않다. 여성주의에 대한 반감은 여전하지만 그것은 당지 남성을 적대하거나 혹은 기득권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여성주의일 뿐 여성주의 자체를 적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렇지 않은 여성주의라면 오히려 더 중요하게 연대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게 된다.

 

그래서 나 역시 선언하려는 것이다. 더이상 여성주의는 비판하지 않겠다. 여성주의 정책들도 비판하지 않겠다. 아예 20대 직원은 여성으로만 뽑으라는 법안을 발의해도 이제는 오히려 지지하려는 것이다. 동지이기 때문이다. 같은 목표와 문제의식을 가지는 연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동지에게는 관대하고 적에게는 가차없다. 역시 나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해서는 안되었다. 내 성격과 문재인 대통령은 절대 전혀 맞지 않는다. 2번남이 이제 이해와 연대의 대상에서 적이 되었다면 여성들은 오히려 이해와 연대와 공감의 대상으로서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바로 나 자신을 위해서. 그것이 나 자신의 삶과도 직결될 것이기 때문에.

 

그런데 문제는 2번남들 입장에서도 민주당이란 그리 간단히 포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데 있다. 2번남들이라고 모르지 않는다. 지금껏 보수정당이 집권해서 20대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내놓았던 역사가 없었다. 그나마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이것저것 정책도 내놓고 했었는데 그마저 거부하고 국민의힘 지지에 올인해 버린 상황인 것이다. 오죽하면 선거 막판 20대 남성들은 잡은 물고기라고 이수정이 대놓고 인터뷰하고 윤석열도 약속을 저버리고 여성을 위한 공약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었다. 이재명도 굳이 20대 남성들을 의식하지 않고, 윤석열도 20대 남성들을 신경쓰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당선 이후 20대 남성들과의 공약 가운데 여가부 폐지 말고 전면 재검토하는 현실이란 이미 예견된 것이다. 그런 때를 위해서 민주당이 반대편에서 자신들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데 그런 기대가 사라져 버렸다. 윤석열은 마음놓고 청년공약을 폐기하고, 그렇다고 민주당이 그에 대해 딱히 신경쓰는 것 같지도 않다. 바로 어제까지 반여성주의로 연대했던 민주당 지지자들조차 오히려 잘됐다며 신나하는 중이다. 아, 씨발 좆됐다.

 

그래서 오늘의 교훈은 밀당에 올인은 안된다는 것이다. 밀당이란 여지를 남기는 것이다. 혹시나 하는 가능성과 희망을 남겨두는 것이다. 그래야 상대가 자신이 원하는대로 끌려온다. 아예 올인해 버리면 잡은 물고기면 잡은 물고기대로 남의 물고기면 남의 물고기대로 더이상의 여지가 사라지니 기대도 없다. 희망이 없으니 동기도 사라진다. 오죽하면 말한다. 당분간은 20대 남성은 신경쓰지 말고 여성들에게만 집중하자. 여성들부터 잡아서 다음 선거에서 승기를 만들어보자.

 

다시 말하지만 나는 지금부터 여성주의자는 아닐지라도 친여성주의자 쯤은 되려 스스로 노력할 것이다. 물론 신지예나 이수정 같은 윤석열 따까리들은 예외다. 김재련도 예외. 다만 심상정, 류소정, 장혜영 등은 여성 지지자들이 하지 말라면 욕할 것이 있어도 세 번은 참을 것이다. 더이상 씨발년이라고도 않겠다. 개잡호로쌍년들이라고도 안하겠다. 진심으로 생각하지만 이후로는 욕도 최대한 자제하겠다. 진선미 남인순에 대한 비난과 조롱도 금지다. 연대의 의미다. 지지해 주는 지지자가 항상 가장 소중하다. 절대의 법칙이다. 내 지갑과도 관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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