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천룡인은 천룡인이네. 그래서 조국 전장관의 아들이 아닌 딸이 타겟이었던 모양이다. 어딜 감히 의전원을. 아마 아들 조원씨도 조민씨처럼 로스쿨에 합격했다면 입장이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 로스쿨도 못 간 아들과 의전원에 진학해서 의사를 앞두고 있는 딸 가운데 후자를 선택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대로 먹혀서 제대로 난리가 났던 것이었고.

 

지금 정부가 의대생부터 전문의까지 의사들의 집단파업에 대응하는 방식은 다른 노동자들의 집단파업에 대한 그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철도노조가 파업하던 당시를 떠올려 보라. 서울 지하철노조가 파업했을 때 당시 정부는 어떤 대응을 내놓고 있었는가. 운수노조가 파업했을 때도 당시 정부들은 언론과 함께 국가경제와 시민의 편의를 들먹이며 파업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정당성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었다. 법으로 엄단하겠다. 시민의 안전과 국가경제를 볼모로 한 불법적인 파업에 대해서는 절대 양보가 없을 것이다. 그때 사람들은 그런 정부의 대응에 어떻게 반응했을까?

 

당장 언론부터 시민의 편의와 안전, 그리고 국가경제를 들먹이며 파업을 압박하고 있었다. 시민들 역시 파업의 정당성보다 당장의 불편함과 불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파업하는 주체들을 비난하고 있었다. 그렇게 수많은 파업들을 나라를 망치는 악으로 몰아세우던 놈들이 이제 와서 의사들의 파업은 정당하며 정부에서 귀를 기울여야 한다 주장한다. 도대체 뭐가 그리 정당한데? 공공병원 짓고 의료인력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정책 어디에 그렇게까지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공공병원과 공공의료인력을 확충하는 한 편 지방에도 의사가 의무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세우겠다는데 그렇게 의사들이 나서서 파업까지 할 일이던가.

 

의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의사라서 저리 당당한 것이고, 의사이기에 저리 관대해지는 것이다. 의사가 아닌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요원들이었다면? 혹은 서울대학교 시설관리원이나 미화원이 파업하고 있어도 저리 관대했을까? 파업따위 하니까 정규직이든 무기계약직이든 다 쓸데없다고 욕하던 놈들이 바로 그놈들이었었다.

 

그래서 지금 의사들의, 의대생을 포함한 예비의사들의 파업이 그렇게까지 모두가 파업에 동참해야 할 정도로 절박하고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러니까 조민씨가 타겟이었던 것은 의전원 때문이라니까. 어딜 감히 불가촉천민이 의전원같은 천룡인의 과정을 밟는가. 정의당이 뒤늦게 지랄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그냥 벌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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