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완벽한 완전한 자유란 어떤 것일까? 초경도 시작하지 않은 어린 딸을 강간해도 상관없다. 남의 집 어린 딸을 데려다가 강간하고, 남의 아내를 유인해서 불륜을 저지르고, 심지어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강간하고 약탈해도 죄가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어떤 책임감도 죄의식도 가질 필요 없이 자기 마음대로 하면 된다.

 

'오징어게임'에서도 나왔을 것이다. 사람을 죽이면서도 그것이 신의 뜻이라 말하던 어느 성직자가. 새벽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지영의 생부의 직업 또한 목사였었다. 어려서부터 지영을 상습적으로 강간하고 아내마저 때려죽인 그는 신에게 용서를 구했고 용서받았다 말하고 있었다. 신의 뜻이므로. 신이 예정한 것이므로. 신이 용서했을 것이므로. 그러니 마음대로 해도 상관없다. 신이 대신해서 다 책임지고 용서해 준다.

 

그래서 역사상 가장 끔찍했던 범죄들은 거의 종교의 이름 아래 저질러지고 있었다. 사람을 고문하고, 학대하고, 강간하고, 가장 잔인한 수단으로 살해하면서, 그 재산까지 약탈하는 모든 행위가 신의 이름 아래 정당화되고 용서되었다. 그러므로 절대적인 신의 존재 아래 인간은 무한히 자유로울 수 있었다. 살인할 자유, 강간할 자유, 약탈할 자유, 고문할 자유 등등등... 대신 그만큼 사람들은 더욱 신에게 간절히 복종해야만 했다. 그러므로 가장 인간과 거리가 먼 이들이 가장 신에게 투철했었다. 신에게 철저할수록 인간과의 거리는 멀어졌었다. 그냥 인류사의 보편적 법칙이라 보면 된다.

 

과연 자유란 것이 인간에게 그저 좋기만 한 것인가. 그 대표적인 예로 흔히 드는 역사상의 사례일 것이다. 미국에서 노예를 해방시켰더니 정작 노예였던 흑인들이 옛주인을 찾아가서 쫓아내지 말라 하소연하더라. 노예로 있을 때는 그저 주인이 시키는대로만 하면 자신 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굶지 않고 몸을 누일 집까지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자유민이 되고 나니 그 모든 것을 자기 능력으로 해결해야 했다. 무엇보다 무엇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할 지 스스로 고민해서 선택해야만 했다. 과연 그것은 그들에게 자유로 여겨졌을 것인가.

 

이명박근혜 때는 좋았다. 전두환노태우때는 더 좋았다. KBS가 굳이 노태우에게 전대통령이란 호칭을 붙여 쓰는 이유인 것이다. 그때는 굳이 머리로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발로 뛰어 취재할 필요도 없었다. 어떤 뉴스가 나갈지는 안기부에서 결정했다. 어떤 뉴스를 보도해도 되는지 역시 정부에서 알아서 판단해서 결정해 주었다.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 자기들 책임이 아니다. 가짜뉴스가 방송을 타는 것도, 그로 인해 무고한 희생이 생기는 것도 역시 당시 정부의 잘못이지 자기들 잘못이 아니다. 그래서 세월호참사도 박근혜 정부의 잘못이지 언론의 잘못이 아니었다. 그랬어야 했는데 민주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팩트체크란 예전엔 없던 것이었다. 그냥 언론이 보도하면 팩트다. 닭과 소가 교미해서 고양이가 태어났다 기사를 써도 언론이 보도햇으니 팩트여야 했다. 언론이 보도했으니 검찰이 증거를 찾았든 못찾았든 이재명은 배임이 되어야 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감히 언론이 보도한 내용에 대해 대중이 검증하며 나서기 시작한다. 사실이냐? 진짜냐? 구체적인 내용이 어떻게 되는가? 외신과 비교하며 비판하는 이들마저 생겨났다. 오죽하면 한겨레 기자가 자백하고 있었겠는가. 이명박근혜시절이 자기들에게도 더 나았다.

 

윤석열이 아예 대놓고 언론을 무시하고 억압함에도 오히려 언론이 미쳐 날뛰며 지지하는 이유인 것이다. 홍준표가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를 비판할 때 동조하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인 것이다. 언론의 자유란 누군가 시키는대로 가짜뉴스도 마음대로 퍼뜨릴 수 있는 자유인 것이다. 언론의 보도에 대해 언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대신 책임지는 자유인 것이다. 그 자유의 대가란 굴종이며 순종이다. 권력의 개가 되었을 때 언론은 비로소 최대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그래서 신이 되어야 한다. 무오류의 존재가 되어야 한다. 오히려 국민의힘처럼 다양한 억압수단을 동원해서 언론을 통제하려 하면 언론은 비로소 기뻐하게 된다. 자신들의 주인이 여기 있다. 오세훈을 신나게 비판하다가 광고로 억압하려 드니 한겨레가 찌그러드는 이유다. 민주당이었으면 어림도 없다. 국민의힘이니 가능하다. 민주당은 그저 고발만 해도 지랄인데 국민의힘은 그 고발을 몇 번을 반복해도 그저 순응할 따름이다. 나를 개로 만들어달라. 버러지로 다뤄달라. 민주당이 잘못한 것이다. 언론인들이 바라는 언론의 자유란 그런 자유가 아니었을 텐데.

 

지금 당장이라도 기자들 목에 개목걸이 채우고 코에 뚜레를 걸어 끌고 다니면 좋아라 질질 쌀 놈들이 차고 넘칠 것이다. 기자란 사람이 아닌 때문이다. 사람이란 자유의지가 존재하고 존엄을 가지기에 사람일 텐데 저놈들은 그냥 버러지새끼들이다.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취급해줬으니 보복을 당해도 할 말이 없다. 이 말도 몇 번 째 반복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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