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까 기자놈들이 기자짓하면서도 저리 당당할 수 있는 것이다. 누가 누구를 설득하는가? 누가 누구에게 설득당하는가? 기자가 판사인가? 기자가 심판인가? 그래서 기자만 설득할 수 있으면 그동안의 의혹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고, 기자를 설득하지 못하면 의혹만으로 유죄가 된다는 것인가?

 

기자놈들이 검찰과 붙어먹는 진짜 이유일 것이다. 검사놈들도 자기가 판사라 생각한다. 수사단계에서 이미 판결까지 모두 머리에 그리고서 수사를 한다. 그림을 그린다고 말한다. 어떻게 누구를 무엇을 수사하고 그를 통해 어떤 혐의를 입증해 나갈 것인가.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기자들이다. 기자들 역시 그런 검찰의 수사정보를 받아서 아예 판사처럼 여론재판을 통해 판결을 내리려 한다. 이러이러하니 유죄다.

 

그래서 노무현 전대통령이 그렇게 비명에 간 것이 아니던가. 한명숙 전총리가 강요된 증언에 의해 오욕의 시간들을 보내야 했었다. 조국 전장관도 그 희생자 가운데 하나였고, 유시민은 그야말로 구사일생으로 그 마수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채널A의 검언유착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는 대부분 언론들이 그 공범이라 보면 된다. 검찰이 수사했으니 당연히 유죄가 나올 것이고, 그러므로 검찰이 흘린 정보는 정확한 사건정보로써 유죄를 입증하는 근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실제 재판부에서 검찰과 언론이 손잡고 노력한 결과로 원하는 판결이 나오면 자신들의 정의를 입증하게 된 것이다. 재판부는 그냥 거든다. 재판부야 검찰과 언론이 원하는 판결만 내려주면 되는 기관이다.

 

그러니까 되도 않는 사실들을 가지고서도 확인조차 거의 않고 아무렇게나 검찰이 조서 꾸미듯 던지고는 판사처럼 해명을 요구하고 판결부터 내리려 드는 것이다. 검사 없어도 이런 정도는 자기들끼리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래서 기껏 이것저것 찾아서 기소하고 판결까지 내리려니까 감히 윤미향따위가 해명하겠다고 기자회견을 자청한다. 어디 한 번 떠들어보라. 그리고는 자기들 원하는 대답이 아니란 이유로 설득하지 못했다. 설득은 늬들이 아니라 국민들이 판단하는 거거든? 너희들은 단지 국민들이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사실만을 전달하면 되는 것이다. 자기들이 아직도 국민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많이 배우고, 그래도 번듯한 기자증도 달고 있고, 언론이라는 권력마저 배후에 두고 있다. 국민들따위가 어디 자기보다 많이 알고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속내가 무심결에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만 것이다. 윤미향 의원이 해명해야 하는 대상은 국민이 아닌 기자들 자신이다. 윤미향 의원의 해명에 대해 판단하고 납득하는 것 역시 국민이 아닌 기자들이어야 한다. 그래서 기자들이 판단을 끝내면 국민은 그냥 그 결과대로 따르기만 하면 된다. 그러니 가지들을 설득하라. 기자들을 납득시키라. 문제는 그렇다고 과연 기자놈들에게 그럴만한 실력과 자격이 있기는 한 것인가.

 

작년 조국 전장관의 기자간담회에서도 드러났을 것이다. 최강욱 의원이 법정에 출석했을 당시에도 바로 그 밑바닥을 드러내고 말았을 것이다. 더럽게 무식하다. 그렇게 자신들이 무시하는 국민들보다도 무식하고 멍청하다. 그래놓고는 작년 조국 전장관 기자간담회에서도 자기들에게는 그럴 권한도 실력도 없다며 우는 소리를 내뱉고 있었다. 수사권도 없는 자신들이 어떻게 그런 사실들에 대해 깊이 알고 판단할 수 있겠는가. 늬들이 회계를 알아? 아니면 위안부운동에 대해 관심이라도 있어봤어? 한겨레조차도 정대협이 왜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라는 이름을 쓰게 되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 듯하다. 그런 주제들이 기자증 하나 달고 있다는 이유로 판사행세를 하려 한다.

 

하긴 그래서다. 원래 실력없는 재판관이 증거나 증언보다는 진술에 더 의존하는 법이다. 엄밀하게 사실관계를 따지기보다 속편하게 당사자의 설명만으로 판단하려 드는 것이다. 전근대의 재판이 그따위로 이루어진 것은 대부분이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받지 못한 권력자들이었기 때문이다. 내 마음대로 한다. 언론은 권력이다.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다. 국민들더러도 들으라고. 자신들이 듣고 판단하면 국민들이 그에 따르라.

 

미디어오늘이라면 다른 미디어 매체들을 비평하는 미디어일 것이다. 그래도 양심적인 매체로 분류되는데 하는 짓거리가 딱 이 모양인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언론과 언론 아닌 것 두 가지밖에 없다. 언론이 엮이면 그들은 모두 언론이 되고야 만다. 이제는 화도 거의 나지 않는다. 기자가 기자했다. 언론이 언론했다. 바람이 불고 꽃이 핀다.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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