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면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그동안 가장 앞장서서 저지해 온 것이 한겨레와 경향이었을 것이다. 반대는 모든 언론들이 다 반대했다. 하지만 대부분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입법하려 한 주체가 민주당 쪽 인사들이었다는 점에서 그래도 아직 같은 편이라 여겼던 한겨레와 경향의 반대는 꽤나 고민스러운 부분이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 사회 기득권들을 비판하고 고발하는 민감한 기사들을 주로 써왔던 이들 언론들이었기에 자칫 징벌적 손해배상이 보복의 수단으로 악용되어 자신들의 입을 막는 결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겨레와 경향이 총대를 매고 앞장서서 막는 사이 지금껏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은 마음껏 가짜뉴스를 만들며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해 올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면 한겨레와 경향이 그렇게 될 것을 몰랐었느냐? 이번 정의연 논란을 통해 보지 않았는가. 위안부운동의 취지 자체를 훼손해서는 안되지만 다른 언론들이 정의연을 공격하니 자신들 역시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정의연을 공격해야만 한다. 뻔히 아는 사실들마저 오로지 조중동이 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들이 팩트체크를 하기보다 의혹을 그대로 전달하며 정의연에 해명의 책임을 떠넘긴다. '진보'언론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자칭 진보'언론'이었던 것이다. 알면서도 언론사 전부를 위해서 민주당의 입법을 막는 첨병으로 스스로 이용당해 준 것이었다.

 

이번에야 말로 반드시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국회에서 입법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하는 이유인 것이다. 바로 얼마전까지 한겨레 경향이라면 그래도 이 사회를 지배하는 수구기득권과 맞서며 진보와 개혁을 이루고자 하는 같은 길을 가는 동지라 여기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았을 것이다. 그래도 조중동을 중심으로 보수언론이 대부분인 언론시장에서 진보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몇 안 되는 언론이기도 했었다. 그러니까 아무리 그래도 한겨레와 경향에 더 불리할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입법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알게 되었다. 오히려 이명박근혜를 거치면서,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겨레와 경향은 절대 민주당과 같은 길을 가는 동지가 아니다.

 

그냥 적이었다. 최저임금인상을 주장하다가도 민주당 정부에서 추진하면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 반대한다. 근로시간단축을 주장하다가도 민주당 정부가 하려니 어떻게든 이유를 찾아서 반대하며 나선다. 조중동이 어떤 주장을 펴면 바로 그대로 따라가는 모습마저 보인다. 아예 민주당이야 말로 모든 악의 온상이라도 되는 양 '민주당만 빼고' 같은 칼럼까지 기재하며 오로지 민주당만 공격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었다. 180석의 압도적인 의석을 가지게 된 민주당에 어떤 진보적인 정책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법안들에 반대하며 다수당이 되면 아예 폐기할 것을 천명했던 미래통합당의 편에서 그들에게 양보하라며 보수언론과 함께 압력까지 가하고 있다. 단 한 번이라도 한겨레와 경향이 민주당의 정책들에 대해 굳이 편까지 들지 않더라도 객관적인 평가라도 내렸던 적이 있었는가. 그런데 굳이 민주당 입장에서 한겨레와 경향을 배려해야 할 이유가 더이상 남아 있을 것인가.

 

이제는 더이상 한겨레와 경향이 자신들이 더 곤란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며 읍소해봐야 들어주는 사람조차 거의 없게 된 것이다. 그래도 언론이라고 정치인들이 들어주려 해도 지지자들이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동안 해 온 일들이 있는 것이다. 그동안 같은 편이라고 위장하는 성의는 보였던 것과 달리 아예 대놓고 민주당과 민주당 정부를 적대해 온 시간들이 이제 비로소 자신들을 향해 돌아가게 된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도대체 누가 지금에 와서까지 한겨레와 경향을 같은 편이라 여긴단 말인가. 조중동과 한겨레 경향이 다른 점이 과연 무엇인가. 그런 게 있기는 한가?

 

효용가치가 다 한 것이다. 그동안 진보언론이라고 민주당을 등뒤에서 공격할 때 가장 큰 위력을 발휘했었다. 그래서 이명박근혜도, 조중동도, 검찰마저도 그동안 한겨레와 경향을 소중하게 여기며 예우해 왔던 것이었다. 그런데 너무 오래 너무 자주 써 먹었다. 조금 쉬기라도 했어야 하는데 이명박근혜 이후 지금까지 줄곧 민주당을 공격하는 용도로만 계속해서 써먹느라 너무 정체를 노출하고 말았다. 이제는 한겨레 경향을 앞장세워도 그냥 조중동의 하수인 하나, 혹은 검찰의 하수인 하나 이상으로는 거의 여기지 않는다. 이명박근혜가 그리워서 또 저 지랄들이구나.

 

한겨레와 경향부터 망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돈 없는 언론부터 망하게 해서 언론의 수를 줄여야 한다. 쓸데없는 언론이 너무 많다. 어차피 수만 많을 뿐 배설하는 기사는 거의 거기서 거기다. 한겨레와 경향의 기사가 조중동과 그래서 얼마나 차이가 있다고. 그런 점에서 한겨레와 경향이 곤란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입법해야 하는 이유가 되어 준다. 망해야 한다. 하나라도 더 많은 언론들이. 언론의 자유는 쓸데없다. 그동안 언론이 몸소 행동으로 전한 깨달음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그런 점에서도 더욱 도입되어야 한다. 시대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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