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언론의 보도를 그대로 믿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물론 다른 나라라고 언론플레이가 없는 것은 아닐 게다. 그래도 정상적인 사회라면 기자가 취재도 할 것이고, 언론사 데스크에서 취재한 내용에 대한 판단도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누가 어떤 주장을 했다고 있는 그대로 사실처럼 보도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그러니 최소한 지금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내용은 데스크의 판단을 거친 것일 게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는 어떤가? 기자 개인의 일방적인 의심조차 마치 사실처럼 보도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작년 조국 사태에서도 그런 경우를 헤아릴 수 없이 보아 왔었다. KBS 사회부장은 정경심 교수가 코링크PE의 실소유주라는 확신까지 가지고 인터뷰내용까지 조작해서 보도하고 있었다. SBS 역시 정경심 교수의 표창장위조를 기정사실로 여기고 아직 찾지도 못한 직인파일을 발견했다며 단독까지 달고 내보내고 있었다. 정의연 사태의 경우는 어떨까? 순차적으로 다섯 채의 집을 사고 판 것을 마치 한 번에 소유한 것처럼. 한 달에 120만원 받고 상주하며 관리한 것이 대단한 특혜이기라도 한 것처럼. 안성 쉼터를 팔았던 당사자의 인터뷰까지 따고서도 마치 대단한 의혹이라도 있는 것처럼. 그러니까 오히려 위안부 피해자들을 이용해서 사적으로 이익을 편취하려는 이들이 언론을 이용해서 마치 의인이고 일방적인 피해자인 것처럼 정의연도 공격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도 받아주니까.

 

확실히 하루가 지나니 이제는 아예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여기저기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언제부터 기자가 판사였을까? 언제부터 기자가 검사고 형사였을까? 여성주의자들은 신이다. 왕이고 황제다. 내가 성추행이라면 성추행이다. 내가 성범죄자라면 성범죄자다. 성추행은 학살보다 그 어떤 인권유린보다 중대한 범죄다.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부정할 만큼 중대한 범죄인 것이다. 형법에 기록된 형량을 보자. 실제 재판에서 나온 양형들을 보라. 하긴 십 몇 년 전 쓴 글 몇 줄 가지고도 아직도 지랄하는 게 여성주의자들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런 여성주의자를 비난하던 것들이 이번에는 다시 여성주의자들과 한 편이란 것이다. 언제부터 성추행이 그렇게 중대한 범죄였어요?

 

여성주의자들 떠드는 소리 들어주는 것 그만두기로 했다. 물론 당사자 입장에서 너무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웠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신체에 대한 강제적인 접촉이 사람의 목숨이 오가는 상황과 비교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작 성추행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과 생명까지 좌우할 문제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늬들은 늬들대로 그렇게 주장하라. 나는 절대 동의하지 않으니까. 아마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당당하면 한 번 외쳐보라. 성추행범을 모두 사형에 처하자고. 다시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게끔 만들어 버리자고. 그렇게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도 고작 나서서 떠드는 소리가 진실을 밝히자는 것이고, 피해자를 위해 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한 사람의 인생마저 부정하고 죽음을 모욕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분노하는 이유다.

 

과연 진짜 성추행이 있었는가. 아니 그보다 먼저 박원순 시장이 그런 선택을 한 이유가 피해자라 주장하는 여성의 고소 때문이었는가. 아직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실제 사실로 드러난 것은 아직까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의심하니까. 내가 주장하니까. 내가 가리키면 말도 사슴이 되고, 묵도 은어가 되었다 다시 도루묵이 된다. 재판도 필요없다. 수사조차 더이상 필요치 않다. 주장하면 사실이고 주장하면 진실이 된다. 벌레들은 그냥 벌레일 뿐. 그러나 그런 벌레들과 배를 맞춘 벌레들 덕분에 그런 일방적인 주장들이 사실처럼 퍼지고 만다.

 

정의당의 전략을 이제야 알 것 같다. 의석도 없으니 언론을 등에 업어야겠다. 그동안 자신들을 동정보다는 차라리 무시하며 오로지 민주당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던 그대로 언론의 필요를 위해서만 움직이며 그들의 입맛에 맞는 모습을 보여야겠다. 요즘 정의당 하는 짓거리를 보면 딱 언론이 좋아할만한 것이다. 민주당의 당적을 버린 이유다. 아무리 정치적으로 지지해도 인간적으로 혐오감을 느끼면 절대 함께 할 수 없는 것이다. 과연 저들이 인간이기는 한가. 여성주의에 인간이란 존재하는가. 정의당의 진보에는 인간이 있는가. 현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인간이 괴물이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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