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학생이 있다. 한 학생은 집과 학교와 학원만 오가며 공부만 한다. 한 학생은 집안의 생계를 돕기 위해 벌써부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한 학생은 집에서도 모든 것을 부모가 대신해주며 공부만 하는데, 한 학생은 집에 오면 밥이며 빨래며 청소까지 집안일도 다 해야만 한다. 그런데 수능 등급에서 딱 한 등급 차이가 난다. 누가 더 우수한 학생일까?

 

오로지 의사가 되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주위도 돌아보지 않고 공부만 한 학생과, 그 사이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그림도 그리면서 친구들과 다양한 체험을 공유하며 지나왔던 학생 사이에 수능등급에서 한 2등급 차이가 난다면 둘 중 더 누가 우수한 학생이라는 것인가. 수시 준비한다고 봉사활동이며 인턴이며 증명서 받아 챙기는 동안 그냥 하고 싶어서 한 일이라 그런 건 생각도 않고 그냥 지나왔다. 답이 나오지 않는가.

 

정시보다 수시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 그동안 보수정당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이유인 것이다. 다만 설마 저런 과외활동까지 돈과 인맥을 활용해 스펙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한 것이다. 그런데 수능점수는 더 집안의 경제력과 관계가 있거든. 아니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고 자식 의사 한 번 만들어 보겠다고 모든 것을 다 희생해가며 공부만 하게 한다면 그래서 제대로 된 인간이 나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병우 같은 놈이 나오는 것이다. 부모는 과연 우병우를 부끄러워할까? 자랑스럽게 여길까? 신해철을 죽음에 이르게 한 의사나, 환자를 성폭행한 의사의 부모들은 그런 자신의 자식들에 대해 부끄러워할까? 아니면 여전히 자랑스럽게 여길까? 한동훈이 억울해하는 건 진심이다. 원래 자신들은 그래도 되었다. 그러는 것이 실력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게 왜 문제가 되는데? 기자놈들도 자기들이 그리 노력해서 기자씩이나 되었는데 뭐라 기사쓰면 좀 믿으라는 이상의 다른 생각은 하지 못한다. 자기 기사를 욕하면 그 놈들이 이상한 놈들이다.

 

의사놈들 수준이 드러난다. 수능 1등급? 사회생활하다 보면 공부 잘하는 것과 머리 좋은 것은 별개라는 것을 알게 된다. 머리 좋은 것과 일 잘하는 것도 역시 별개다. 그래서 그리 공부 잘하는 의사것들이라 그리 의료사고도 많은 것인가. 아예 수술도 간호사도 모자라서 의료기기 영업사원에게 대신 시키더만. 의사라고 다 수술 잘하는 것 아니다. 진료 잘하는 것도 아니다. 평생 공부만 하던 놈 6년 동안 가르치고 다시 7년 동안 수련을 거치게 해도 그 정도란 것이다. 공부 좀 못한다고 과연 차이가 얼마나 날 것이라 생각하는가.

 

이번에 머리 깨지고 병원 가니 의사가 뭐 묻지도 않더라. 바로 CT 찍어오게 한다. CT 찍는 비용이 대략 15년 전 쯤 X레이 찍던 비용이다. 의료기술의 발달이란 그런 것이다. 아마 어느 순간부터는 의사가 의료장비를 다루는 기술자가 되어 있을지 모른다. 현대의술은 발달하고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 영역도 줄어가는데 언제까지 엘리트 타령만 하고 있을 것인가.

 

그러니까 공부만 열심히 하던 놈들이라 하는 것이다. 앞세울 말이 고작 국평오다. 자기들 수능 1등급이란 말이다. 부모가 어떻게 가르쳤는지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듯하다. 그런 놈들이 의사가 되겠다 하고 있으니. 성추행과 성폭행과 의료사고는 그냥 옵션인 것이다. 저딴 소리가 문제가 될 것이란 생각조차 할 머리가 없다는 게 심각한 것이다.

 

수능성적이 한 인간을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 될 수도 없다. 그런데 그런 기본적인 사실조차 저 놈들은 모른다. 단 하나 자랑거리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래도 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의대만 되면 무엇이든 다 마음대로 다 할 수 있다. 진짜 믿고 있는 것이다. 덜떨어진 새끼들. 욕만 튀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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