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초반 잠깐을 제외하면 정의당은 언제나 국민의힘과 입장을 함께하고 있었다. 국민의힘이 반대하는데 들어주지 않았다고 공수처법 통과를 비난했던 곳이 바로 정의당이었었다. 중대재해법과 관련해서는 아예 국민의힘을 두고 진정한 노동존중의 정당이라며 당대표의 이름으로 찬사까지 바쳤었다. 지금 중대재해법에 대한 국민의힘의 입장을 살펴보라. 아니 중대재해법에 대한 국민의힘의 입장은 항상 일관되었었다. 김종인 개인이야 어떻든 항상 일관된 입장을 보여왔던 국민의힘이었을 텐데 과연 정의당이 그것을 몰랐었겠는가?

 

코로나 방역에 대해서도 그래서 광화문집회 등 중요한 이슈에서 정의당은 언제나 보수단체의 편에 서서 발언하고 있었다. 위안부 문제를 민족문제가 아닌 여성문제로 여기고 싶은 것이 여성주의자들의 일관된 입장이었으므로 윤미향과 정의연에 공격에 앞장선 것은 그나마 이해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일본 정부가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인 여성들을 일본에 팔아넘긴 조선인 남성들이 더 문제다. 한국인 남성들이 먼저 반성해야 한다. 그러니 위안부문제를 한일간의 역사문제로 풀어가려는 정의연이 눈에 거슬렸을 터다. 하지만 탈원전을 먼저 주장했음에도 보수단체가 주장한다고 탈원전을 문제삼고, 박원순을 아예 부관참시하는데 앞장섰던 것들이 김학의를 출국금지시켰다고 이성윤 고검장의 승진에 반대하고 문재인 정부에 책임을 물으려 했던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심지어 나중에는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동의해서는 안되었다는 통렬한 자기반성까지 정의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었으니 이 또한 국민의힘의 입장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정의당의 당대표였던 여자가 언론에 나와서 인터뷰하며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인한 정권교체의 책임을 이야기한다. 무슨 뜻이겠는가?

 

결국 그동안 정의당의 행보대로라면 국민의힘이 요구하는대로 정책을 펴지 않아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는 뜻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요구하는대로 정책을 펴지 않았기에 국민의힘이 윤석열을 영입해 후보로 내세울 수밖에 없었고 결국 그가 대통령이 되었다. 그런데 대선 당시 지금 특검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김건희에 대한 민주당의 검증을 앞장서서 반대했던 것은 또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김건희에 대한 의혹을 민주당에서 제기할 때마다 정의당 대변인의 이름으로 여성을 내세워 오히려 공격하는 논평을 내놓고 있었다. 이 역시 정의당의 입장이라면 검찰과 검찰 가족에 대해 절대 건드려서는 안되었다는 주장일 수도 있다. 그랬다면 정권교체도 안 되었을 것이다. 맞는 말인 것 같기는 하네. 검찰개혁한다고 어설프게 나섰다가 검찰과 언론과 자칭진보 지식인들의 포위망에 그대로 지리멸렬한 경우이니. 그러니까 검찰개혁한 것이 잘못이라는 뜻인가.

 

심상정의 주장을 정의당의 그동안 행보에 대입해 이해하면 결국 이런 것이 된다. 최저임금을 올려서도 근로시간을 줄여서도 안되었다. 중대재해법은 완벽하게 시작할 것이 아니면 아예 만들어서는 안되었다. 공수처법도 잘못되었고, 코로나 방역한다고 시민의 자유를 제한한 것도 문제였다. 김학의는 검찰이 무고하다 했으니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놔주어야 했었고, 원자력발전서도 설계수명을 넘겼든 하자가 발견되었든 사고가 날 때까지 그냥 돌렸어야 했다. 검찰개혁은 아예 시도조차 말아야 했으며, 검찰과 검찰 가족들에 대해서는 어떤 검증도 수사도 말았어야 했다. 그러고보니 아베의 도발로 시작된 한일관계 경색에 대해서도 심상정은 자기는 과거사를 묻지 않겠다며 문재인 정부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기도 했었다. 그러니까 그냥 국민의힘이 하자는대로 하라. 그래서 정의당이나 한겨레나 홍세화나 김규항 같은 놈들이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저토록 조용한 것인가. 민주노총이 저렇게 조용한 건 진짜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아무튼 심상정 하는 소리 들으니 어째서 자칭 진보가 2찍 진보로 진화하게 되었는가 새삼 깨닫게 된다. 원래 저런 새끼들이었다. 지방대 다니는 사람 앞에서 서울대 다닌다고 자랑하고, 당장 실직해서 먹고 살 일이 걱정인 사람 앞에서 자기 뭐 먹었는가 겸손하게 과시하던 새끼들이었다. 타인에 대한 우월감으로 진보놀이나 하던 새끼들이니 그런 놈들 주장에 진정성따위 있을 리 없었다. 오죽하면 용산참사의 책임이 사망한 철거민들에 있었다는 오세훈을 대놓고 지지하고 있었겠는가. 성소수자나 장애인에 대한 차별발언에도 저들의 지지는 한결같았었다. 그래서 놀음인 것이다. 진짜가 아니니 장난이다.

 

심상정이야 말로 2찍 진보들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을 것이다. 저들이 그동안 주장해왔던 진보적 가치라는 것이 얼마나 의미없는 것인가. 가치없는 헛소리였는가. 당장 저들과 함께하던 인간들이 어디서 뭔 소리를 지껄이고 있는가 보면 된다. 민주당에서 저들과 가장 가까운 것을이 아마 이원욱 무리들일 터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대뜸 탄핵부터 말하던 것들이다. 정의당에 대한 혐오는 그래서 정의롭다. 그래서 정의당인 모양이다. 정의로운 혐오와 경멸, 그리고 환멸. 그래서 정의당이다. 심상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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