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은 어쩌면 제도권에 존재하는 유일한 이념정당일 것이다. 요즘은 국민의힘도 상당히 이념정당화되기는 했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이념을 앞세운 정당으로 제도권에서 버티고 있는 유일한 존재가 정의당이란 사실을 부정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러면 정의당의 이념이란 무엇인가?

 

그게 문제다. 물론 더불어민주당은 이념적으로 본다면 중도보수, 혹은 온건보수에 더 가깝기는 하다. 그렇다고 해도 민주당이 그동안 추진해 온, 그리고 민주당 정부에서 시행해 온 많은 법안과 정책들이 그동안의 이 사회의 법과 제도, 정책들에 비해 진보적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민주당과 각을 세우겠다며 정의당은 이 모든 것들에 대해 반대입장을 드러냈다. 심지어 그동안의 국민의힘의 정책이나 지향보다도 더 극우화된 윤석열의 주장에 대해서도 한 마디 비판조차 없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재명은 사소한 꼬투리도 놓치지 않고 욕하는데 윤석열은 아예 아무말없이 넘어간다. 오히려 윤석열을 검증하겠다는 비판을 걸고넘어지는 상황까지 옆에서 지켜보게 된다. 그러면 지금 정의당이 하는 행보로 봐서 저들은 진보정당인가? 아니면 진보를 참칭한 다른 무엇인가?

 

말하자면 민주당과 차별화하겠다고 민주당을 욕하는 사이 자기 정체성마저 부정하는 모순된 상황이 반복되어 온 결과인 것이다. 민주당이 진보적인 정책과 법안들을 내도 정작 진보정당인 정의당이 앞장서서 반대하면서 더이상 정의당에서 진보적인 무언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탈원전을 주장하다가 탈원전을 비리라 떠들고, 김학의 사건에 분노하다가 김학의 수사했다는 이유로 기소당하니 죄라고 욕하고, 최저임금과 근로시간단축, 대체휴일, 공수처, 중대재해법 모두 반대입장을 고수했다. 뭐가 남았을까? 지금 정의당에?

 

그래서 2%의 지지율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민주당이라면 죽도록 혐오하는 마지막 숫자가 바로 저 지지율일 것이다. 내가 아는 자칭 진보의 마지노선이다. 그 밖에 지적 허영의 일환으로 자칭 진보를 주장하던 놈들은 신지예나 진중권처럼 저쪽으로 넘어간 지 오래고. 당장 경향일보와 한겨레일보를 보라. 그런 놈들이 윤석열 아닌 심상정을 지지할까? 한겨레와 경향은 벌써 안철수에 올인한 모양이더만.

 

누구를 탓할 것 없는 자업자득인 것이다. 민주당이 진보적인 정책과 법안을 들고 와도 민주당과 차별한다고 민주당만 욕하느라 진보로서 자신의 정체성마저 저버리고 말았다. 오히려 2.2%의 지지율조차 너무 높다고 여겨질 정도다. 그런데 내가 아는 자칭 진보 병신들의 숫자만 모아도 저 정도는 될 것 같으니. 그냥 웃을 뿐이다. 씨발년 쌤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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