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서울대 이야기를 자꾸 하는 이유가 있다. 2017년 대선 당시 들은 이야기였다. 이번에는 반드시 서울대 출신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 언론이 안철수를 밀었던 이유였다. 자칭 진보들이 안철수를 지지한 이유였었다. 그리고 안철수가 떨어지고 경희대 출신인 문재인이 당선되자 그런 그들의 열망은 더 강해졌다. 서울대 대통령! 서울대 대통령!

 

지금 대선후보랍시고 나온 놈들 학벌과 언론과 주류사회의 반응을 보면 분명해진다. 여성계의 선택 또한 그런 맥락 위에 있다. 어째서 윤석열이나 최재형 같은 나부랭이들까지, 심지어 하태경이나 윤희숙 같은 잡챙이들까지 나서서 대통령 되겠다 설치는가. 경희대 출신 대통령이 나온 걸 봤거든. 하는 걸 봤다. 오세훈이 방역정책을 세우던 원리와 비슷하다. 쟤들도 하는데 내가 뭘? 경희대도 하는데 내가 저만큼 못하겠는가?

 

그래서 아무 준비도 없이 대뜸 출마부터 하는 것이다.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최소한의 고민조차 없이 서울대와 사법고시, 그리고 국회의원 배지를 앞세워 출마부터 하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역시나 같은 세계에 속한 언론과 지식인 사회는 그런 그들의 모습을 아무 비판없이 지지부터 보내고 있다. 그래도 서울대인데. 아무렴 서울대가 경희대만 못하겠는가. 상고출신만 못하겠는가. 그들도 하는데 서울대 출신이면 분명 다를 것이다.

 

전부터 윤석열과 자칭 진보의 유착을 비판하며 몇 번이고 반복해 말한 내용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오히려 더 강화되면 강화되었지 달라진 것이 없다시피 하다. 심지어 민주당 안에서도 이낙연이 낮은 지지율에도 오히려 주인공처럼 경선을 주도해 나갈 수 있는 이유인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이번에야 말로! 그래서 윤석열이든 최재형이든 하태경이든 이낙연이든 상관없는 것이다. 차라리 이낙연이 대선후보가 되지 않으면 윤석열을 지지하고 말겠다. 그런 놈들이 조국을 입에 올리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어째서 민주당 안에서마저 이재명에게 증오도 아닌 혐오와 경멸의 감정을 감추지 않는 놈들이 저리 많은가. 

 

서울대의 발악이다. 어째서 그토록 서울대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서울대 출신들 사이에서까지 크게 일어나고 있었는가. 얼마전 서울대에서 일어난 청소노동자의 죽음과 관련한 일련의 상황들은 그들이 가진 본질적 정체를 드러내 보이고 있었을 것이다. 서울대니까. 서울대라서. 서울대이므로. 서울대는 서울대로써 존재해야 한다.

 

아무튼 덕분에 자칭 진보의 솔직한 속내를 확인할 수 있어 아주 나쁘지만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칭 진보들에게 세계란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가 아닌 서울대와 이화여대, 그리고 그 나머지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아마 노회찬도 서울대가 아니었었지? 서울대 이하는 자기 직분에 충실하면 된다. 류호정이나 장혜영처럼. 웃기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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