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컴퓨터 부품은 어지간하면 중고로 사는 편이다. 신품으로 산 건 2년 전 컴퓨터가 갑자기 멈추면서 급하게 새로 맞추느라 산 게 거의 20년 만에 처음이었을 것이다. 이유는 하나다. 하필 20년 전 직장 그만두고 밀린 월급 받은 것으로 컴퓨터를 새로 조립했는데 초기불량이 몇 개 걸리면서 아주 개고생을 한 것이다. 증상이 하도 미미하고 희한해서 용산에서도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일주일 내내 무거운 본체를 들고 출퇴근을 해야 했었다. 그때 깨달았다. 아 씨발 컴퓨터 부품은 검증된 중고로만 사야겠구나. 일단 중고가 싸고 실사용의 경우 테스트는 자동으로 거친 상태일 테니까.

 

나같은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더라도 일단 신제품이 나오면 어느 정도 결함이나 오류들이 잡히기까지 일단 기다리고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무기 하나 만드는데 괜히 20년, 30년 씩 걸리는 게 아니란 것이다. 어느새 구닥다리가 되어 버린 낡은 기술로 최첨단 무기들이 생산되어 나오는 이유인 것이다. 제조사들 간의 경쟁을 통해 기종이 결정된 상태에서도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결함과 오류들까지 찾아내어 보완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사이 어느새 당시에는 최첨단기술이던 것이 구닥다리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이미 실전배치가 완료된 기종에도 새롭게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개량을 시도하는 것이다. 시제품이 오히려 양산품보다 더 뛰어나고 강한 것은 대량생산능력 자체가 부족하던 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경험 때문인 것이지 현실과 전혀 거리가 먼 것이다.

 

그나마 무기나 전자기기들은 개발하면서, 혹은 생산하는 도중에도 이런저런 개량을 통해 성능을 개선하고 오류를 줄일 수 있다. 기술이 발달한 만큼 완제품의 크기도 더 줄일 수 있고, 기계적인 개량을 통해 사용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다. 그런데 의약품의 경우는 대부분 일정 단위의 화학물질들이다. 화학물질에서 특정 원소를 빼거나 더했다가는 전혀 성질이 다른 물질로 바뀔 수 있다. 의약품은 그래서 긴 임상을 통해 검증한 뒤 남기거나 아니면 아예 폐기하거나 둘 중 하나밖에 없다. 부작용이 우려되기는 하는데 그 예방이나 치료효과가 너무 탁월해서 아쉽다 싶으면 그때부터는 용법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용량을 어떻게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는 극대화되도록 줄여가며 균형점을 찾거나, 아니면 부작용을 억제할 수 있는 다른 의약품과 함께 처방해 쓰거나, 이를테면 이 또한 의약품에 있어 패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쓰니 부작용은 줄고 효과는 최대한 살릴 수 있었다. 

 

당장 암이며 대부분 사람들이 아는 중대질병에 대해 특효약이라고 개발되어 나오는 약들이 한 해 만도 수도 없을 지경이다. 그러나 3상까지 임상시험을 다 마치고 당국의 승인까지 받은 상태에서도 실제 환자치료에 쓰이다가 예상못한 부작용이 드러나서 사라지는 약들도 역시 그 수가 적지 않다. 건강보험공단에서 괜히 신약에 급여적용하는 것에 소극적인 것이 아니란 뜻이다. 그렇게 실제 현장에서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쓰인 결과 효과와 안정성이 입증되면 그제서야 보편적인 의약품으로 쓰이게 되는 것이다. 3상 마치고 승인이 났으니 그때부터 안전한 약이라는 것은 언론이나 떠드는 소리란 것이다. 언론이야 첫 임상에만 성공했어도 마치 대단한 특효약이 나온 것처럼 지랄을 떨지만 실상은 그와 한참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과 1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급하게 임상을 마친 백신이며 치료제들은 그렇게 마음놓고 바로 맞아도 괜찮은 것인가.

 

개발된지 한참 지난 독감백신조차 당국에서는 혹시라도 알지 못하는 부작용이 있지 않을까 항상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감백신 부작용 논란이 일어났을 때 질병관리청에서 바로 정확한 통계자료를 내놓을 수 있었던 이유였다. 오랜동안 당연하게 쓰여 온 의약품조차 우연한 기회에 알지 못하던 부작용이 나타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아직은 조금 더 버텨 볼 수 있는 정도라면 과연 그런 위험까지 감수해가며 선제적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대가리가 있으면 생각이란 걸 해 보란 뜻이다. 백신의 부작용은 생각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어차피 코로나 백신을 들여와서 접종을 시작하더라도 다른 사람들 다 맞는 것을 본 다음에 늦게 맞을 생각이라. 아마 경쟁이 붙을지도 모르겠다. 어느 백신에서 어떤 부작용이 나타나고, 그것은 또 어떤 방법으로 개선되어 안정성을 높이게 될 것인가. 그러니까 어떤 백신이 나를 위해 더 유리할 것인가. 컴퓨터부품도 중고로만 사는 마당에. 핸드폰도 중고로 직접 만나서 실사용해 보고서야 비로소 구매를 결정한다. 의심이 많다. 사람보다 더 못 믿을 게 사람이 만든 물건이다. 생명과 관계된 의약품은 말할 것도 없다. 코로나보다 더 해악이 바로 기자들일 것이다. 버러지 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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