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민주당의 뿌리는 김대중이란 거물의 명망에 기댄 지역정당에 지나지 않았었다. 김대중이 있으니 민주당이 있고, 김대중이 없으면 민주당도 없다. 그리고 그 민주당의 표란 거의 호남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런 사정을 모르지 않을 당시 민주당 정치인들이 자기 정당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겠는가.

 

반면 지금 민주당 초선들이 사회인으로서 자리잡을 무렵 민주당은 대한민국 정치의 두 거대한 기둥 가운데 하나였었다. 김대중에 이어 노무현까지 정권도 두 번이나 잡았고, 열린우리당은 처음으로 의회에서 과반의석까지 확보하고 있었다. 시작이야 어찌되었든 이만하면 보수정당과 견줄만한 대한민국의 주류정당이 아니겠는가.

 

그런 차이다. 감히 한겨레 사회부장이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전화로 압박하거나 협박하는 따위의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고소고발하겠다 협박하면 똥닦은 휴지처럼 쓰레기통에 쳐박혀 꼼짝도 못하는 게 바로 한겨레 기자란 것이다. 그런데 감히 한겨레 기자 나부랭이가 민주당 원내대표에게는 초단위로 전화를 걸어가며 압력을 행사하려 한다.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당시에는 그래야 했었다. 보수정당은 언론사 사주들 불러서 어르고 달래고 자기 마음대로 기사쓰게 만들 수 있었지만 민주당 정치인들은 언론에 사정사정해야 겨우 악의를 뺀 기사 한 줄 나가고 그만이었던 것이다. 그런 시절을 겪어 왔던 자칭 중진과 초선의 언론이나 다른 정파, 지식인사회등에 대한 태도가 다른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길들여진 것이다. 지금 정의당이 국민의힘의 눈치를 보면서 보수언론의 눈에 들려 필사적인 이유와 같다. 그래야 진정 인정받았다 할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정의당이 구태란 것이다. 민주당에는 민주개혁이 대한민국의 주류임을 확신하는 새로운 세력들이 들어섰지만 정의당에는 여전히 보수가 대한민국의 주인인 상태다. 정의당이 필사적으로 국민의힘에 '노동존중의 정당'이라는 찬사까지 바쳐가며 보수의 눈에 들려 발악하는 이유인 것이다.

 

그래서다. 이낙연을 비롯한 민주당 중진들의 소극적인 태도에 비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초재선 젊은 정치인들의 행보란 것은. 자신감이다. 언젠가 유시민이 말한 태산만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겨자씨만하게 쓴다는 민주당의 현실을 뒤집을 최초의 세대가 나타난 것이다. 180석의 의석을 가지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원래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언론이어야 하는데 민주당이 더 겁먹고 움츠러들고 있다. 바로 중진이란 놈들이다. 구시대의 타성에 젖어 헤어나지 못하는 병신들이다. 어째서 나이먹으면 은퇴하고 뒷방으로 물러나는가. 너무 오래 정치를 하는 건 아닐까.

 

어째서 언론은 민주당에 대해서만 엄격한가. 아니 한겨레tv만 보더라도 자칭 진보들은 여전히 민주정부와 민주당을 저 높은 곳에서 굽어보려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아니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을까? 내가 김대중을 절반만 인정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민주개혁세력을 하찮게 만들고 말았다. 물론 주범은 김영삼일 것이다. 그래도 언론을 그렇게 길들인 책임에서 김대중이 완전 자유롭지는 못하다.

 

하찮게 보인다. 여전히 민주당이라면 하찮게만 여겨진다. 그래서 나경원에 대한 보도와 조국에 대한 보도가 다르다. 주호영에 대한 보도가 박원순에 대한 그것과 다르다. 그래도 된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민주당 지도부는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 결과다. 그리고 그런 현실을 뒤집으려는 이들이 있다.

 

젊은 피들에 당을 맡겨야 할 때가 되었다. 차기 대권도 50대 이하에서 나올 수 있었으면. 저들의 카르텔을 더이상 두려워하지 않는 새로운 정치세력 가운데 차기 대통령도 나올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늙으면 물러나야 한다. 더욱 나이를 먹으면서 깨닫게 되는 한 가지다. 늙으면 연금 받으며 노후를 보내는 것이다. 욕심들이 많다. 퇴물들이. 썩은 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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