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이란 정치적 목표와 이해를 공유하는 결사체일 것이다. 하지만 그 목표와 이해란 동의할 수 있는 하나의 방향성에 가깝다. 비유하자면 부산으로 향하는 고속버스에 탄 승객들과 같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광주나 강릉으로 가고자 한다면 터미널에서 그쪽 가는 버스에 올랐을 것이다. 다만 부산에 도착해서 어디로 갈 것인가는 승객 개인마다 서로 다를 것이다. 더구나 승객들 스스로 결정해서 경로까지 바꿀 수 있다면 그 안에서 여러 의견들이 갈릴 수 있다. 일단 경부고속도로를 타는 건 맞는데 정작 부산에 가까워지면 어떻게 이동하는게 자신의 목적과 이해에 부합할까.

 

물론 다당제라면 서로 다른 목적과 이해를 가지는 사람들끼리 무수히 쪼개져서 서로 정당을 만들어 공존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다당제 아래에서도 한 정당 안에서 세부정책에 대한 서로 다른 견해와 이해를 가지는 이들이 무수히 존재하며 그래서 정당 안에 또다른 정당인 '정파'라는 것을 만들게 된다. 영국 보수당 안에서도 더 보수적인 사람이 있고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사람이 있는 것처럼, 미국 공화당 안에서도 사안에 따라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인 이들이 있는가 하면 더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는 이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경쟁하게 된다. 누구의 주장이 더 옳고, 유권자들에게도 설득력을 가지는가. 그래서 어느 한 쪽이 경쟁에서 승리하면 그들이 주도하여 당을 그 방향으로 이끌어나가게 되는 것이다. 정당내 정치 역시 정당간 정치만큼이나 치열해지는 이유다.

 

더구나 사실상 양당제라는 것이다. 현실에 존재하는 의미있는 정당이란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거의 유이하다시피 하다. 정의당은 찌그래기고, 국민의당과 열린민주당은 두 거대정당의 파편에 지나지 않는다. 현실에서 정치를 통해 실제 무언가를 이루려 한다면 두 정당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된다. 어느 정당이든 상관없다는 사람을 포함 단지 상대 정당과 맞지 않아 한쪽 정당을 선택한 이들도 적지 않다. 그들의 정치적 이해와 목표가 모두 같을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국민의힘의 전신인 보수정당들은 내부의 다양한 주장들을 힘으로 찍어눌렀고, 민주당은 온갖 술수로 그 경쟁을 왜곡시켜 왔었다. 그게 문제였다. 정당 안에서 공정하게 경쟁이 이루어지며 국민의 이익이 충실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구조가 만들어졌어야 하는데 정치인의 이해가 국민의 이익을 우선하게 되었다. 여기에 크게 한 몫 한 것이 또 언론이기도 했다. 제대로 사실을 보도해서 유권자들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데 사실상 가짜뉴스에 가까운 왜곡보도로 그를 훼방놓고 있었다. 아무튼 그럼에도 진실을 꿰뚫은 국민의 선택이 민주당 내부의 경쟁에서 문재인 당시 당대표가 승리하여 문재인을 따르는 이들이 민주당을 장악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런데 과연 문제는 문재인을 지지한다고 해서 모두가 정치적으로 같은 이해와 목표를 공유하는가 하는 점이다. 아니 더 큰 문제는 과연 문재인은 자신의 지지자들과 모든 정치적 이해와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가. 그래서 경쟁은 끝나지 않은 것이다. 문재인은 문재인의 정치를 하고, 문재인을 따르는 이들도 자기 정치를 하며, 지지자들 역시 유권자로서 자신들만의 정치를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경쟁하고 타협하고 대립하고 양보하며 하나의 방향을 만들어낸다. 그 과정에서 혼란은 필수적이다. 민주주의란 곧 혼란이다. 수많은 다양한 주장과 견해들이 공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다수에 의해 합의된 결론이 나오면 그에 승복하고 따른다. 

 

내가 이낙연을 싫어하는 이유다. 정확히 이전 김한길이나 주승용 조경태 류들을 싫어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언론의 악의를 너무나 적절히 이용하고 있었다. 언론의 악의를 이용해서 지지자의 요구와 바람을 비틀고 당의 결정과 행동마저 왜곡해 버린다. 경쟁을 하기보다 편법으로 다른 힘을 이용해서 함정에 빠뜨리고 음해하여 저격하는 일을 일상으로 저질러 온 것이다. 차라리 자기가 옳다 여기면 당당하게 밝히고 판단을 받으면 되는데 뒤에서 잡수작이나 부리며 말과 행동을 달리한다. 김어준이 개새끼인 이유다. 사정을 모르지 않았을 텐데도 지지자들이 바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왜곡된 결론에 이르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잘하고 있다. 이낙연은 잘하고 있다. 이낙연을 그렇게 공격해서는 안된다.

 

아무튼 조응천이나 유은혜나 김종민이나 박용진이나 개새끼라 생각하기는 하지만 민주당 안에서 그만한 다른 입장과 견해가 존재하는 자체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홍영표나 이낙연이나 설훈이나 노영래나 그런 놈들까지 하나로 아우르는 것이 민주당인 때문이다. 그래서 누가 승리하는가? 누가 지지자들의 마음을 얻어 당에서 힘을 가지는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가? 그럼에도 경선에서의 승리를 위해서라도 이낙연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사법개혁을 주장해야 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끊임없이 다른 소리를 하면서도 결국 민주당은 언론중재법을 본회의에 상정하고 있었다. 정당 안에 다른 의견이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닌 그럼에도 결국 누구의 의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고, 그 과정이 정당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당이 지지자의 눈치를 보며 지지자의 요구를 성실히 수행한다.

 

개새끼는 좋다. 씨발놈 씨발년도 좋다. 다만 그렇다고 당을 부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런 개잡놈 버러지새끼들과도 경쟁하며 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결국 정치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과도 결국 경쟁하면서 누가 대한민국을 바르게 이끌어나갈 것인가를 경쟁해야 한다. 정의당이나 국민의당이 정당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게 바로 수권정당으로서 두 정당에 지워진 책임이기도 하다. 때로 그런 호로버러지새끼들에게서도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비전을 찾을 수도 있다.

 

실망은 없다. 원래 민주당이란 그런 정당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 전에 민주주의란 자체가 성인군자를 위한 정치체제가 아님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갑남을녀 장삼이사 필부필부 오만 잡놈들이 모여 고만고만한 머리를 굴리며 이런저런 궁리를 해 나가는 체제가 바로 민주주의인 때문이다. 그럼에도 결국 나아가는 방향이 옳다면 옳은 것이다. 조금 늦고 조금 헤매고 조금 비틀거려도 그래도 결국 목표한 곳으로 나아가고 있다면 틀리지 않은 것이다. 민주주의란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그것을 이해한다면 지금 민주당이야 딱 내가 생각한 오차범위 안에 있다. 개잡놈들임은 변하지 않지만. 하여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