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국민의힘도 한나라당 시절까지 상당히 중도까지 아우를 수 있었던 정당이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김진표만 해도 국민의힘에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보수적인 인사이고, 백혜련이나 조응천 또한 성향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나누는 차이라면 결국 국가와 권력의 운용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가장 클 것이다. 그래도 민주주의의 원칙과 상식을 지키려는 민주당과 그런 것 상관없다는 국민의힘의 차이가 국민의힘에 가도 좋을 인사들을 민주당으로 모이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의 보수화는 대한민국의 보수화처럼 정반합의 필연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한 번 진보가 대세를 쥐었으면 한 번은 보수가 대세를 쥔다. 착각하는게 환경운동한다고 다 진보가 아니란 것이다. 인권운동한다고 다 진보가 아니다. 독재에 저항했다고 다 진보가 아닌 것과 같다. 그런 인식의 괴리가 민주당을 진보로 여기게 하지만 언론에서 그토록 좋아하는 중도와 합리가 민주당 안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 보면 답은 명확하다. 그래서 민주당은 때로 보수로 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지금 민생론을 들고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열린우리당 시절에도 그랬었다. 민주당이 민생론을 들고 나올 때는 진보적 의제로서의 민생이 아닌 보수적 의제로서의 민생을 추구할 때다. 이를테면 집 있는 사람들 세금 깎아주고, 집 사려는 사람들 대출 쉽게 해주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중대재해법의 후퇴도 그런 민생의 일환인 것이다.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도 는다. 그래서 민주당에서 민생론이 나오는 순간 경계하게 된다. 이건 신호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더 가까워지려 한다. 민주당을 지지하던 보다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지지자들을 저버리려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람을 골라내야 한다. 백혜련은 사실 허상이 좀 있다. 공수처법 통과를 주도한 탓에 검찰개혁에 적극적인 인물로 대중들에 여겨지는 경향이 크다. 그런데 정작 검찰개혁의 완성에는 조응천과 함께 매우 적대적이다. 여러 법안들을 처리하는데 국민의힘 입장을 적극 반영하는 경향도 강하다. 이런 사람들을 걸러서 국회의 구조를 바꾸면 민주당도 달라질 수 있다. 내가 복당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맞는 사람을 더 많이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정치다. 민주주의의 투쟁방식이다.

 

아무튼 돌아가는 꼬라지 보아하니 열린우리당 시즌2는 확정인 듯하다. 180석 가지고 개혁하랬더니 책임이 무겁다고 다 때려치고 국민의힘과 손잡고 놀아나려 한다. 그러면 과연 다음 총선에서 국민들이 지금 민주당을 선택해 줄 것인가. 민주당이 잘해서 180석이 아닌 것이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에 힘입어 당선된 것들이 자기가 잘나서 국회의원 하는 것처럼 대통령의 등뒤에 칼을 꽂는다. 검찰이 청와대조차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상황에 검찰개혁을 그만두겠다. 아마 대선도 이기고 싶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 망하면 변호사하면 된다.

 

생각해보니 지지자가 뭐라 해도 그다지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백혜련이나 조응천이나 국회의원 낙선하면 변호사하며 먹고 살면 된다. 이소영 역시 마찬가지다. 그만큼 배에 기름이 낀 것들이라 지지자의 목소리도 귓등이다. 더구나 최고위원도 되고 대변인도 되었으니 간덩이가 배밖으로 나오기 쉽다. 역시 한 번은 망해 봐야 하는 것일까. 열린우리당이 그렇게 망하고도 배운 것이 없다면 망해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듯하다. 지지자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다음 총선 경선단계부터 참여해야 한다. 맞지 않는 것들은 쳐낸다. 절대 남겨서는 안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