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년도 전에 그리 쓴 바 있었다. 당시 윤석열 검찰의 행태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입장에서 자유한국당에게도 전혀 달갑지 않을 것이다. 

 

칼이란 내가 다룰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칼이 혼자서 날뛰면 그건 칼이 아니라 마물이다. 원래 성향이 그렇다면 또 모르겠다. 원래 성향이 보수적이어서 보수정권에서는 친정부적인 행태를 보여 왔었다면 일관성이라도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외압에 맞서다 한직을 떠돌았고 마침내는 박근혜와 이명박을 수사에서 감옥에 집어넣은 당사자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냥 지 꼴리는대로다. 정확히 검찰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인물이란 것이다.

 

역시 그동안 수도 없이 반복해 온 말일 것이다. 차라리 바보가 될지언정 미친놈은 되지 마라. 바보는 다룰 수 있다. 방법만 알면 얼마든지 마음대로 이용하고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미친 놈은 아니다. 미쳤다는 건 자기 상식으로 예상할 수 없는 상태란 뜻이다. 지금은 멀쩡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멋대로 튀어나가 날뛸지 모르는 것이다. 설사 윤석열을 앞세워 다시 정권을 되찾더라도 윤석열이 가진 검찰이란 칼이 어디서 어떻게 자기를 향해 휘둘러질지 모르는 것이다.

 

과거 민주당에서 경선을 통해 선출된 자기당의 후보 노무현을 거부했던 이유였다. 역시 경선을 통해 선출된 자기당 후보 문재인의 낙선을 위해 움직이던 민주당 정치인들까지 있었다. 자기당 출신의 대통령후보라도 결국 자기에게 이익이 되어야 대통령에 당선되기를 바라게 되는 것이다. 자기에게 이익이 되도록 움직일 수 있어야, 그렇게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지만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나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자기가 통제할 수 없거나 확신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해서는 설사 자기 당 후보라도 함께하기를 거부하는 것이 권력의 속성이다. 그래서 같은 당에 몸담고 있었음에도 이명박과 박근혜가 그토록 원수처럼 싸우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전혀 행동을 예상할 수 없는, 더구나 검찰이라는 너무나 무서운 흉기까지 거느린 윤석열을 아무리 정권교체가 중요하다고 수구진영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그나마 그동안은 수구정당의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수구정당보다 항상 높게 나와서 다음 대선을 자신하기 어려웠다. 그런 상황에서는 진보를 포함한 언론의 거의 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윤석열이 중심이 되어야 중도층까지 아우르며 다음 대선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새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민주당의 지지율을 훨씬 상회하게 되었고,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의 보궐선거까지 압승하고 있었으며, 이준석을 앞세워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개혁의 이미지까지 가져가게 되었다. 여전히 혼란하고 지지부진하기만 한 민주당에 비해 이미 정국의 주도권은 국민의힘에게로 돌아온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도 과연 윤석열이란 위험한 흉기가 필요할 것인가.

 

국민의힘이 윤석열에게 입당을 종용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인 것이다. 윤석열이 중심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중심이다. 국민의힘이 윤석열에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윤석열이 국민의힘에 기대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민의힘에 와서 국민의힘이 다룰 수 있는 안전한 흉기로써 거듭나라. 자신을 증명하라. 아니면 끝이다.

 

용도폐기다. 조선일보나 중앙일보 입장에서도 언제 자기들에게 칼을 들이밀지 모르는 윤석열을 부담스러운 존재인 것이다. 윤석열이 가지고 있는 검찰이란 힘은 설사 정권교체가 이루어지고 보수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여전히 통제가 불가능한 너무나 위험한 수단인 것이다. 아마 공수처가 윤석열을 수사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윤석열을 기대하는 것은 이제 한겨레나 경향, 정의당 등 주제를 모르는 자칭진보들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윤석열을 매개로 수구와 손잡고 기득권에 편입될 수 있기를 바라던 그들만 닭쫓던 개가 되어 버린다. 그런 점에서 일찌감치 윤석열을 손절한 진중권은 얼마나 현명한가. 서민따위와 격이 다르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너무 날뛰었다는 것이다. 자기를 임명한 대통령까지 무시하며 날뛰는 모습이 국민의힘에게도 위기감을 심어주었던 것이다. 저 놈은 위험한 인간이다. 그래도 그동안에는 필요해서 손잡았는데 이제는 더이상 윤석열이란 존재가 필요없게 되었다. 그래서 이준석을 띄운 것이다. 이준석이야 말로 윤석열이란 꿩을 잡기 위한 매였다. 그리고 윤석열이 언론의 중심에 선 순간 윤석열이 설 곳은 어디에도 없게 되어 버렸다. 국민의힘에 굽히고 들어가는 순간 자신이 가진 검찰이란 힘은 국민의힘으로 완전히 넘어가고 만다. 검찰이 넘어가면 윤석열에게 남은 것이 무엇일까?

 

대통령을 무시하더라도 선을 지켰어야 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 줄 수 있었어야 했다. 그동안은 수구정당의 지지율도 낮고 정권교체의 가능성도 전혀 없다시피 했으니 미친 짓을 해도 그대로 따라줄 수밖에 없었다. 임명자인 대통령도 개무시하는 인간인데 그저 정권교체의 파트너에 불과한 자신들에게는 어떨 것인가. 무엇보다 지금 이대로 검찰의 힘이 상당부분 약화된 상태가 정권교체를 노리는 입장에서도 편하고 좋은 것이다. 정치라는 속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검찰만의 헛된 몽상이었다고나 할까.

 

그런데도 여전히 윤석열을 빨아제끼는, 이준석과 번갈아 빨아대느라 혀가 썩어버린 자칭 진보들은 어째야 하는 것일까. 여기서 진짜와 가짜가 드러나는 것이다. 그래서 자칭이어야 하는 것이고. 너무나 당연한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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