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당시 나는 이른바 비판적 지지자였다. 하도 비판적 지지는 진짜 지지가 아니라고 노빠들이 지랄해서 그냥 안하겠다고 탈지지 선언을 하기는 했지만 역시나 지금도 마음 한 구석에 노무현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이 크게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보면 역시나 지지자 맞기는 한 모양이다. 그리고 그런 영향으로 문재인 정부 당시는 어지간하면 비판할 거리가 있어도 차라리 침묵할지언정 굳이 지적하고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다. 지금 한겨레와 경향, 정의당, 이른바 2찍 진보들이 보이는 정부와 여당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비판적 지지란 다른 게 아니다.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지지하지만 모든 정책에 대해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지지하기 때문에 더욱 자신의 이상과 신념과 가치에 근거하여 비판적으로 판단하고 요구할 것이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인물이라 여겼기에 지지해서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었으니 이후는 그 권력이 나를 위해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즉 자격이 있는 인물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권력을 쥐어주고, 이후는 그 권력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이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감시하고 비판하고 건의하고 앞장서서 노력할 것이다. 이해가 되는가? 다만 그렇더라도 그가 자격이 있는 인물이라는 자체는 부정하지 않는다. 그 절대적 인정 위에 모든 비판도 견제도 감시도 이루어진다.

 

문재인이 당선되고 한겨레 기자의 첫일성이 바로 '덤벼라, 문빠들아!'였다. 한겨레가 한걸레면 문재인은 문재앙이라고 떠들기도 했었다. 한겨레는 단 한 번도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인정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한겨레가 문재인 정권 내내 조선일보와 보조를 같이 했던 것이었다. 최저임금인상으로 중소자영업자들 힘들다고 정부의 책임을 묻는 기사를 냈던 것도 그래서였고, 윤미향 논란 당시 직접 취재하고도 조선일보의 기사를 결론으로 내놓은 것도 그 연장이었고, 조선일보에서 반노동적인 왜곡기사를 냈을 때도 한 마디 반박조차 없이 그저 정부에 대한 비판만 인용한 적도 있었다. 그에 비하면 윤석열에 대해서는 그래도 어쨌거나 사실에 근거해서만 비판이란 걸 하고 있지 않은가. 비판이라고 다 같은 비판이 아니다. 대통령에 대한 경호의 필요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부적으로 수의계약을 통해 일처리를 하는 것조차 특혜라며 의혹이라고 뿌리던 놈들이 바로 한겨레였었다. 그러나 윤석열과 관련한 날리면에 대해서는 MBC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심지어 압수수색마저 침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어째서 이런 차이가 나오는가?

 

심상정이 문재인 탄핵을 거론한 것이 임기 2년 조금 넘은 시점이었었다. 바로 그 무렵 경향도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을 통해 자신들의 솔직한 의중을 드러낸 바 있었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정부나 여당에 대해 얼마나 우호적인가. 민주당이 노란봉투법 등 중요한 법안들을 단독으로 통과시킨 상황에조차 국민의힘이 이동관의 탄핵을 막았다며 칭찬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는 곳이 바로 경향일보다. 경향일보가 친노동적인 언론이라 누가 그랬던 것 같은데. 이동관이 언론탄압한다고 기자놈들이 외신기자 상대로 기자회견도 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동관을 막아냈으니 민주당이 통과시킨 법안들조차 아무 가치가 없다. 민주당은 무능하고 이동관을 지켜낸 국민의힘이 역시 우월하다. 그러면서 가끔 자기들이 보기에 아니다 싶은 사안들에 대해서만 그래도 비판기사를 내기도 한다. 그 모순에 대해서다.

 

나도 노무현 정부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의 정책에 대해 욕 많이 했었다. 그래서 지지자 아니라는 소리까지 들었었다. 그래서 아예 지지자 안하겠다 선언까지 했었다. 그래도 어찌되었거나 지금도 나는 심정으로 노무현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크게 가지고 있다. 지지하기에 비판한다. 지지하기에 지적도 하고 반대도 하고 요구도 한다. 물론 그럼에도 아예 비판조차 한 마디 없는 민주당내 수박들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시나 김한길이다. 그러고보니 이원욱이 기권표 던졌다고 2찍 진보들 또 신념이네 뭐네 지랄하는 모양이던데. 민주당만 아니면 된다. 그보다는 역시 국민의힘이 정권을 잡아야 한다. 2찍 진보들의 솔직한 속내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너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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