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이후 민주당이 이기기 위해 선거를 치른 것은 단 두 번이었다. 한 번은 2016년 총선이고 한 번은 2017년 대선이었다. 나머지는 어땠느냐? 이미 이겨 놓은 선거에 숟갈 얻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기든 말든 거의 상관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지는 게 더 낫겠다며 선거운동에도 소극적이었다. 그저 자기 금배지만 계속 달 수 있으면 좋겠다.

 

권력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정권을 잡고, 다수당이 되고, 그만큼 무겁고 큰 책임이 민주당에 지워지는 것이다. 예전 민주당 중진들 보면 알 것이다. 정작 국회에서는 하는 게 거의 없고, 지역구관리에만 열심이었다. 그렇게 지역구 관리 잘 해서 재선이 확실해지면 그때는 당이고 뭐고 아주 개판도 이런 개판이 없었다. 어차피 당이 망해도 자기는 살 수 있으니 오히려 당이 망하는 쪽이 책임 없이 국회의원 배지 유지하는데 더 나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죽하면 2012년 대선에서 아예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은 국회의원마저 다수였을 정도였다. 정권을 차지하느냐 마는 하는데 그까짓 정권 가져와서 뭐하냐며 선거운동도 대충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언론에 몇 줄 이름 오르내리는 걸 바라며 안에서 민주당 욕하기는 참 열심히도 했었다. 이소영 오영환 나부랭이들이 하고 있는 바로 그 짓거리다. 이탄희 권인숙 떨거지들이 지금 하고 있는 그 짓거리인 것이다. 

 

그러니까 그동안 민주당에는 당원도 지지자도 필요없었던 것이었다. 당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기는 것이다. 당이 정권을 잡고 다수당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다시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것이다. 민주당은 의리가 없다는 말도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공당으로서 마땅히 공유해야 할 공동의 목표라는 것이 없다. 공통의 이해라는 것이 없다. 저 새끼 나가떨어지면 내가 더 좋은 것 아닌가. 그래서 조국도 버리고, 추미애도 버리고, 김어준도 버리고...

 

이소영 오영환 장경태 장철민 등이 김어준의 유튜브채널에 출연해서 어떻게 표를 구걸했는지 기억하고 있다. 그때 조국 전장관에 대해 어떤 발언들을 했었는지도. 그런데 어떤가. 그래서 민주당이 싫었던 것이었다. 무능보다 더 나쁜 게 바로 무기력이다. 무언가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 동기도 의욕도 보이지 않는다. 정치란 세싸움인데 자기 세를 불리고 지키려 하지 않고 혼자서만 살아남으려 발버둥친다. 언론이 민주당을 우습게 보는 이유다. 저 새끼들은 아무리 때려도 하나가 되어 맞서려 하기 보다 누가 먼저 배신자 되는가 경쟁이나 하는 한심한 주제들이다.

 

20대 남성들은 어째서 민주당을 버렸는가? 무능한 것을 넘어 뭘 하려는지 모를 정도로 무기력하기만 한 모습에 짜증이 난 것이다. 화가 난 게 아니다. 화는 그래도 그럴 가치가 있는 대상에 내는 것이지만 짜증은 그럴 가치가 없는 대상이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불쾌감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여성주의가 싫긴 한데 그래도 민주당이 그렇게까지 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한 번 결과라도 보자. 그래서 뭘 보여주었는데? 기껏 선거 한 번 졌다고 그동안 민주당이 해 온 모든 것을 깡그리 부정하는 저 모습들을 보라. 지지자는 필요없다. 지지자는 당에서 손을 떼라. 지지자는 자기들 하는 일에 간섭 말고 표만 주라. 늬들 표 없어도 중도층 표 먹으면 우리가 이긴다. 지지자 말도 안드는 새끼들이란 것이다.

 

유튜브 채널 보니 다음 대선 어쩌고 하면서 민주당에 대해 떠드는데 현재 민주당의 적지 않은 수가 다음 대선에 아예 관심도 없을 것이란 뜻이다. 이소영 오영환 권인숙은 확실하고, 이탄희도 가능성이 높다. 박완주, 박용진, 조응천 또한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지면 더 좋다. 정권을 내주면 자신들의 주장이 정당함을 증명하고 입지도 더 높일 수 있으니 그보다 좋을 수 없다. 그래서 오히려 민주당의 패배를 기회로 민주당을 부정하며 국민의힘을 따라가는데만 안달인 것이다. 져도 상관없다. 내 배지만 지켜다오. 그런데 여기서 초선들은 지역구 관리도 개판이라는데 뭘 믿고? 윤건영이며 몇 명 친문 지역구를 약속이라도 받은 것인가?

 

국민들이 민주당이 혁신따위 할 리 없다 지레 포기한 이유인 것이다. 지금 하는 짓 보라. 민주당을 더 민주당답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을 국민의힘처럼 만들겠다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민주당이 국민의힘처럼 보일 것인가, 지지자는 외면한 채 언론과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만 매달리고 있는 중인 것이다. 민주당이 민주당답지 않으면 도대체 민주당이 존재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래도 언론에서 긍정적인 기사 몇 줄 나오면 재선에 도움이 되겠지.

 

저들 초선들 배후에 누가 있는지 그래서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지역구 관리도 개판인 것들이 저럴 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권인숙이 왜 저러는가는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여성주의자들은 기본적으로 국민의힘 프락치라 보는 것이 옳다. 다음 총선 끝나면 전두환 문안인사를 가게 될 지 모르겠다. 그래서 과연 김어준 없이, 지지자들의 도움 없이 다음 선거에서도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을 것인가.

 

민주당이 약한 이유다. 민주당이 싫은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드라마 '뉴스룸'에서 주인공이 미국 민주당더러 매번 지기만 해서 싫다고 하는데 그 이유 그대로다. 지기만 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이길 생각 자체가 없다. 정작 자신들이 민주당과 지지자들은 누구보다 싫어한다. 차라리 김어준보다 종편이 더 편할 수 있다. 김어준 프로그램 나가서는 없는 생각 쥐어짜서 지지자들의 눈에 들어야 하지만 종편에서는 민주당 욕만 해주어도 좋아한다.

 

아무튼 이번 전당대회까지다. 전당대회 끝나고 다시 이전의 민주당으로 돌아가려 한다면 그때는 모든 미련 접어버리련다. 지금 20대들이 나보다 한 발 앞서 민주당을 저버린 이유일 것이다. 민주당에는 아무 기대도 희망도 없다. 차라리 최악이 아무것도 않는 것보다 낫다.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는 훨씬 낫다. 그렇게는 되지 않기를. 기대는 않는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