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기업가가 있다. 남성 노동자가 있다. 과연 이 가운데 누가 강자고 누가 약자일까? 누가 기득권이고 누가 소외되어 있을까? 그러면 여성주의는 이 가운데 누구를 위한 이념일까?

 

류호정이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류호정에 대한 자칭 진보의 태도가 심지어 같은 여성 노동자에 대해서까지 노골적으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여성주의는 다름아닌 부르주아 - 지식인이면서 전문가이면서 자본가인 여성들을 위한 이념인 것이다. 그래서 김학의는 무고하다. 차라리 김학의의 부인을 동정하지 김학의로 인해 끔찍한 고통을 겪은 여성들을 동정할 필요는 없다. 차라리 여성주의의 상징인 박근혜를 위해 김학의는 무죄가 되어야 한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자칭 진보가 오세훈과 박형준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이유였다. 심지어 한겨레는 오세훈을 향한 논란을 희석하기 위해 전가의 보도인 의도된 오보까지 내고 있었다. 인터뷰를 왜곡하여 공격할 빌미를 만듦으로써 다른 언론이 그를 이용케 한다. 오세훈이 서울지하철공사 노동자의 감원을 추진한다는 소식에도 자칭 진보가 침묵하는 이유인 것이다. 오세훈이 여성주의 정책을 펴는 이상 오세훈에 대한 정치적 지지는 당연하고 따라서 다수 남성노동자의 희생은 불가피하다. 그래서 이준석이 해고를 보다 쉽게 만들어야 한다 주장하는데도 침묵하고 있는 것 아니던가.

 

법은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정조만을 보호한다. 더해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인권과 노동권만을 보호한다. 작년 박원순 논란 당시 단지 여성주의자들과 다른 주장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하게 해고당해야 했던 계약직 여성아나운서가 그 증거가 되어 주고 있을 것이다. 같은 여성이다. 더구나 사회적으로 약자인 계약직 언론인이었다. 하긴 지방지 기자들에 대한 성희롱과 성추행에도 자칭 진보는 입다물고 있었다. 국민의힘과 관련한 성추문들에도 철저히 침묵하며 행동을 자제하고 있었다. 아니 심지어 피해자를 공격하는 경우마저 있었다. 바로 류호정에게 부당해고당했던 보좌관에 그랬던 것처럼.

 

자칭 진보가 노동보다 여성을 선택했다는 건 그런 의미인 것이다. 여성주의가 진보와 동일시되는 경향을 이용해서 기득권 여성들에 편승해서 기득권에 빌붙겠다는 선언이었던 것이다. 실제 여성주의에 경도된 이후 자칭 진보나 심지어 중립을 자처하던 언론이나 지식인마저 대부분 국민의힘의 편에서 일방적으로 그들을 위한 주장만을 하게 된 이유였다. 실제 여성주의에 경도된 이후 자칭 진보들이 국민의힘에, 심지어 탄핵당한 박근혜와 이명박을 재평가하려는 경향마저 강해지고 있는 중이다. 여성주의는 친기득권이다.

 

한 편으로 당연하다. 새벽같이 일어나 빌딩을 청소하는 미화노동자에게 여성주의란 것이 무슨 의미일 것인가. 하루종일 남성들과 어울려 그들과 같은 일을 하며 때로 독한 농담까지 주고받으면서 부대껴야 하는 여성들에게 성인지감수성이란 대체 어떤 의미일 것인가. 화이트칼라를 위한 것이다. 이것저것 여유가 많은 여성들의 그에 어울리는 자신의 신분과 지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부르주아다. 여성주의란 그런 부르주아의 이념인 것이다. 최소한 지금 자칭 진보들이 주장하는 여성주의란 그렇다. 그러니까 민주당의 노동정책에는 반대하면서 국민의힘 노동정책은 노동존중이라며 찬양할 수 있는 것이다. 여성주의란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친기득권의 이념일 테니까.

 

류호정이 보여주고 이준석과 오세훈을 통해 스스로 입증해 보인 것이다. 김학의도 그 한 증거가 되어 준다. 주호영의 성추행 논란은 아예 증거 동영상까지 있었음에도 무시하고 넘어갔다. 신분과 자격을 나눈다. 원래도 그런 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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