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의 특권은 주어진 권한을 마음대로 사용해도 전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검찰이 수사권을 남용하고, 감사원이 감사권을 남용하고, 정치인이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과 지위를 남용하고, 그래서 나경원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당한 자격을 가진 자가 자신의 권한을 사용한 것인데 무슨 문제인 것인가. 그래서 최순실이 문제인 것이다. 최순실은 주류가 인정하기에는 너무 자격이 미달한 존재였었다.

 

류호정을 보면 윤석열 검찰이 떠오른다. 류호정이 보좌관에게 저지른 갑질들을 보면 검찰이 그동안 시민을 상대로 저질러 온 죄악들이 보이게 된다. 그만한 지위에 있으니까. 그만한 권한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래서 자칭 진보들은 검찰의 그같은 반인륜적, 반헌법적, 반가치적 수사를 적극적으로 지지해 온 것이었다. 심지어 윤석열을 차기대통령으로 지지하기까지 했었다. 한겨레가 류호정의 반노동적인 갑질행위를 옹호하는 이유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정의당도 이제는 주류정당이어야 하는 것이다. 언제까지 정의당이 법과 정의, 가치, 윤리, 도덕에 구애받으며 정치해야 하는가.

 

그래서 한 편으로 민주당을 더욱 얕잡아 보는 것이기도 하다. 작년 경향이 대놓고 민주당 빼고 찍자는 칼럼을 게재할 수 있었던 것도 민주당이 어디 감히 어쩔 수 있겠느냐는 자신감의 발로였다. 그보다는 조롱이었고 무시였었다. 늬들은 못한다. 그러니까 오히려 더 하나라도 꼬투리를 잡아서 그 부족함을 비난하고 싶어 한다. 국민의힘의 몸에 묻은 똥은 권리니 무시하고, 민주당을 스쳐지나는 바람은 권리를 벗어났으니 비난하고, 

 

그러면 자칭 진보만인가? 물론 자칭 진보만은 아니다. 다만 진보가 누구와 닮으려 하는가. 누구를 쫓고 누구에게 인정받으려 하고 있는가? 자칭 진보언론들이 수구언론을 동경하고 추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기자로서 마음대로 기사를 조작해서 현실에 개입하려는 모습이 너무 멋져 보인다. 기자라면 마땅히 그렇게 기사를 써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러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진보인가? 그래서 진보란 게 당장의 현실인 것이다.

 

박범계 신임 법무부장관이 자기들 말 안 들어줬다고 바로 수사권으로 보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모습까지 잘한다고 지지하며 추종하는 자칭 진보들을 보면서 더욱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주호영의 성추행은 철저히 침묵하면서 죽은 박원순의 시신만 줄기차게 부관참시하려 하고 있다. 그래서 저들은 진보인 것이다. 진중권과 서민이 아직 진보논객인 이유이기도 하다. 홍세화는 절대 보수정권에는 덤비지 못한다. 항상 그랬었다. 자칭 진보의 현실이다. 정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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