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하나로 두 마리 새를 잡으려다 보면 두 마리 다 못잡는 경우가 있다. 아니 오히려 두 마리 다 잡는 경우가 더 드물다. 모두를 만족시키려다 보면 모두를 불만족시키게 된다. 그래서 항상 선택이 중요하다. 누구를 만족시키고 누구를 달래줄 것인가.


장고끝에 악수다. 아무거라도 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않 해 버린다. 결과적으로는 부산의 손을 들어주었다. 어차피 부산의 입장에서 김해공항은 지난 수십년 동안 자신들이 이용해 온 공항이기도 하다. 그와 관련한 모든 인프라가 준비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가덕도와 밀양의 대결이었기에 가덕도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일방적으로 부산의 편을 들어준 것도 아니게 된다. 문제는 어떻게 확장하는가다.


그동안 동남권신공항 건설과 관련해서 뜨거웠던 이유였다. 김해공항의 확장 또한 또 하나 대안일 수 있지만 너무 어려움이 많다. 무엇보다 김해와 부산의 도심과 주택가에 너무 인접해 있다. 주변의 토지에 대한 수용문제도 역시 난제로 남아 있다. 활주로만 넓히려 해도 주위의 산을 깎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사소해 보일 정도로 근본적인 지역주민들과의 이해조정의 과정이 첨예하게 남아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미 가덕도든 밀양이든 결정될 것을 전제로 개발계획까지 세워놓았던 김해시였다. 바로 가까이에 김해공항이 국제공항으로 확장되면 그만큼 많은 제약을 받게 된다. 당사자의 반발까지도 고려해야만 한다. 그냥 땅파고 콘크리트 부어서 공항만 뚝딱 만들면 되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으므로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밀양도 부산도 안된다면 결국 기존의 김해공항밖에 없다.


더민주의 승리다. 더민주가 나서지 않았다면 신공항이 밀양에 들어서더라도 누구 하나 말릴 사람이 없었다. 더민죽가 앞장서서 가덕도를 주장했다. 부산시민의 입장을 대변했다. 같은 당의 중진 김부겸까지 나서서 바람을 잡았다. 같은 당인데도 각각 대구와 부산을 위해 당적마저 잊고 열심이다. 가덕도에 신공항이 들어서면 더민주의 공이다. 가덕도가 아닌 밀양으로 결정되면 오로지 새누리의 책임이다. 그래서 타협안을 내놓는다. 밀양도 가덕도도 아닌 김해공항. 그런데 어차피 김해공항은 부산의 권역이다. 부산의 이익을 지켰다.


새누리당도 마냥 실패는 아니다. 가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부산을 지켰다. 가덕도만큼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민주의 역할과 기여를 최소화했다. 새누리가 결정했다. 청와댁가 결정했다. 정의당은 처음부터 김해공항 확장을 주장했으므로 목소리를 키울 땍가 되었다. 우습게 되었다면 뻔한 이약기만 하닥가 결국 양비론으로 흐르고 만 국민의당이다. 국익을 고려해서 신속히 결정해야 한다. 그러니까 어디에? 어떻게? 아무말 없이 원론만 떠들다가 결과가 나오니까 둘 다 잘못했다. 최소한 영남권에서 이 이상의 지지는 포기해야 할 것이다.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차라리 반대편에 섰어도 입장이 분명한 사람을 신뢰할 수 있다. 입장이 바뀌면 나와 같은 편에 선다.


아무것도 안하지만 그래서 누구에게도 손해는 아니다. 모두에게 약간씩의 이익은 돌아간다. 그리고 어차피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기에 대안을 마련하기도 쉽다. 김해공항의 확장이 어려운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그때 현정부는 그곳에 없다.. 그냥 임기동안에만 지지율 빠지지 않게 적당히 관리해주면 그만인 것이다. 뒤로 미룬다. 김해공항 확장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질 때 그때 다음 정부든 그 다음 정부든 다시 이야기한다.


승자는 부산시민이다. 부산의 이익을 지켰다. 어차피 밀양이야 잃을 것도 거의 없다. 대구가 조금 불쾌하겠지만 어차피 그곳의 표심은 어지간해서는 움직이지 않는다. 총선의 결과다. 청와대마저 꺾었다. 우습게 되었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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