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반댓말은 아마 무지일 것이다. 그러면 지혜의 반댓말은 무엇일까? 맹목이다.

 

다리 아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래서 비가 오는데도 피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그는 과연 신의가 있는 사람인가? 강물이 불어 목까지 차오르는데도 어차피 상대도 지킬 수 없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내버렸다. 한 마디로 그냥 병신이다. 바보 모지리다.

 

송나라 양공이 오늘날까지 비웃음의 대상이 되는 이유인 것이다. 인의에 대해 한 가지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전쟁이란 상황에서 군주로써 지켜야 할 인의에 대해 전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이 믿는 한 가지 인의를 위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마지막 가능성을 스스로 배제해 버렸다. 그래서 병신이다. 모지리 찐따다.

 

그래서 마속 역시 가정에서 산에 오르는 어이없는 결단을 내리고 말았던 것이다. 자신이 읽은 병법에는 그렇게 쓰여져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당시 상황이 어떻든,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가 무엇이든 상관않고 무작정 산부터 오르고 본 것이었다. 이런 또 다른 말로 헛똑똑이라 부른다. 머릿속에만 있는 지식인 것이다.

 

어째서 문재인 대통령은 홍남기를 저토록 중용하고 홍남기가 말하는대로만 따르는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도 경제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정계입문도 등떠밀려 했던 만큼 오래도록 국가단위의 경제에 대해 고민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관은 그저 직관적인 선량함이란 선을 넘어서지 못한다. 그저 자신의 경험과 직관에 비추어 국가와 국민들에 무언가를 해 보고 싶은데 그 방법이 구체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처음 장하성을 중용하고 김상조에 의지하다가 아예 홍남기에게 먹혀 버린 것이다. 더 철저한 논리와 근거들 앞에 선량함이란 그렇게 의미없어지는 것이다.

 

널리 보는 것을 한자에서 관觀이라 쓰고 그보다 좁게 보는 것을 각각 시示와 견見이라 한다. 그러면 그보다 좁은 걸 무어라 할까. 그래서 눈 목자 목目다. 닫힌 눈이다. 보지 못하는 눈이다. 보이지 않아서가 아니다. 보지 않는 것이다. 보지 못하는 것이다. 흔히 이를 시야가 좁다고 말한다. 시야가 좁은 이유란 무엇인가. 더 넓게 더 다양하게 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혹은 그럴 능력 자체가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는 것이 적고 경험한 것이 적을 경우 쉽게 한 가지에, 자신이 아는 단 한 가지 가능성에 집착하기 쉽다. 그게 맹목이다. 지혜의 반댓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그런 정도는 나도 모르는데 대통령후보도 몰라도 되는 것 아닌가. 게임개발자다. DX12에 대해 아예 기본개념부터 모른다면 어찌해야 하는가. 3D가 뭔지 어드밴처가 뭔지 PC와 콘솔의 차이부터 이해하지 못하면 어찌해야 하는가. 정치인도 전문직이다. 보다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직업인 것이다. 대통령으로서 내치와 외교를 더욱 잘하기 위해서라도 해당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정도는 갖추고 있어야 주위의 조언도 제대로 귀에 들어올 수 있다. 무어라 조언을 하고 제안을 하면 제대로 이해해서 판단할 수 있는 기본적인 소양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자기 직업과 관련한 용어조차 모르는 관리자를 떠올려 보라. 게임개발팀 팀장인데 폴리곤이 뭔지도 모른다. 윈도우가 뭔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이 과연 어떤 아이디어에 대해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인가.

 

컴퓨터 하드웨어를 모르고서 컴퓨터게임을 디자인한다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하다. 프로그램과 그래픽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없이 개발과정을 프로듀싱한다는 것도 절대 불가능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놈에게 개발자 가운데 누군가 뭐라 하면 그게 기정사실이 되는 것이다. 거기서 절대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굴레가 되고 구속이 된다. 바로 맹목이다.

 

지식이 중요한 이유다. 알지 못하고 지혜란 있을 수 없다. 먼저 알고 난 다음에 궁리도 고민도 지혜도 존재하게 된다. 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도 지식은 필수다. 먼저 읽고 먼저 생각하고 먼저 경험한 뒤 비로소 말하고 행동에 옮길 수 있다. 기자새끼들이야 원래 그런 새끼들이라. 우리나라에서 기자새끼들보다 무식한 새끼들도 없다. 기자새끼들도 말한다. 꼭 알아야 기자질 하는가. 그래서 기레기란 것이고. 

 

아무튼 딱 기자 수준이라 하겠다. 몰라도 된다? 몰라도 상관없다? 역사가 증명한다. 아니 문재인 대통령 자신이 그를 보여주고 있다. 어째서 철종은 그 선한 의지에도 아무것도 못하고 사라지고 말았는가?

 

참 기레기같은 대선이란 것이다. 딱 검찰 수준의 대선이다. 수준낮아서 할 말을 잃는다. 어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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