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전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었다. 서울시장이며 경기도지사며 대구시장을 제외하고 책임있는 자리에 있으면 어떻게든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아 왔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대통령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해서 메시지를 내는 것은 이들 지자체장들이었다. 중앙정부가 더 큰 책임만큼 더 주의를 기울여 행동해야 하는 사이 더 민첩하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먼저 실행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니 누가 대통령이 되든 코로나 방역이 지금보다 더 나빠지기는 어렵지 않을까. 어쩌면 더 나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데 보고 만 것이다. 유력 지자체장 가운데 서울과 부산의 장이 야당의 인물로 교체되면서 어쩔 수 없이 보고야 만 것이다. 코로나19의 4차 확산으로 온통 난리인 상황에 시장이 현장에 없었다. 이미 4차 확산이 시작된다고 확진자가 매주 수 백 명 씩 나오는 상황에서도 시장은 전혀 상관없는 일들에만 신경을 쏟고 있었다. 도대체 4차확산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 미국 하원의원들과 만나 한반도 정세를 논의한다는 게 서울시장으로서의 업무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인가. 그러고서는 자기는 아무 잘못이 없다며 정부에 방역의 책임을 떠넘기고 있었다. 지금껏 성공적으로 방역을 수행해 온 정부에게만 모든 핑계를 돌리고 있었다. 아, 이 새끼들은 진짜 안되는구나.

 

그래서 덕분에 민주당의 지지율까지 폭등한 것이다. 국민의힘 이 새끼들은 안되겠다. 그나마 국민의힘에서 인물이라고 내세울만한 게 오세훈 정도일 텐데 시장이 되어 하는 짓거리가 이 꼬라지다. 윤석열 또한 방역에 대해서는 전혀 엉뚱한 소리나 하며 그 심각성을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니 지금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에 있어서만큼은 얼마나 잘하고 있는가. 원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날수록 정부에 대한 책임여론도 높아지며 지지율도 떨어져야 당연한 것인데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데 정부의 지지율은 높아진다. 야당 하는 꼬라지 보니 전혀 대안이 없다. 아마 이낙연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차라리 정은경처럼 대중 앞에 나와 내가 잘못했다 인정하고 사죄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판단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래도 열심히 하느라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진쩌 정부의 잘못으로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고 말았다. 동정여론도 생겼을 것이다. 하지만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이가 대중 앞에 나와 자기는 아무 잘못도 없다며 책임을 떠넘기기만 하면 저 새끼가 지금 자기 책임도 모르고 있구나 하는 생각부터 드는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차마 박원순을 칭찬할 수는 없으니 자칭 진보들은 오세훈을 한 마디 비판조차 할 수 없을 테지만.

 

아무튼 그래서 드는 생각이다. 오세훈이 진짜 생각이 있는 정치인이었으면 코로나19의 4차확산과 맞닥뜨린 상황에 대규모집회를 열었던 민주노총을 비판하고 적극적으로 추적해서 검사를 받도록 했어야 했을 것이다. 오히려 그를 통해 현정부를 비판할 건수를 찾을 수도 있었으니 정치적으로 나쁜 선택이 아니었다. 그런데 무관심했다. 민주노총이 오히려 코로나19를 확산시키기를 바라는 것처럼. 그리고 민주노총도 그에 호응하듯 정부의 만류에도 집회를 강행하고 정의당까지 나서서 한 소리 거들고 있었다. 그런 민주노총에 대한 국민의힘의 태도 또한 전과 달랐다. 어째서?

 

말했잖은가. 민주노총이 바라는 것은 자신들을 탄압하고 억압하는 불의한 권력이라고. 오히려 자신들이 마음껏 투쟁할 수 있도록 열어두고 있기에 현정부가 불편하다고 직접 인터뷰를 통해 토로한 바 있었다. 이명박근혜 시절이 투쟁하기 더 나았었다. 자칭 진보가 분노하는 이유다. 홍세화가 어디 가서 강연을 하고 세미나를 열어도 전처럼 시민들이 호응해주지 않는다. 진중권이 뭔 소리를 지껄인다고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나 있는가. 김규항은 이미 잊힌 지 오래는 퇴물이다. 아무튼 덕분이다. 오세훈은 멍청하고 그 협력자들은 무능하다. 대통령 말고는 믿을 사람이 없다.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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