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비유다. 백제가 멸망하기 직전 계백은 황산벌로 군사를 이끌고 출진하기 전에 침략군에 의해 욕을 당할 것을 두려워하여 자기 가족들을 자기 손으로 죽이고 있었다. 그만큼 5만의 적군을 5천의 병력으로 막아야 하는 어려운 싸움이었는데, 그러면 과연 당시 계백은 어차피 질 걸 알고 지려고 싸움에 나섰던 것이었을까? 그럼에도 이기기를 바라고 군사를 이끌고 황산벌로 향했던 것일까?

 

어차피 지는 싸움일 테지만 그럼에도 싸워야 하는 것은 그만한 당위가 있기 때문이다. 나라가 망할 상황인데 신하로서 백성으로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한 목숨 내던지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행위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질 싸움임을 알고 나섰으면서도 그 와중에도 어떻게든 승리할 가능성을 찾아본다. 그래서 때로 압도적인 열세를 뒤집는 승리도 가능했던 것이었다. 한 번 죽어보자 나선 싸움이 우연과 필연이 겹치며 대국을 뒤집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는 것이다. 져도 가치있는 싸움이지만 이기면 더 의미가 있기에 뻔히 지는 싸움에서도 최선을 다한다.

 

내가 부산에서 노무현이 어떻게 선거운동하는지 부산 사람이 아니니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당시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더라도 노무현이 부산에서 선거운동하며 어차피 질 선거라고 대충 넘어가는 모습은 보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당시 노무현은 어차피 지는 선거기에 더 필사적이었다. 당연하게 지는 선거여서는 안되었기 때문이었다. 지역주의를 깨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서 부산 시민들에게 자기의 존재를 알리고 의미있는 득표를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혹시라도 실제 당선이라도 된다면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중요한 시금석이 되어 줄 수 있는 것이다. 과연 노무현이 당시 어차피 질 선거라고 질 마음으로 선거에 임했는가 다시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는 질 선거라고 지려고 선거에 임했었는가?

 

그래서 지금 연동형비례대표제를 그대로 두고 위성정당도 만들지 않아 선거에 질 경우 민주당은 어떤 의미를 실현하고 가치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다당제는 민주주의 당위가 아니다. 민주주의라고 모두가 다당제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본진인 미국과 영국은 사실상 양당제를 취하고 있다. 정당활동 자체는 자유지만 대세가 두 개의 거대정당을 중심으로 모든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되어 있다. 그렇다고 이들 나라들이 민주주의국가가 아닌 것인가? 어차피 우리나라도 정당을 만들고 활동하는 자체는 법으로 얼마든지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다만 그들이 원내에 들어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인데, 그래서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당이 정당한 지분을 가지고 국회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자는 것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인 것이다. 하지만 특정 정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오히려 정당한 국민의 선택을 왜곡한다면 오히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이다. 국민이 지지하는대로 의회구성이 이루어지도록 하자는 취지를 왜곡하는 행위를 방치해가면서까지 기존의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그래서 얼마나 민주주의의 본의와 부합하는 것인가.

 

더구나 그렇게 민주당이 지는 선거를 할 경우 제 1당이 될 국민의힘이 대통령과 함께 어떤 정책과 입법을 추진할 것인가도 보아야 한다. 그런 것들이 과연 민주당의 가치와 부합하는가. 더불어 민주당을 지지하는 절반에 가까운 국민들의 요구와도 일치하는가. 그것을 막아야 하는 책임이 민주당에게는 있는 것이다. 지지하는 국민들만큼 그들의 바람과 기대 만큼 민주당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방법이 있는대도 단지 자신의 원칙만을 위해 그것을 포기하는 것은 방기고 유기다. 무엇보다 그런 절실함도 간절함도 없는 인간들이 민주당 당적으로 남아 있는 자체가 민주주의의 원칙과 위배되는 것이다. 너희는 무엇을 위해 민주당 배지를 달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또 하나 이탄희 이 병신새끼가 아마 그런 의도로 말한 모양인데, 민주당 180석보다 반윤 200석이 더 유용하다. 그래서 반윤 200석이 어디서 나오는가? 친박연대를 보았으면 이준석의 신당이 다시 국민의힘으로 돌아갈 것은 너무나 명확해진다. 바른미래당도 그래서 결국 다시 국민의힘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정의당이며 진보를 자처하는 2찍 진보들 역시 윤석열 정권 내내 민주당만 욕했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게는 어쩌다 한 마디 하는 정도에 그쳤을 뿐이었다. 용혜인 말고 소수정당 가운데 현정부와 여당에 비판적인 정당이나 정치인이 과연 몇이나 있던가. 그런 놈들을 모두 반윤석열 진영으로 여기자는 게 진짜 병신짓거리인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정의당까지 범진보 190석이라고 설레발치던 유시민과 다르지 않은 수준인 것이다. 연동형비례대표제로 의석을 얻고 정의당은 누구를 위해 정치를 했었는가. 아니 연동형비례대표제로 의석을 얻을 기대가 생긴 순간 심상정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온 말이 문재인 탄핵이었다. 이인영이 옳다. 정의당과 얽히는 건 똥통에 빠지는 것과 같다.

 

어쨌거나 그렇게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가 그토록 중요하고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가치라 여겼다면 아직 정권을 잡고 있고 민주당이 다수당이던 때 법을 바꿨으면 되는 일이었다. 늬들이 했어야 하는 일이란 것이다. 그러고보니 이탄희 이 새끼도 당시에는 이와 관련해서 법안을 발의하거나 하는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았었다. 지금 열심히 입을 터는 김종민이며 홍영표 역시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이낙연은 당대표로서 당시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그래놓고서는 자기들이 방치한 결과를 민심을 왜곡하게 되더라도 받아들여야 한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10% 이상 높은데도 국민의힘이 1당이 되는 결과를 처음부터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 윤석열 당선되더라도 탄핵하면 된다던 똥파리들이 아예 윤석열 다수당 만들어주자는 주장에 환호를 보내는 것은 그러려니 그냥 웃고 넘기고 말 뿐이다. 윤석열을 지지하는 건 아니라더니 결과적으로 윤석열 다수당 만들어주자는 적극지지층이었던 것이다. 그런 놈들이 노무현 운운하는 것 보고 있으면 진짜 웃음도 나오지 않는다. 인간은 과연 어디까지 저열해질 수 있는 것일까.

 

아무튼 정의당의 윤석열 사랑이 너무도 절절하다. 지금 정의당 지지율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되어도 단 한 석조차 얻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사수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민주당내 수박들과 같다. 이탄희의 의도도 그래서 대충 짐작이 된다. 국민의힘 1당 만들고 그것을 빌미로 탈당해서 국민의힘에서 한 자리 하고자 하는 욕심일 것이다. 지금 출마를 포기하는 대신 더 확실한 지역구를 보장받고자 하는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고수되면 아마 정의당과 국민의힘의 합당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아니 최소한 심상정의 입당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명분은 확실하다. 국민의힘이야 말로 노동존중의 정당이며 여성존중의 정당이다. 이는 정의당 대표의 이름으로 나온 공식적 평가다.

 

김종민이니 유인태니, 유인태 이 영감은 어차피 출마도 안 할 인간이다. 국회의원 출마도 몇 번 못 해 본 정치인이라고 할 수도 없는 찌꺼기인 셈이다. 아마 국회의원 한두번 했을까, 그저 민주진영에 잠시 발을 걸치고 있었다는 이유로 많은 나이를 무기삼아 여기저기 떠들고 다니며 먹고 사는 비루한 인생인 것이다. 그런 것들이 노무현이라니. 노무현 죽을 때 죄다 외면하고 있던 것들이었는데. 당장 하는 말만 봐도 알 수 있다. 노무현이 부산에서 얼마나 절박했을 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지더라도 지는 선거를 이기기 위해 나서야 하는 그 비장함과 간절함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런 놈들이 노무현을 떠든다. 병신은 답이 없다. 수박은 약이 없다. 역겨운 것이다. 하다못해 김어준도 아니라 그러는데. 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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