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당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도 지금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보다 그렇게 높다고 하기 어려웠다. 오히려 조국사태와 울산지방선거를 빌미로 검찰의 청와대 수사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최악의 재난까지 더해지며 심상정이 탄핵을 운운하며 돌아다닐 만큼 민주당에 불리한 판세가 예고되고 있었다. 오죽하면 경향일보가 민주당만 아니면 된다고 신나서 떠들었겠는가. 민주당을 총선에서 멸망시키고 문재인을 탄핵한 뒤 노무현처럼 만들자는 것이 당시 보수진영은 물론 진보진영 일반의 인식이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결과는 민주당의 단독 180석이었다. 그러면 어떻게 그때는 여당인 민주당이 여러 불리한 악재들에도 그같은 압승을 거둘 수 있었는가.

 

아니 질문이 잘못되었다. 당시 민주당이 이긴 건 알겠는데 어떻게 이번 총선에서는 거꾸로 여당인 국민의힘이 개헌선까지 위협받을 정도로 궁지로 내몰리고 있는 것인가. 더구나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언론들이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인 이슈만을 받아서 연일 보도하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박정희가 오입질하고 김활란이 제자들을 성접대로 내몬 실제 사실조차도 빌미로 삼아 민주당 공격에 모든 힘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에서도 어째서 민주당에 대한 - 정확히 국민의힘에 대한 비토는 여전히 강하기만 한 것인가. 당시 문재인 정부와 지금 윤석열 정부의 차이다. 그래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일단 표를 주고 나서 비판이라도 하게 되면 듣는 시늉이라도 했다. 윤석열 정부는 그런 것조차 전혀 없다.

 

여론이 최악을 달리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이 거대여당조차 무시하고 밀어붙이기로 대부분 현안들을 처리하는 것을 보아 온 때문인 것이다. 그래도 여론이 안 좋으면 눈치보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데 그런 것조차 없이 자기들 하고 싶은대로 마음대로 하는 모습을 그동안 유권자들을 보아 온 것이었다. 여당이 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켜도 협의조차 없이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한 것만 그동안 몇 차례였던가. 여론이야 뭐라 반발하든 그동안 자기들 멋대로 하고 싶은대로 하던 놈들을 그러면 유권자들은 어떻게 심판해야 할 것인가. 그러니까 표를 주고 나서 비판하든 반대하든 해서 들어먹을 정부고 여당일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만한 기대와 신뢰가 있다면 민주당에 대한 여러 부정적 이슈에 생각이 바뀔 법도 하겠지만 어차피 내가 뭐라든 자기들 하고 싶은대로 하려는 놈들이면 결국 선거를 통해 심판하는 수밖에 없다. 오히려 나라가 어려운 상황이니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주고 나중에 따져묻든 하자는 생각이 통했던 2020년과 달리 유권자의 마음이 오로지 정권심판 하나로 내몰리고 있는 이유인 것이다. 지금 심판 못하면 저 새끼들 진짜 못 말린다.

 

그런데도 모르는 것이다. 인정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조선일보가 저리 발악중인 것이다. 그동안 정부와 여당의 일방주의에 힘을 실어 왔던 조선일보였기에 이제와서 그를 비판하지는 못하고 그저 그동안 해온대로 민주당의 사소한 흠집을 찾아내 떠들어대기에 열심인 것이다. 다른 언론들도 다르지 않다. 민주당만 문제다. 민주당만 잘못이다. 하지만 결국 대중이 바라는 것은 설사 조금 잘못하더라도 비판이라는 걸 할 수 있는 정당이지 비판조차 들어먹지 않을 정당은 아닌 것이다. 다시 한 번 민주당 지지한다면서 한겨레 읽는 병신들을 비웃게 되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조차 윤석열을 저버리지 못하는 저 새끼들이 진짜 진보라 여기고 읽는 것일까? 지금 이런 상황에조차 민주당만 문제라며 지랄하는 병신새끼들이다.

 

아무튼 그래서 조선일보를 필두로 한 언론의 몰아가기가 더이상 통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이슈를 터뜨려도 윤석열 정부 심판이라는 유권자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윤석열 정부를 찰지게 패줄 수 있을 것 같은 조국혁신당에게로 보수유권자들의 선택마저 움직이고 있는 중이다. 도저히 민주당은 지지하지 못하겠지만 윤석열 정부를 심판할 수 있으면 조국혁신당도 나쁘지 않겠다. 이준석이 망한 이유다. 원래는 이준석이 가져갔어야 할 포지션이었는데 인물의 중량감이나 그동안의 서사가 비교조차 될 수 없도록 무겁고 비장하다. 비극이 영웅을 만든다. 가장 처절한 비극이 신화를 불러낸다. 2찍 진보들이야 입으로만 떠들면 되니 상관없는 이야기일 터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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